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무처장·법인 사무국장 거쳐 지난해 9월 취임, 재정 건전성 확보 총력
‘초지일관’ 자세로 ‘구성원과 소통’ 강조…“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력하게”
중랑구 유일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지역의회·중랑구청·지역민과의 협력체계 구축
“학령인구 급감으로 개혁이 필요한 때…융·복합 인재 양성으로 ‘특성화’ 나서”

지난 13일 오선 서일대 총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총장 리더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 총장은 비판도 겸허히 수용하는 총장으로서 대학 앞에 놓인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지난 13일 오선 서일대 총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총장 리더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 총장은 비판도 겸허히 수용하는 총장으로서 대학 앞에 놓인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사람은 좋네’라는 말을 들으며 좋은 이미지로 남기보다, 비판받아도 ‘해야 할 일을 했던 총장’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반대 의견도 겸허히 받아들이며 서일대학교 앞에 놓인 난제를 풀어나가겠다. 교육자로서 인생의 마지막 열정을 바치고 싶다.”

겨울방학 동안 조용했던 서일대 캠퍼스에 신입생들의 웃음소리와 설렘이 가득하다. 캠퍼스가 낯선 신입생들이 강의실을 찾아 헤메는 모습도 보인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오선 서일대 총장도 ‘새내기 총장’으로서 대학 운영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오 총장은 지난 1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취임 후 정시에 퇴근한 적이 없다. 주말에도 학교에 출근한다”며 “주말에도 학교에 나와 서류를 확인하고 준비할 것이 없는지 살펴본다”고 말했다. 총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신입생처럼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오 총장은 30여 년 동안 재정관리부터 인프라 개선까지 서일대 발전을 위해 묵묵히 힘써왔다. 특히 대학 본부에서 사무처장을 맡고, 학교법인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이른바 ‘재정관리 통’으로 꼽히는 만큼 대학 재정 안정화를 이끌 것으로 구성원들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또한 대학 건설본부장을 맡아 캠퍼스 환경 발전에도 이바지해 대학 곳곳에 그의 손길이 담겨있다.

오 총장은 이러한 경험을 총장 직무를 수행하는 데 적극 활용하며 ‘학생 중심 대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성원들과 손잡고 함께 호흡하며 서일대 발전을 위한 걸음을 걸어가고자 한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전환을 앞두고 지역과 공동 발전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학생, 교직원을 비롯해 중랑구 관계자들과도 계속 소통하고 있다. 중랑구청에 실무협의체도 만들었다”며 “학교 근처 상권 활성화뿐만 아니라 서일대가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 지역과 대학이 같이 발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총장실에서 만난 오 총장은 대학의 생존 위기를 구성원들과 함께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학령인구가 계속 줄어들면서 입학자원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극복하겠다”며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는 총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오선 총장이 2024학년도 입시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오선 총장이 2024학년도 입시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제20대 총장으로 취임하고 반년이 지났다.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는지.
“내년이면 개교 50주년이 되는 해다. 총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6개월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워낙 바쁘게 시간을 보내 한 학기가 지났다는 생각을 못 했다. 그동안 교수와 교내 보직을 맡고 있을 때는 맡은 부서의 업무와 학과 강의를 충실히 행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 반면 총장은 대학의 학사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그 업무의 중요도와 무게를 견주기가 어렵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이 모두 마무리됐다. 올해 입시 결과는 어떠한지. 입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2024학년도 입시에서 신입생 충원율 100%를 달성했다. IT융합학부 외 6개 계열 29개 학과에서 2155명을 모집했다. 서일대가 서울에 있는 점과 좋은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이번에 성공적인 입시 결과를 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학이 지하철 7호선 면목역과 가깝고 근처에 버스 차고지(종점)가 있어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버스노선이 많다는 점, 망우역과 면목역에 셔틀 통학버스를 집중적으로 배치해 통학하기 편하다는 점 등이 학생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매년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입학자원을 확보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서일대도 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위기 의식을 크게 느끼고 있다. 충원율 100%를 달성했어도 안심하는 태도로 임할 생각은 없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입학제도를 효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요자인 학생 눈높이에 맞춰 입학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 대학은 매년 입시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입시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의 입학수요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입학전형자문교사단’도 구성해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조언에도 귀 기울인다. 이러한 입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입학제도와 대학 홍보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입시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본다. 우리 대학은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학생들에게 선택받는 우수한 대학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 취임 일성으로 ‘학생 중심 대학’을 만들겠다고 했다. 어떻게 실현해 나가고 있는가. 
“학생 중심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복지를 강화할 생각이다. 학생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캠퍼스 환경도 조성해 ‘학생 중심 대학’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개별적인 요구와 선호를 파악해 ‘맞춤형 학습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또한 학습 지원 서비스와 멘토링 프로그램도 강화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정신 건강과 복지를 지원하기 위해 상담·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자 장학금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캠퍼스 내에서 학생들이 리더십을 키우고 각종 커뮤니티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행복한 캠퍼스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대학 흥학관의 복합공사를 마무리했다. 공사 후 실내체육관, 학생 복지관, 학생 동아리실, 서일스퀘어, SU라운지 등을 조성해 학생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다. 헬스센터, 풋살장 공사도 마친 상태다. 중장기적인 교육 환경 계획을 수립하고자 ‘서일 교육 환경 마스터 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고 싶고, 머물고 싶도록 캠퍼스 환경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다.”

- 대학 재정 수입을 확대해 재정난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고도 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우리 대학은 등록금 수입에 비해 지출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지속적으로 적자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적립금 규모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파악한 뒤 총장으로서 대학의 재정 건전성을 위해 정부 재정지원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발전기금도 확대하고자 한다. 또한 재정 수입을 고려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자 지출을 고정비용, 변동비용으로 분류했다. 변동비용을 절감하고 중복지출을 제한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 손실은 외국인과 정원외 모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 서울 중랑구에 있는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이다. 대학과 지자체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에서, 서일대는 중랑구와 어떻게 발을 맞추고 있는지.
“그동안 대학 역할은 교육·연구에 초점을 맞춘 ‘지식공장, 관계적 대학’에서 산학협력 중심의 ‘기업가적, 체계적 대학’으로 변해왔다. 최근에는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강조하는 ‘참여적 대학(Engaged University)’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역사회의 앵커기관으로 대학 역할이 변하는 가운데 라이즈 전환 필요성에 깊게 공감한다. 이에 우리 대학은 지역사회와 거버넌스를 구축해 지역 현안 해결에 공헌하면서 학교와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중랑구의회, 중랑구청, 지역 법률·경제·언론·의료계 등의 관계자, 전문가 그리고 지역주민 대표자로 구성된 ‘지역사회협력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대학 총장과 중랑구청장을 공동위원장으로하는 ‘지역사회협력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지역 상생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실행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일대-중랑구청 주차장 개방 협약 △거리정화 캠페인 △지역 학교 진로체험 교육 △홀몸 어르신 돌봄 △어르신 장수 사진 찍어드리기 △취약계층 영양·안전·위생 교육 등을 실시해 지역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지역 산업체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역과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며 라이즈 전환에 대비할 계획이다.”

- 서일대 스마트자동차공학과 교수로 있었다. 최근 전문대 공학계열이 과거와 비교해 약세에 있다. 전문대 공학계열에 대한 미래지향적 조언을 해주신다면.
“이러한 현실은 우리 대학만의 어려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발전상과 시대적 흐름이 공학계열의 실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과거 국내 산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한 분야는 공학계열이었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이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창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집중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대학은 우수 교원을 확보하고 교육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대학 구조개혁이 필요한 때다.”

- 대학에서 다양한 보직을 소화했다. 이러한 경험이 총장 업무를 수행할 때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는지.
“대학에서 사무처장을 맡으며 재무·회계 분야에 지식이 있었다. 이 점을 살려 법인 사무국장도 겸직하게 됐다. 이러한 경험은 법인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신뢰를 쌓는 데 보탬이 됐다. 대학 경영에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 또한 설립자가 출연한 자산이 전국 전문대 가운데 상위권에 있다. 이러한 자산을 법인에서 잘 활용하면 향후 법인, 대학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 서일대의 강점과 약점을 한 가지씩 꼽는다면.
“우리 대학은 IT융합학부, 디자인학부, 휴먼케어학부, 경영사회학부 등 산업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학과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회 흐름에 맞춰 학과 간 전공 융합과 트랙 과정도 개설해 운영 중이다.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이점이 있다. 향후 신직업인을 양성하는 학과를 신설할 계획도 있다. 다만 다양한 학과를 설치한 모습이 이른바 ‘백화점식 학과’ 형태로 보여 대학 특성화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점은 융·복합 교육을 운영해 융합인재 양성으로 특성화해 극복하고자 한다.”

오선 총장(오른쪽)과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이 대학 구성원과의 소통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오선 총장(오른쪽)과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이 대학 구성원과의 소통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학생들을 비롯해 대학 구성원과 특별한 소통 방법이 있다면.
“매년 교육수요자 만족도 조사, 학생실태·요구도 조사, 학생자치기구 간담회 등을 실시해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또한 대학 홈페이지에 ‘총장님께 바랍니다’ 코너를 마련해 학생들,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소통 창구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파악한 뒤 대학 정책에 반영하고, 교육과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오늘 커피는 총장이 쏜다’ ‘서일 잔디마당 소통 데이’ 등의 ‘서일 학생 사랑 캠페인’ 행사를 개최해 학생들과 직접 만나 고충을 듣고 공감하는 시간도 갖는다.”

- 총장이 생각하는 좋은 리더십이란.
“최근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 악화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리더십은 ‘위기극복 리더십’이다. 총장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면이 있어야 한다. 교직원, 학생과 소탈하게 대화하며 소통할 수 있는 친근한 지도력, 충분한 논의를 거쳐 도출된 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추진하는 초지일관의 열정을 고루 갖춘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러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대학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총장으로서 비판과 반대는 겸허히 받아들이되 임기가 마무리될 시점에는 ‘학생 중심이었던 총장’ ‘열정적이었던 총장’ ‘대학 발전에 헌신한 총장’으로 구성원에게 기억되고 싶다. 이를 위해 교육자로서 인생의 마지막 열정을 바칠 것이다. 총장 후보자로 출마했을 당시 구성원과 함께 소통하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대학을 표명했다. 대학 발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때 과정 못지않게 결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결과로 증명하는 총장이 되고 싶다.”

■ 오선 총장은…
단국대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서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학과장, 건설본부장, 사무처장, 환경안전혁신본부장, 학교법인 세방학원 법인사무국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9월 서일대 제20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주지영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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