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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칼럼] 민생경제와 세수를 가로막는 외노자 단속
[국세 칼럼] 민생경제와 세수를 가로막는 외노자 단속
  • 김진웅 세무사(본지 논설위원)
  • 승인 2024.01.25 11: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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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들어온 바와 같이 농어촌은 젊은이들에게는 기피지역이 된지 오래다. 농어촌의 40~50대 총각들은 궁여지책으로 동남아에서 신부를 수입(!)한다. 수입 신부가 많다 보니 지방 방송국 중에는 요일별로 동남아에서 시집온 신부들이 음악 PD가 되어 고향 노래를 방송하기에 이르렀다. 농어촌의 미래는 이제 이들 다문화국민들의 인기와 성공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경기도 여주 가남면에서 고구마와 감자 농사를 크게 짓는 농민(57세)이 자살을 시도했다. 다른 농촌 마을에서도 이장이 마을 스피커로 자살하러 농약을 들고 산속에 들어간 농민에게 긴급방송을 했다. ‘제발 자살하지 말고 하산하라’는 거였다. 평화로워야 할 농촌에서 왜 자살 소동이 벌어지는 것일까? 

내국인 젊은이들이 떠난 농어촌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신 들어와 농사를 짓고 바다에 나가는 게 현실인데 출입국외국인사무소(이하 “출입국사무소”)가 툭하면 이들 농어업 종사 외국인들을 기습단속하고, 비자연장이 안된 노동자들을 구속시키니 외국인들이 모두 사라지고, 농어민들에게는 거액의 과태료를 부과하니 생업을 유지할 수가 없다는 거였다. 자살을 시도한 여주 농민은 23년 2월 출입국사무소로부터 무려 4,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전국의 농어민들은 초비상사태다(한국농어민신문, 23.3.17.). 

출입국사무소는 농어민들의 구조적인 일손부족사태는 아랑곳하지 않고 외국인 노동자 단속을 한층 강화하면서 단속실적을 자랑하는 촌극을 벌였다. 법무부장관은 “올해 역대 가장 많은 3만8000명 이상의 불법체류 외국인을 단속했다. 불법체류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단속인력 88명을 증원해 내년에도 일관된 상시 단속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등 엄정한 체류질서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법률신문, 2023.12.14.). 장관은 단속과 조직증원을 발표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풀기 위한 적절한 외국인 노동자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했어야 한다.

농업은 계절과 시기가 관건이다. 파종시기나 출하시기를 놓치면 생업을 망친다. 당장 출하하지 않으면 버려야 하는 채소나 작물 등을 거둘 인력이 긴급한데 내국 젊은이들은 농촌에 아무도 오질 않으니 인력중개인에게 부탁하면 봉고차로 보내오는 인력이 외국인 노동자(이하 “외노자”)들 뿐이라는 것이다. 농어민들이 그들의 여권을 조사할 처지도 못될뿐더러 그들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현실이니 달다 쓰다 선택할 여지가 없다. 그저 와준 것이 고마울 뿐이다.

어촌 역시 외노자들 없이는 어선 출항이 어렵다 보니 외노자들이 어느 선주가 일당을 좀 더 쳐주는지 흥정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외노자가 갑이 된 셈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법무부는 오로지 외노자가 체류허가기간이 도과되었는지만 단속하고 농어촌을 위한 적시성 있는 외노자 공급정책의 개발은 외면하고 있으니 농어민들의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 단속강화로 영농철 인력난을 겪고 있는 농촌지역에 초비상이 걸렸는데 출입국사무소의 단속 명분은 외노자들이 국내 근로자의 일자리를 빼앗기 때문이라고 한다. 농어촌에서 일하려는 내국인이 아예 없는 판에 도대체 누가 누구의 일자리를 빼앗는 거냐고 사정을 아는 이들은 반문한다. 

더욱이 길고 긴 코로나 공백기간에는 아예 외국인 입국이 허용되지 않아 농어촌 뿐만 아니라 전국의 일터와 중소기업체는 인력난을 심각하게 겪은 터였다. 인력의 공급이 없어 초비상인데 해외 일손을 적시에 받아들이는 정책운영 대신 일꾼 단속을 열심히 벌이는 출입국 당국이 야속할 뿐이다.

그러면 농어촌에 비자기한이 도과한 외노자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외노자들도 영농철에만 반짝 일손을 원하는 농어촌보다는 안정적으로 벌이가 되는 도시나 공장 일자리를 선호하므로 농어촌은 자연 비자만료된 외노자들이 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었다. 우리 농어촌은 구조적으로 합법 외노자들조차 외면하는 지역인 셈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농어민들은 이렇게 말한다. 합법적인 외국인 노동자는 도시에서도 부족하여 농어촌에서는 도저히 구할 수가 없으니 외국에서 새로 외노자를 뽑겠다고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체류기한이 넘은 외노자들을 당장 농어촌 투입 조건으로 사면해 주라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불법체류 사면기간을 설정하는 것이 시급한 일손 공급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내국 고용주들은 입을 모은다. 언어가 되고, 일이 숙련되고, 동기부여가 확실한 이들에게 사면을 해주면 실보다 득이 많다고 고용주들은 입을 모은다.

여주의 경우에도 농민단체와 여주시 의회가 나서서 정부의 외국인력 단속 중단을 촉구했다. “농번기에 농민들은 일손이 없어 손을 놓고 있으며 외국인을 고용한 농업인은 막대한 벌금이 부과되어 식량주권을 지키는 농민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 없는 외국인력 단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도시나 공장 역시 인력난이 심각하기는 매한가지다. 3D 업종일수록 내국인들이 기피하기 때문이다. 식당이나 숙박업체 역시 마찬가지이다. 뜨거운 가스 불 앞에서 일하는 주방이나 설거지 일, 모텔 객실 청소 등을 내국인들은 도무지 하러 들지 않으니 외노자를 채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일자리는 외노자들조차 외면한다고 한다. 

인력부족은 심각하다. 아기 돌보미(baby sitter)를 구하면 입주기준 월 300만원이 넘는데도 구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고령 노인들의 입주 돌보미 역시 월 400만원 가까이 줘야 한다. 이들 모두 외국인 여성 노동자들 몫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누가 아기를 낳으려 하겠는가. 그리고 초고령사회의 우리 노령 부모들은 과연 누가 돌볼 수가 있겠는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 주변 곳곳에 일꾼을 구하는 수요는 넘쳐나는데 출입국 주무부처는 단속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일에 집착하고 있다. 명분은 마약단속과 일자리 빼앗기 단속이란다. 이러다 보니 2022년부터 지금까지 농어촌이고 중소기업이고 가리지 않고 기습단속이 일상화됐다고 말한다. 기습단속을 하다 보니 빈발하는 인권침해도 논란거리이다. 과잉단속이 해외 본국에 알려져 해당국에서 분노하는 여론이 들끓기도 한다. 기습단속 중 사망한 사례도 종종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미디어들은 구독률 오르는 국뽕 한류보도 경쟁은 해도 ugly Korea news는 기피한다. 

중소기업들이 정상 가동되고 농어민이 경작과 조업을 해야 민생경제가 돌아가는데 외노자들을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로 인식하는 출입국 주무당국의 잘못된 인식이 민생경제를 가로막는 전봇대 노릇을 하고 있다고 중소기업인과 농어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볼멘 말을 하고 있다는 민심을 미디어는 제대로 전해야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정치권과 정부는 인구감소와 인력부족에 대해 이스라엘과 같은 민족애적인 접근에 대해 개안(eye opening)하기를 권한다. 디아스포라(diaspora)의 대명사인 이스라엘 민족은 전세계 어디에서 살았던지 이스라엘에 오면 즉각 국적과 일자리를 준다. 일손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한국도 근면하고 억척 같은 디아스포라 한민족을 해외에 가지고 있다. 고려인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한반도에서 1900년 전후 연해주로 이주하여 블라디보스톡에서 하바로브스크까지 세력을 키웠는데 한일합병이 되자 가장 빨리 독립운동에 힘을 보탠 자랑스러운 해외 한민족이다. 연해주 동포들은 상해보다도 더 일찍 임시정부를 꾸린 분들인데 소비에트 정권에 의하여 하루 아침에 집과 땅을 모두 잃고 가축열차에 실려 카자크스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등 서아시아와 동유럽으로 강제이주된 서러운 우리의 핏줄들이다. 들판에 내던져진 그들은 천신만고 끝에 서아시아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 그 인구가 지금 50만에 이른다. 우리도 이들 동포들에게 이스라엘처럼 일자리와 국적을 제공하는 민족애적 출입국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인구감소와 노동력 부족에 가장 신속하게 부응하는 해결책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민청을 만들어 공무원을 늘리고 단속할 생각만 한다면 안될 일이고 동족애와 애국의 차원에서 서아시아의 우리 한민족들이 편히 귀국할 수 있도록 출입국 법률과 문호를 활짝 열어야 한다. 만성적인 인구감소를 걱정만 하면 뭐하겠는가. 아이 낳으라고 중앙정부가 390조를 투입했어도 백약이 무효인데 아직도 스스로를 고려사람이라고 정체성을 규정하는 고려인들을 우리 한민족으로서 귀국을 허용하면 디아스포라의 슬픈 역사도 치유가 될 뿐만 아니라 우리 산업현장에 당장 투입할 수도 있고 인구정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출처:국회예산정책처, 2006~2023년 저출산예산지출액. 지방정부 별도).      

아울러 언론의 보도태도도 바뀌어야 하는데 가령 조선족 중에 특정인을 찍어 국내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많이 받은 사례를 보도하면서 파장이 컸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보면 보험구조상 전체 외노자들의 의료보험료 납부액이 외노자들의 보험혜택보다 훨씬 더 크다는 당연한 국회보고자료는 미디어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게다가 외국인 범죄보도가 나오면 외국인들이 모두 우범자 같은 인상을 주는데 범죄율 역시 조사보고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내국인보다 범죄율이 훨씬 낮았다. 근거 없는 외국인 공포를 조장하는 보도태도야 말로 경제성장에 걸림돌이다.

우리는 외국의 인력을 적극 받아들인 이민의 나라들이 강국이 된 사례를 익히 알고 있다. 인력이 달리면 즉시 입국 문호를 넓혀야 한다. 신축성 있는 출입국 정책만이 민생경제를 살리고 민생경제가 살면 자연 세입도 늘게 되어있다. 농어민 손발을 묶고 공장과 회사에 인력공급이 안되게 만드는 단속위주의 출입국정책은 민생경제와 세입에 큰 장애요인이다.

탈세범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으로 엄하게 다스리는데 우리는 더 큰 규모로 세입을 감소시키고 민생경제를 돌아가지 않게 만드는 행정이나 정책에 대하여는 왜 아무런 책임을 물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인가? 깨어있는 유권자라면 생각해 볼 일이다.

김진웅 세무사
김진웅 세무사

 

•(사)한국조세연구포럼 등 다수 학술단체 회원, 감사, 분과위원장, 이사 역임 
•베르나바이오텍포리아(주) 등 다수 국내외기업 감사 및 사외이사 역임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자문위원 역임
•중소기업중앙회 특별위원회 위원 역임 
•국세공무원 강의 및 명예교수 역임
•The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MA, Tax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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