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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투아웃제’ 본격시행 제약사 비상령
‘리베이트 투아웃제’ 본격시행 제약사 비상령
  • 정영철 기자
  • 승인 2014.07.04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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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법 발효 두 번 적발되면 해당 약품 퇴출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지난 2일부터 본격 시행됨에 따라 제약업계는 마케팅 비상에 걸렸다.

 건강보험법 개정안이 발효됐기 때문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이른바 제약회사가 특정 의약품을 채택한 병원, 의사 등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두 차례 적발되면 해당 의약품을 아예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다. 보험 혜택을 못 받는 약은 가격이 크게 오르게 돼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는 신세가 된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법 시행을 전후해 리베이트 영업 근절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내부 단속에 나서는 한편 제약협회를 통해 합법적인 리베이트는 인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지금도 리베이트 영업은 불법행위로 제공한 제약회사 및 영업사업, 의사 모두가 형사처벌 받는 쌍벌죄를 적용하고 있다. 리베이트 액수에 따라 약 처방이 달라지고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정 약을 보험 급여 대상에서 빼는 것은 사실상 시장에서 '영구 퇴출'로 이어지는 강력한 정책으로 평가된다. 업계에는 "초반에 시범 케이스로 걸린 업체는 아예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제약업계는 영업사원 단속에 나섰다. 동아ST(전문의약품)는 이달 들어 임직원들의 불법 리베이트를 감시하는 '공정거래 자율 준수 프로그램(CP)' 전담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개편했다. 동아ST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이동훈 부사장은 "전담 조직 책임자도 처음엔 부장 자리로 정했다가 업무의 중요성을 감안해 상무로 올렸다"고 말했다.

 대웅제약도 올 4월 사내 변호사 등 전문 인력으로 CP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유한양행, 종근당도 영업마케팅 조직과 분리된 CP 전담 조직을 강화했다.

 조직을 갖추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엄격한 처벌도 잇따를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올 3월 인사위원회에서 리베이트 규정을 위반한 영업사원 7명을 본보기 차원에서 인사 조치했다. 대웅제약도 비슷한 인사 조치를 했다.

 영업 방식도 바뀌고 있다. GSK한국법인은 내년부터 영업사원 업무 평가에서 매출 실적을 따지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매출 실적에 따라 영업사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면 불법 영업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며 "의약품에 대한 전문 지식 등을 기준으로 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ST도 같은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리베이트 강력규제, 제약사 새로운 기회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제약사에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제약시장은 17조원 규모다. 세계시장의 1%에 불과한데도 400여 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기술력이 없는 중소 제약사라도 리베이트 영업만 잘하면 마치 봉건 영주처럼 대대손손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의 한 임원은 "이 제도로 인해 리베이트가 근절되면 기술력 없는 업체들은 자연히 퇴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이 있는 제약사는 몸집을 키울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리베이트 규제는 제약 선진국으로 가는 통과 의례다. 한국다케다제약 고위간부는 "일본 제약업계도 뿌리 깊은 리베이트 관행이 있었지만 1980년대 후반 리베이트 혐의를 받은 유명 의대교수가 자살하면서 크게 줄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제약사와 동일한 영업 기준을 갖추면서 선진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사로는 유일하게 공정거래위원회 자율 준수 프로그램(CP) 인증을 받았던 것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의약품 공동 개발이나 수출 계약을 맺기에 앞서 한미약품에 CP 인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제도의 허점 탓에 리베이트를 근절하기에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업전문대행업체(CSO) 문제다. 제약사가 직접 나서지 않고 의약품 판매를 대행하는 CSO를 통해 리베이트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제약협회는 "일부 제약사들이 CSO를 리베이트 제공 수단이나 책임 회피 용도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제약사들의 사정을 고려해 리베이트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 됐다. 금전 제공 같은 불법 리베이트는 강력하게 규제하되 학술 활동 지원 같은 행위는 어느 정도 용인해야 신약개발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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