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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심판원을 다시 본다
국세심판원을 다시 본다
  • NTN
  • 승인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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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 이형수
로제타석에 새겨진 세금감면의 약속

1799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대가 알렉산드리아 근처 로제타마을에서 발견했다는 로제타석(Rosetta Stone)은 114㎝ 높이의 현무암 비석으로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 아랍인들이 사용했던 민간문자, 그리스문자 등 3가지 문자가 가득 쓰여져 있는 역사적 보물이다. 여기에는 이집트왕 포톨레마이오스 5세가 BC196년에 공표한 법령과 왕의 공덕을 기리는 내용이 새겨져 있는데 그 공덕내용이 주로 세금감면과 관련된 것이었다.

BC 200년경 동방으로 원정 갔던 이집트군이 승리하고 돌아왔을 때 그 사이 그리스인 세금징수업자들이 이집트의 과세권을 장악하고 무거운 세금을 매기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결과 원정대와 왕의 친위대 사이에 내전이 일어났고 왕은 화해의 조건으로 체납된 모든 세금의 감면과 사원에 대한 비과세를 약속하였다. 이에 사원의 승려들이 그 내용을 왕의 모습을 닮은 돌에 조각한 것이 로제타석인데 여기에 그리스어가 포함된 이유는 그리스인 세금징수업자들의 사원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이 로제타석에 새겨진 세금감면내용은 당시 이집트에서 과도한 세금부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하나의 긴급조치이기도 하였지만 따지고 보면 그러한 과도한 세금부과의 원인(遠因)은 무리한 동방원정에 있었다.

그 결과 막강한 징세권을 쥐게 된 그리스인들에게 횡포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이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심판원장의 역할

최근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한 국회의원이 지난 3개월 동안 국세심판청구 인용율이 최근 5년 동안의 인용율 35~36%에 비해 크게 떨어진 16%(심판원장은 24%라 함)에 불과한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고, “심판원장이 행정적인 업무만 처리해야 되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심판부에서 내린 결정사항에 대해 재조정 · 재검토 지시를 내려 결국 기각하게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데 이에 대한 원장의 입장을 밝히라”고 집중 추궁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심판원장은 심판원장에게는 “심판부에서 올라오는 것을 합동회의에서 조정하는 책임이 있다고”고 전제하고 “그렇다고 심판관회의가 상임심판관과 비상임심판관이 심판원장의 지시를 받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항변하였다 한다.


심판원장은 조정하는 자리가 아니다

와전된 것인지 모르겠으나 만약 보도내용대로 심판원장에게 합동회의에서 조정하는 책임이 있다고 답변하였다면 크게 잘못된 것이다. 심판원장에게는 국세기본법과 국세심판소 운영규정의 한정된 상황 하에서 심판관 합동회의에 붙일 수 있는 권한이 있을 뿐 합동회의에서 조정할 권한은 없는 것이다. “조정”은 사실상의 영향력 행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법 규정에는 이에 유사한 표현조차 없다.

과거 어떤 심판원장은 거의 인용을 해주지 않았다든지 지금 심판원장은 국세청 눈치 보기가 그 때보다 더 하다든지 하는 둥 일부 세무대리인들 사이의 볼멘 소리가 따지고 보면 일부 심판소장들의 자기 직분에 대한 오해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세법은 바뀌었으되 인걸은 의구하고

종전 국세기본법 제78조(결정절차) 제1항이 “국세심판소장은 심판청구를 받은 때에는 국세심판관회의의 의결을 따라 이를 결정하여야 한다. 다만, 심판청구의 대상이 … (중략) … 때에는 국세심판관회의의 의결에 갈음하여 주심심판관의 의견을 들어 이를 결정한다.”로 되어 있음을 기화로 그 입법 취지를 도외시하고 일부 심판소장들이 자기가 심판결정의 재량권이 있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월권을 하고 있음을 필자가 1999. 5.21자 본란(제목:국세심판이 늦어졌던 이유)에서 비판했던 바 불과 3개월 후인 1999. 8.31자 국세기본법 개정에서 다음과 같이 규정을 명확히 함으로써 일부 심판원장들의 월권행위를 제한하게 되었다.

“심판원장이 심판청구를 받은 때에는 국세심판관회의가 그 심리를 거쳐 이를 결정한다. 다만, 심판청구의 대상이 … (중략) … 때에는 국세심판관 회의의 심리를 거치지 않고 주심심판관이 이를 심리하여 결정할 수 있다.”

그런데 6년이 지난 지금도 국정감사장에서 “심판원장이 행정적인 업무만 처리해야 되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현실이 안타깝다. 법규정은 발 빠르게 바뀌었으되 인걸은 의구한 걸 어쩌랴?

각 심판부의 심판업무가 법규정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사건처리도 빨라지려면 우선 심판원장이 본인에게 주어진 행정적 업무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윤활유 역할만 잘 해주면 기계는 잘 돌아가게 되어 있다. 외부에서도 심판원장에게 그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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