한국국제바칼로레아(IB)교육학회 창립 학술대회 대구서 22일 개최
IB교육학회, 국내 IB교육 관련 연구와 실천 주도…대학입시 개선 모색도
한국형IB 교육모델 개발로 공교육 질적 제고, 교실 수업 변화 견인 기대감↑
손민호 인하대 교수, ‘한국에서 IB 교육은 무엇인가’ 주제 발표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 한국의 IB 도입 역사와 향후 전망‘ 주제 발표

한국국제바칼로레아(IB)교육학회 창립 학술대회가 22일 대구 인터불고엑스코 호텔 3층 라온홀에서 열린 가운데, 한국국제바칼로레아(IB)교육학회 창립준비위원장을 맡은 송진웅 서울대 교수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김준환 기자)
한국국제바칼로레아(IB)교육학회 창립 학술대회가 22일 대구 인터불고엑스코 호텔 3층 라온홀에서 열린 가운데, 한국국제바칼로레아(IB)교육학회 창립준비위원장을 맡은 송진웅 서울대 교수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김준환 기자)

[대구=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최근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암기와 시험에 매달리는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식 수업과 논술형 평가로 이뤄지는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이 국내에 안착되고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22일 대구 인터불고엑스코 호텔 3층 라온홀에서 한국국제바칼로레아(IB)교육학회 창립 학술대회가 열렸다. IB교육학회는 IB교육 연구와 실천을 통한 한국 공교육의 개선과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초대 회장에는 IB교육학회 창립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진웅 서울대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는 학회창립준비위원회, 경북대학교 교육대학원, 대구교육대학교 IB 글로벌 허브센터가 주최하고 경북대학교 교육대학원·중등교육연구소, 한국교육과정개발원이 주관해 열렸다. 

IB교육학회 창립 학술대회 1부 행사에서는 △한국에서 IB교육은 무엇인가(손민호 인하대 교수) △한국의 IB도입 역사와 향후 방안(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 등 주제 발표에 이어, 권오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국사회에서 IB교육과 대학입시의 연계를 주제 발표를 했다.

1부 행사에 앞서 한국국제바칼로레아(IB)교육학회 창립준비위원장을 맡은 송진웅 서울대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날 세계의 교육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AI를 비롯한 디지털 신기술은 전통적인 학교 교육의 관행과 방식으로부터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미래사회를 살아가야 할 학생들에게 세계시민 의식과 미래역량의 증진을 위한 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미래의 학생들은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과 지적 지구력 및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교육적 변화로 ‘IB교육’을 꼽았다. 그는 “선다형, 상대평가 중심의 수능 시험과 엄격한 표면적 객관성을 강조하는 내신평가의 현실 속에서도, IB교육을 통해 학습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교육청 및 단위학교 수준에서의 광범위한 관심과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며 “IB교육의 특징과 효과성, 우리 교육에의 효과적인 적용 방안 등에 대한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활발한 연구가 이뤄질 필요성이 크게 형성되고 있다. IB교육학회의 창립은 이러한 사회적 필요에 부응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IB교육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강은희 대구광역시교육감과 김광수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환영사를 했다. 이들은 한국형IB 교육모델이 공교육의 질적 제고와 우리나라 교육의 시험 문화의 혁신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배상식 대구교대 총장과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환영사를 통해 IB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실천 활동으로 교실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IB교육학회가 세계적인 학회로 도약하자는 의지를 밝혔다. 

■ IB교육, 우리나라 교육에 주는 시사점 제시 =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손민호 인하대 교수는 ‘한국에서 IB교육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IB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제시했다. 

손 교수는 “우리 교육계는 지난 10여년 동안 학력과 역량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학력과 그 지표 그리고 이를 판단할 수 있는 평가 기준과 전략을 찾아 탐색해왔다”며 “우리는 현재 IB의 ‘역량’ 중심의 학력관과 전략에서 어떤 지혜를 얻을 수 있는지 탐색하거나 직접 경험해 보고 있는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현재 IB 프로그램의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우리 사회에 있는데 이를 ‘도입 여부’를 둘러싼 논쟁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다”며 “새로운 시스템을 찾고자 하는 노력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 가운데 어떤 방향과 전략을 취할 것인가하는 생산적인 논쟁으로 바뀌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손 교수는 “지식 기능 중심의 역량교육 그리고 나아가 태도 가치를 아우르는 역량교육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지점에 와 있다”며 “여기서 핵심 관건은 지식 기능 태도를 분절화된 방식이 아닌 총체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방법에 대한 솔루션을 강구해내는 데 있다”고 밝혔다. 

■ “IB 도입, 소모적 논쟁을 넘어 생산적 교육개혁의 동력이 돼야” = 두 번째 발제자인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IB 도입 역사와 향후 전망’을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이 소장은 “이제 더 이상 과거에 성공했던 공부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게 됐다”며 “선진 지식을 빨리 흡수하는 공부만으로는 더 이상 예전처럼 경제 발전을 할 수 없는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고 우리 교육은 또 다른 변곡점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라고 현 교육계 상황을 진단했다. 

이 소장의 발표에 따르면 IB의 도입은 서울시교육청이 2017년 6월 개최한 교육감이 참여한 ‘대한민국의 시험’ 독서토론회에서 시작됐다.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수업·평가 혁신 방안으로 IB를 공교육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착수했고, 같은 해 하반기에 당시 제주도교육청의 이석문 교육감이 IB에 관심을 보이면서 IB 도입에 대한 이슈를 집중적으로 검토했다는 게 이 소장의 설명이다.

이 소장은 “(당시) 몇 달 동안 면밀한 분석과 검토를 통해 문제가 없다는 확신을 가진 후에 마침내 2017년 12월 3일 국내 공립학교의 IB 도입을 언론에 최초로 공식 발표했다”며 “이후 이듬해(2018년) 6월 교육감선거에서 IB를 공약한 대구교육청 강은희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IB 한국어화 협상은 제주교육청과 대구교육청이 함께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IB본부가 한국어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된 흥미로운 배경도 소개했다. 이 소장은 “2018년 5월 스위스에서 이사회가 열릴 즈음에 마침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관련 뉴스가 연일 유럽에 보도됐는데, IB가 추구하는 가치 중의 하나가 세계 평화였고 작금의 세계 평화는 한반도에서 시작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메시지를 담은 레터를 보낸 게 주효했다”고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 소장은 “IB 시범 도입에 대한 타당성과 법적 검토를 비롯해 교원 연수 방법, 채점관 양성, 재정 계획 등에 대한 협의를 거쳐 2019년 7월 대구시교육청과 제주교육청에 의해 IB 공교육 도입이 공식적으로 막을 열었다”며 “2021년부터 IB 인증학교들이 탄생하기 시작했고 2022년부터 대학에 IB 교원양성 프로그램이 개설되기 시작했으며, 2023년 11월에 첫 한국어 IB 외부시험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IB 공교육 도입 후 향후 전망과 관련해선 소모적 논쟁을 넘어 생산적 교육개혁의 동력이 돼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이를 위해 이 소장은 △평가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인식 확산 △정성평가의 채점 신뢰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 △수능/내신 평가 패러다임 선진화한 KB(한국형 바칼로레아) 체제 구축 추진 등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KB(한국형 바칼로레아)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방향을 명확히 설정한 후 10년 이상의 장기 로드맵을 계획해 각 단계별 예상 변화를 교육 구성원들에게 공유하면 패러다임 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요건으로 △전국적 IB 네트워크 구축 △교원 연수 프로그램의 체계적 개발 및 채점관 적극 양성 △IB 점수를 수능 점수처럼 인정하는 방안 모색 △교사들이 행정 업무보다 수업과 학생 피드백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 마련 △IB 도입 전후 학생들의 변화와 성장 분석 연구 병행 등을 꼽았다.   

한편 1부 행사의 특별 대담 세션에는 권오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한국 사회에서 IB교육과 대학입시의 연계’를 주제로 발표했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연구위원, 이동우 전(前) 시도교육감협의회 교육과정 현장지원단(청구고 교사), 황신이 경북대 입학사정관, 강효선 제주 BHA 교사, 엄성원 대구광역시교육청 IB 입학지원관이 대담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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