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수 대폭 증가, 국적 다양 등 국제화 지수 높아져

교육 프로그램 질, 학생 관리, 국내 학생과의 형평성 문제도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아시아에 머물렀던 유학생들의 출신 국가가 보다 다양해졌다. 특히 유럽을 비롯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학생들의 유학이 대폭 늘어났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친한파’ 혹은 ‘지한파’를 만들 교육한류로서 당당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교육 프로그램의 질, 외국인 유학생 관리 부실부터 국내 학생들의 불만까지 속속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한류의 한 축을 담당하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대학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면서 국제화가 크게 강화됐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등록금 등 재정을 확보하고 각종 대학평가에서도 국제화 지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8월 취임한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및 대학의 국제화 등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 위기를 해결하겠다고 공표하면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한층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 연도별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 (출처:교육부)

지난 3일 교육부가 공개한 2014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 현황에 따르면 전체적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다소 줄었지만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지역의 유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0년 511명이었던 남미 지역학생들이 2014년에는 1083명으로 두배로 늘었고, 786명이었던 아프리카 학생들도 2014년에는 1790명으로 2.3배 증가했다. 174명에 불과했던 아프리카 유학생은 10년 사이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외국인 유학생 수가 가장 많은 대학은 연세대로 외국인 학생 4609명이 수학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경희대 3663명 △고려대 3116명 △서울대 2812명 순으로 많았다. 연세대 국제팀 관계자는 “외국인 학생을 기숙사 배정에 우선 선발하라는 규정은 없지만 희망하는 외국인 학생에 한해 최대한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클레멘스 니에겔(Clemens Negele, 한양대 경영4)씨는 한국 대학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니에겔씨는 “기술과 경제 발전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아시아지역, 그 중에서도 가장 선진화된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었다. 오스트리아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들 덕분에 한국행을 결심했다”면서 “앞으로 석사학위 과정에도 지원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옐비 발리마(Yelbi Balima, 한국뉴욕주립대 기술경영학 1)

서아프리카에 있는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옐비 발리마(Yelbi Balima, 한국뉴욕주립대 기술경영1)씨는 “평소 한국의 발전된 기술과 경제모델에 관심이 있었다. 우연히 한국에 있는 미국 명문대인 한국뉴욕주립대를 알게 돼 지원했다”면서 “IT 회사의 글로벌 리더로 고국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한국과 부르키나파소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12년 개교한 한국뉴욕주립대에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학생 뿐 아니라 케냐, 부르키나파소, 방글라데시, 키르키즈스탄 등 약 20개국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은 “스토리와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해 교육한류를 실현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우수 학생들을 발굴해 장학금을 제공한다”면서 “한국에서 미래의 글로벌리더, UN 사무총장, 대통령 등 세계를 이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대학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멘토링 제도 △한국어 프로그램 △학사일정 및 수강신청 소개 △재학생 멘토링 제도 △국제학생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대학들이 무분별하게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면서 부작용도 생겼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학생들이 불법체류자가 되거나 대학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소외당하고 인종차별을 겪기도 한다.

A대학에서 공부했던 한 중국인 학생은 “중국인에 대한 선입견으로 친구를 만들지 못했다. 한국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면서 “유학생 관리를 해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고 말했다.

낮은 성적에도 외국인 유학생들이 장학금 수혜나 기숙사 신청 혜택을 보다보니 한국 학생들의 불만도 제기된다.

B대학에 재학 중인 한 국내 학생은 “1년에 850만 원 4년 동안 3400만 원 가까운 돈을 등록금으로 낸다. 그런데 외국 학생들은 전액 등록금 면제이거나 영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나라 학생이라고 등록금 30%를 감면받는 등 형평에 어긋난다”고 토로했다.

정승렬 한국대학국제교류협의회(KAFSA) 회장(국민대 국제교류처장)은 “대학들의 국제화가 진행되면서 교육한류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 유학생 수가 더욱 늘어난다면 그에 비례해 질 관리를 위한 노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면서 “대학에 있는 유학생 관리센터 인력이나 인프라가 확대 구축되는 등 양질의 조화가 이뤄져야 교육한류가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