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춘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

권희춘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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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이 시점에 이미 미국의 OpenAI는 ‘Sora(소라)’라는 AI 기반 텍스트 입력으로 영상을 만들어 내는 솔루션을 발표했다.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다. 그때 시작된 작은 폭풍이 2022년 말 OpenAI가 출시한 대화형 ‘챗GPT’라는 더 큰 폭풍으로 돌아왔다.

최근에 OpenAI에서 ‘text-to-video’ 모델 ‘Sora’를 공개했다. text-to-video는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 명령어에 해당되는 영상을 생성하는 AI 기술이다. Sora는 최대 1분 길이의 영상을 생성할 수 있다. text-to-video 분야의 최강자로 꼽혔던 피카랩스의 PIKA, 런웨이의 Gen2가 한 번에 최대 4초 길이의 영상을 만드는 것과 비교하면, OpenAI가 이 분야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를 출시한 상황이다.

OpenAI에 따르면 Sora는 다양한 캐릭터, 특정 동작 유형, 피사체와 배경의 정확한 디테일을 포함한 복잡한 장면을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입력한 명령어 내 세부 요청 사항을 정확하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인식하고 영상을 생성한다고 한다. 이외에 이미지를 영상으로 변환하는 기술, 영상에서 다른 영상을 추가해서 새로운 영상으로 변환하는 기술, 영상의 앞과 뒤를 확장하는 기술까지 구현한다. 

딥러닝은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해 2016년을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딥러닝 발전은 ‘깊이(Depth)’에 대한 한계를 넘어서며 시청각 지능이 실제 사람 수준 혹은 그 이상까지 구현하게 된 것부터 시작됐다. 과거에는 인공 신경망 구현에 있어 알고리즘, 컴퓨팅, 데이터의 한계로 인해 얕은 신경망(Shallow Net)에 그쳤던 딥러닝이 이제는 ‘깊이’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알파고의 출현으로 2016년 초까지 진행되었던 딥러닝의 ‘깊이’ 경쟁은 이제 ‘학습(Learning)’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파고를 시작으로 강화학습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며, 2016년 이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 속도는 딥마인드, OpenAI와 같은 선행 연구 기관들이 공개한 오픈 소스의 역할이 컸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실험하고 검증하기 위한 환경이 필요하다. 알고리즘 검증을 위해 매번 게임 자체를 개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OpenAI는 자신들의 연구 결과물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

OpenAI ‘Sora’의 등장으로 미래 콘텐츠 사업의 향후 변화는 아래와 같을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영화 제작 방식 변화: 저예산 영화 제작 가능, 개인 영화 제작 활성화 △교육용 콘텐츠 개선: 몰입형·체감형 교육 경험 제공, 개인별 학습 효과 증대 △마케팅 효과 향상: 사용자 참여 유도, 콘텐츠 브랜드 가치 상승, 소비자 맞춤형 마케팅 가능 △개인 창작 활성화: 영상 제작 기술 대중화, 개인 창작 활동 활성화, 콘텐츠의 질적 양적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Sora’는 텍스트 기반 영상 제작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혁신 기술이다.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오로지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다. 영상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도 있다. 우리 삶의 방식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만큼, K-컬쳐 산업도 동반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술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필요하다. 혐오 콘텐츠, 가짜 뉴스, 저작권 침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Sora’의 등장은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가짜 영상의 오용 가능성도 증가시키는데 이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안전과 접근성을 고려해 적절한 사용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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