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처장 "대학본부, 재발방지 약속하고 학생도 대화 나서야"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학생들의 대학본부(행정관) 점거농성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인 충돌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임한 이준호 서울대 학생처장이 21일 대화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이준호 처장은 21일 정오부터 2시간 동안 이 대학 학생회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대학본부의 소통부족과 재발 방지 약속 △학생-직원 간 갈등해소 △대학 의사결정 과정에의 학생참여 확장 △학생들의 긍정적인 대화 참여 등을 촉구했다.

이준호 처장은 “학생과 직원 간 갈등도 크고 교수와 학생 간 감정대립도 심하다. 서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대학이 이래서 되나 싶을 정도다. 지난 한 주 동안 매우 답답했고, 이 상황을 책임질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현장책임자이기도 했던 학생처장으로서 사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준호 처장은 서울대가 시흥시 등과 실시협약을 체결한 지난해 8월부터 학생처장직을 맡았다. 10월 10일 학생들이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행정관을 점거할 당시와 그 이후 학생과 대학 간 소통창구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학생과 대학본부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지난 1월에는 서울대 학장단의 강경한 요구로 징계절차에 착수했다가 학내·외의 반발을 사 무산되기도 했다. 결국 153일간 이어진 학생 장기농성은 대학본부의 행정관 이사를 명분으로 한 점거해제 시도에 무너지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이준호 처장은 20일 오후 학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사임서에서 “구성원 사이의 충돌을 막지 못해 학생들의 마음에 대못을 박았고 직원들의 자긍심을 지켜주지 못했으며 특히 행정관 4층 점거와 다른 층 행정부서의 불편한 공존 속에서 대화 지속 및 평화적 사태 해결이라는 방안을 결국 이루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이어 “서로 대립하면서 손가락질하는 것이 아니라 손잡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다. 대학은 이기고 지는 전쟁터가 아니라 모두 이기는 상생의 장이다. 학생처장직을 내려 놓으면서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학생과 교수, 직원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을 담아 호소한다”며 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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