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인 15일 맞아 "성폭력 가해교수 파면하라" 촉구

▲ 신재용 서울대 총학생회장(왼쪽부터 3번째)가 15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의 이니셜이 적힌 피켓을 부수고 있다. 9개 대학생 단체는 스승의 날인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당국은 성폭력 가해교수를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사진= 장진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장진희 기자] "교수라는 권력을 남용해 성폭력을 저지른 당신을 스승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당신에게 줄 카네이션은 없습니다."

대학생들이 스승의 날인 15일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성폭력 가해교수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대 H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학생연대를 포함한 9개 대학생 단체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당국은 권력형 성폭력을 근절하고,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가해교수를 파면해야 한다. 또 성폭력 해결과정에서 학생 참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신재용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우리 대학 H교수는 성희롱, 성폭력, 갑질, 인건비 횡령이라는 파렴치한 일을 저지르고도 고작 정직 3개월만의 징계를 받았다. H교수는 파면돼야 한다. 성폭력을 저지른 모든 교수들은 파면되고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들은 스승의 날인 오늘 존중받을 자격, 카네이션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빈 연세대 부총여학생회장은 "문과대 A교수의 여성혐오적 언행이 공론화된 지 1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제대로 된 사과도 본부의 조치도 없다. 스승이어야 할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학교는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함소민 성균관대 문과대 여학생위원장은 "학교 본부는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을 폭로한 피해자를 평화로운 교정을 망치는 무언가로 취급해왔다. 이에 성폭력 피해를 호소한 남정숙 전 교수와 같은 사람들은 사건 해결에서 배제돼왔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2차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동덕여대 H교수 성폭력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문아영씨는 "지난 8일 학교가 처음으로 (H교수의) 진상조사 결과를 밝혔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총장 담화문에서 밝혔듯이 엄정하고 신속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학교 당국이 이 사건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게다가 H교수의 성폭력을 폭로한 피해 학생은 명예훼손으로 역고소 당했으나, 학교로부터 어떠한 법률적, 심리적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린 이화여대 동아리연합회장은 징계위원회에 학생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는 조소과와 관현악과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다. 징계위원회에 학생을 포함시켜달라는 요구도 무시됐다. 성폭력 교수를 파면하고, 대학을 피해 학생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는 공동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학생들은 자신의 대학에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의 이니셜이 적힌 피켓을 들고 "대학 당국은 성폭력 가해교수를 즉각 파면하라"고 구호를 외친 뒤 피켓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교육부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면담 요청서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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