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강릉 통학 가능…지원율 상승하나

올림픽 관광객들 찾아…세계적 이목 집중돼
기업 간 교류 활발…산학 강점 대학에게 유리
빨대효과 우려에 교통인프라 구축 필요성 제기돼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와 경강선 KTX 개통이 강원도 내 대학들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학생들의 통학이 가능해진 것은 물론이고, 대학 및 기업 간의 교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강릉시 내 대학들이 올림픽 행사를 개최해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리면서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 서울에서 강원까지 1시간대 주파…반나절 생활권 = 강원도의 교통혁명으로 불린 경강선 KTX가 개통되면서 서울에서 강릉까지 1시간 40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오전에 KTX 타고 강릉역에 내려 학교 수업을 듣고 여유 있게 올라오는 등 통학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동안 서울 청량리역에서 강릉까지 가려면 무궁화호로 6시간 정도 걸렸다. 승용차를 이용해도 3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왕복 시간만 최장 12시간이 걸려 통학은 불가능했다. 

이번 개통에 따라 이동시간은 1시간 42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특히 강릉원주대와 가톨릭관동대는 강릉역에서 3~4km 내에 위치해 반나절 생활권이 활짝 열렸다.

만종역도 강원도 대학들이 많이 자리 잡은 곳 중 하나다. 강릉원주대 원주캠퍼스, 경동대, 상지대, 연세대 원주캠퍼스, 한라대가 10km 내외에 위치해 있다. 

기존에는 무궁화호나 승용차를 이용하면 만종역까지 1시간 40분 가까이 소요됐다. 그러나 KTX를 타면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4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학생들의 호응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통학이 가능해진 것은 물론이고, 수도권까지 생활반경을 넓힐 수 있어서다. 이는 신입생 지원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톨릭관동대가 재학생 1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 이상이 ‘KTX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진성현 가톨릭관동대 학생처장은 “서울로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었지만, 하루에 1번뿐이라서 학생들이 불편함을 호소해 왔다”며 “KTX는 훨씬 빠른 데다가 수시로 운행하니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강릉원주대와 연대해 수요조사를 한 후 학생들에게 맞춤형 정기권을 제공하도록 코레일과 협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주지역에 있는 강릉원주대 원주캠퍼스, 연세대 원주캠퍼스, 한라대 등 3개 대학은 협정을 맺어 잠실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허병규 강릉원주대 동계올림픽 지원단 주무관은 “이번 KTX 개통으로 서울역이나 청량리역에서 이동할 수 있어 학생들의 통학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KTX 정기권은 △10일 △20일 △1개월 왕복권 등 3가지 종류가 있다. 1개월 왕복권을 이용할 경우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역에서 강릉까지 52만4000원이며, 청량리역에서 출발 시 49만2000원이다. 

■ 올림픽 로드, 홍보 효과 ‘톡톡’…대학·기업 간 교류 기대 = 교통인프라 발달은 대학 가치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강원도는 그동안 교통오지로 인식됐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개통된 경강선 KTX는 강원지역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도 소재 대학들도 예외가 아니다. 

올림픽이 개최되는 강릉 지역 대학들은 관련 행사를 열면서 홍보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KTX가 올림픽 관람객을 실어 나르는 대동맥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 관동하키센터(사진=평창조직위원회)

특히 가톨릭관동대가 소유한 ‘관동하키센터’에서 진행될 여자아이스하키 경기가 세간의 이목을 끌 것으로 예상한다. 남북 단일팀 구성 논란으로 연일 보도되고 있는 여자아이스하키팀이 이곳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박진경 가톨릭관동대 평창동계올림픽대회 CKU지원단장은 “남북 단일팀 경기가 우리 학교에서 열린다. 국가적 차원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다”며 “올림픽 기간에 학교 이름이 미디어에 오르내리면서 자연스럽게 홍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뿐만 아니라 올림픽 문화행사도 학교에서 열린다. 2월 3일 문화올림픽 개막축제가 강릉원주대 대운동장에서 개최된다. K-POP 공연, 공중 아트쇼 등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관련 문화행사가 같은 달 10일, 17일, 24일 강릉원주대 해람문화관 및 대운동장에서 열린다. 

올림픽 직전 국민과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메가 문화이벤트를 개최해 붐업을 조성한다는 취지여서 학교 측은 이미지 향상 등의 홍보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X 개통 호재는 올림픽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강원도 내 이동이 용이해지고, 수도권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학교·기업 간 교류가 탄력을 받을 거라는 예측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간한 연구보고서 ‘KTX 10년의 성과와 시사점’에 따르면 KTX로 연결된 지역 간의 경제 교류가 증가하고, 역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집결돼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박진경 지원단장은 “접근이 쉬워지면서 수도권 기업, 공공기관들과 교류가 가능해졌다”며 “우리 학교는 LINC+사업 등 산학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 강릉역 KTX 고속철도 개통식. (사진=평창조직위원회)

한편으로는 대도시 집중현상을 가리키는 ‘빨대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원주지역 대학들의 학생들이 오히려 수도권으로 유입되지 않겠냐는 얘기다. 

이에 KTX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지하철ㆍ버스 등 교통인프라를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진석 경동대 교학부처장은 “KTX가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면 모세혈관처럼 뻗어나갈 전철이 구축돼야 한다”며 “경동대만 하더라도 만종역과 가깝지만, 학교까지 운행하는 노선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만종역에서 경동대까지 승용차로 20분이면 도착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1시간 가까이 걸린다. 

박진석 부처장은 “빨대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서 KTX 개통에 그치지 말고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자체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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