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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칼럼] 인공지능시대, 세무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국세칼럼] 인공지능시대, 세무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 승인 2023.04.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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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공지능 기업 오픈AI(OpenAI)에서 개발한 대화형 언어 모델인 ChatGPT(‘챗GPT’)가 단연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데, 최근 언론 기사를 보더라도 챗GPT를 여러 각도로 분석한 내용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광범위하게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학습을 통해 주어진 질문에 문장으로 생성된 답을 제시하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그런데, 챗GPT는 검색되거나 입력된 정보를 단순히 그대로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주어진 질문과 맥락을 바탕으로 텍스트를 생성하거나, 주어진 텍스트의 다음 단어나 문장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대화 상대방과의 이어진 대화 과정에서 대화와 관련된 상황을 인식하고 일관성 있는 응답을 생성할 수 있다고 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 4차산업혁명시대의 도래와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달로 인류사회가 급변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있어 왔지만, 챗GPT의 이런 특성 때문에 그동안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더 짧은 시간에 거의 모든 직업군이 AI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AI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생산성이 향상되기도 하겠지만, AI가 기존의 3억 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대체하고 미국과 유럽의 일자리 중 3분의 2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우 사람이 하던 기존 업무 중 25~50%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하면서, 분야별로는 사무 및 경영의 46%, 법률의 44%, 건축 및 기술의 37%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영향으로 가장 많이 사라질 직업은 회계사이고, 다음으로 수학자, 통역사, 작가 등이 가장 많이 사라질 직업군이라고 보도했다. AI와 관련된 이런 예측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AI에 일자리를 뺏기지 않을까하는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하는데, 세무사를 포함한 전문직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언론진흥재단이 20대에서 50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발달이 특정 직업군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세무사와 회계사가 사라질 위기의 직업군 4위에 꼽혔다고 한다. 

이런 차에 국세청도 지난 3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2023년 제1차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서 디지털 혁신의 일환으로 AI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납세자가 세무서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신속하고 편리하게 세금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 계획에 따르면, 사업자가 창업에서부터 세금의 신고납부, 상담까지 모두 모바일에서 가능하도록하고, 영상통화와 카메라를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사업자등록 현지확인이나 전자신고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한다. 거기에다 모바일 홈택스는 일반 기업 서비스의 AI 비서와 같이 대화형으로 신고가 가능하도록 바뀌고, 국세청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빅데이터 세무정보를 바탕으로 개인별로 10여개의 메뉴를 알고리즘으로 추천하는 맞춤형 포탈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한 조세전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 참석했던 한국세무사회 원경희 회장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 없는 쉽고 편리한 홈택스 개편’이라고 표현된 국세청 챗GPT 홍보문구에 대해 “세무사 등 세무대리인의 필요성을 전부 무시한 채, 세무사가 향후에는 없어져야 할 납세협력자로 인식되도록 하는 부정적인 용어라고 생각한다”며 강력히 개선을 요구했다고 한다.

국세청에 대한 한국세무사회의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조세전문 언론에서는 국세청이 도입하기로 한 인공지능화된 국세청 홈택스서비스가 현재 시중에서 제공되고 있는 각종 유료 세무서비스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우려처럼 과연 AI가 제공하는 고도화된 세무서비스로 인해 세무사라는 직업은 사라지고 말 것인가?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텍스트나 이미지 등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지칭하는데, 그 중에서도 방대한 대화 스타일과 문장 구조를 미리 학습해 인간과 유사한 대답을 생성할 수 있도록 특화된 모델이 바로 챗GPT라고 한다. 

생성형 AI의 이런 강점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AI의 편향성과 정보의 부정확성, 오남용에 따른 윤리적인 문제 등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현재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챗GPT의 경우에도 계속되는 학습과 종합적 추론을 바탕으로 거의 창작에 가까운 결과물을 산출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반면에 챗GPT는 확보된 데이터 기반으로만 응답을 생성할 수 있는데다가 그 확보된 데이터의 출처마저 명확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에 챗GPT가 제공하는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의 이런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세무사나 회계사와 같이 AI로 인해 사라질 위험이 큰 직업군이라고 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싶다. 

한 예로 AI의 등장으로 사라질 직업군 중 수위에 오르내리는 회계사의 경우에도 AI가 오히려 회계부정이나 자금횡령 등을 적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반면에, AI가 감사의견에 필요한 감사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는 이유로 회계사라는 직업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회계사와 더불어 세무사라는 직업이 AI로 쉽게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마도, 신고서 같은 서류작성이나 장부작성 등 단순반복 업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AI가 세무사업계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세무사법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세무사의 직무를 보면, ‘조세에 관한 신고·신청·청구(불복청구 포함) 등의 대리’, ‘세무조정계산서와 그 밖의 세무 관련 서류의 작성’, ‘조세에 관한 신고를 위한 장부 작성의 대행’, ‘조세에 관한 상담 또는 자문’, ‘세무관서의 조사 또는 처분 등과 관련된 납세자 의견진술의 대리’, ‘「소득세법」 또는 「법인세법」에 따른 성실신고에 관한 확인’ 등이 있다. 

세무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세무사의 직무 중에 상담이나 자문, 의견진술 등은 단순한 세금계산이나 서류작성의 차원을 넘어 법률과 회계, 세무실무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바탕으로 납세자가 처한 상황이나 가족 간의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창의적인 맞춤형 결론이 필요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런 분야는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AI가 대체할 수 없는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세무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세무사 개개인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고난도의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세무사 개개인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AI의 능력을 따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세무사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한국세무사회와 같은 회원단체가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AI에 대처할 수 있는 세무플랫폼을 구축해 회원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세무사회 같은 공신력 있는 단체에서 제대로 된 세무플랫폼을 구축하고 조세전문가인 세무사가 그런 시스템을 이용해서 내실 있는 세무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부실 세무대리로 인한 납세자 피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마침 다가오는 6월에는 회장을 포함한 한국세무사회 임원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AI로 인해 급변하는 세무대리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집행부가 꾸려지길 기대해 본다.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 현) 세무회계 조이 대표세무사
• 현)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법무서비스지원단 전문위원
• 현)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우회 회장
• 전)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 국립세무대학 내국세학과 졸업
•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 호주 시드니대학교 로스쿨 졸업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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