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리 동아방송예술대 교수(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고등직업연구소 연구위원)

김혜리 동아방송예술대 교수(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고등직업연구소 연구위원)
김혜리 동아방송예술대 교수(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고등직업연구소 연구위원)

‘2024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그리고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한국의 독특한 K-컬쳐를 국내외 관광객들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K-컬쳐 관광이벤트 100선’을 상품으로 만들어 방한 관광객이 한국의 문화, 예술, 콘텐츠, 게임, 스포츠, 음식 등 다양한 K-컬쳐를 지역에서 주제별로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적극적인 판촉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K-컬쳐(K-Culture)의 개념은 1990년대 말 한국 드라마에 대한 아시아권 국가들의 열풍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때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한류(Korean Wave)’라는 용어는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적 확산을 상징하게 됐다. 이 흐름이 신한류로 발전해 ‘K-컬쳐’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정부는 K-컬쳐를 ‘세계인이 한국의 지속 가능한 다양한 콘텐츠를 향유하고 쌍방향 문화 교류를 통해 연관 산업의 융합과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해내는 한국 고유의 문화’로 정의내렸다.

특히 국정과제 중 ‘K-컬쳐의 초격차 산업화’는 K-컬쳐가 국가의 핵심 육성 산업군으로, 연관 산업들과의 융합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K-컬쳐 육성의 중요한 목적이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소프트 파워 강화와 글로벌 영향력 증대에 K-컬쳐가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K-컬쳐는 단순한 문화 콘텐츠의 전파를 넘어서 국가 전략의 일환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신한류의 영문 명칭이자 대한민국의 국제 홍보 브랜드로서, K-컬쳐는 한국의 문화적 가치와 잠재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한국 문화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전파하기에, K-컬쳐는 K-콘텐츠에서 파생가능한 의(衣), 식(食), 관광을 포함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K-컬쳐 역할이 해외에서 국가 브랜드의 긍정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확산 요소였다면, 이제는 K-컬쳐가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유통될 수 있는 산업군으로, K-컬쳐의 전국 확산이 지역소멸 위기의 대응책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 지역 고유의 K-컬쳐 콘텐츠 개발에 관해 연구하고, 시장분석을 통해 기획하고, 상품화하여 유통하고, 인구 감소지역의 방문인구 증가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파생상품을 확산시키는 산업화 과정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에 대규모의 시설투자가 필요한 산업단지 유치와 활성화는 오랜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나, 그에 반해 K-컬쳐는 콘텐츠 유통 중점 산업이기에 문화체육관광부가 2023년 전국문화기반시설 총람에서 밝힌 전국 3248개의 지역문화기반시설을 활용한다면 시설투자 측면에서는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지역소멸 대응측면에서 K-컬쳐 산업화 단계 중 가장 보강이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필요한 인재는 어떤 직무 능력을 발휘해야 할까? K-컬쳐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들을 어떻게 양성해야 할까? K-컬쳐 중점 산업군을 지정해, 국내외에서 K-컬쳐 초격차 산업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중장기적 인재 육성방안이 필요하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2022년 ‘지역인적자원개발을 위한 고등교육 거버넌스 재구조화’ 연구에서, 전문대학과 일반대학 졸업자의 대학소재지와 첫 일자리 소재지 비율을 비교할 때, 수도권은 7.8%, 강원권 및 충청권은 각각 15.5%, 대경권은 5%, 동남권은 13.7%, 호남권은 0.6%, 제주권은 22.3%으로 전문대학 졸업자의 대학소재지 첫 일자리 비율이 전 지역에서 일반대학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K-컬쳐와 연관된 전문대학 예체능학과의 개설비율은 전체 전공의 23%에 이른다.

따라서 각 지역의 문화예술을 독창적 K-컬쳐로 산업화시킬 수 있는 인재를 중점 양성할 수 있는 기관으로, 졸업생의 지역정주율이 우수한 전문대학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지역에 위치한 전문대학에서 K-컬쳐 산업화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그 지역의 K-컬쳐 산업에 종사하는 정주 인구로 안착시켜 지역별 문화격차 해소와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 K-컬쳐 산업 일자리 창출은 청년들이 지역에는 거주할 의향이 있으나 지역 일자리의 90%가 농어업 분야로 발생하는 청년 희망일자리 미스매치 완화와 지역정주율을 높일 수 있는 대응책이 될 수 있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K-컬쳐의 힘을 온 국민이 확인했고, 문화의 힘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라는 현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결집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K-컬쳐 산업화 전략이 가져올 지역 사회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우리가 고민하는 지역소멸과 지역정주 문제에 대한 유의미한 답이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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