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7-20 12:36 (토)
[국세 칼럼] 세수 감소 현실화, 대책은 경기 활성화와 지출 구조조정
[국세 칼럼] 세수 감소 현실화, 대책은 경기 활성화와 지출 구조조정
  •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 승인 2023.04.2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수 감소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2월 세수가 1년 전에 비해 22.5%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조7000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소득세(-19.7%), 법인세(-17.1%), 부가세(-30%) 등 이른바 주요 세목이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3월 말에 신고가 끝난 법인세가 희망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부진한 기업실적을 참작하면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기획재정부 재정정보공개시스템(열린재정)에 따르면 정부가 예상한 올해 국세 수입은 400조5000억원이다. 이처럼 정부가 예측한 올해 국세 수입의 증가율은 지난해 결산(395조9000억원) 대비로는 1.2%, 본예산(343조4000억원) 대비로는 16.6%에 이른다. ‘역대급’으로 세수가 초과했던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은 액수다. 

지난해 8월, 이 같은 국세수입 전망이 나오자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연간 13조원에 이르는 감세정책 영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있었으나, 당시 추경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2%대 실질 경제성장과 3%대 물가상승 영향까지 감안해도 지난해(추가경정예산 기준) 대비 1%대 국세수입 증가율은 무난히 달성 가능하다는 설명을 했다.

하지만 그런 정부 예측은 빗나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2월 국세 수입 진도율은 13.5%다. 최근 5년 평균 진도율(16.9%)보다 3.4%포인트 낮다. 진도율이라는 것이 연간 목표 세수 대비 징수실적으로 올해 400조 5000억원의 국세수입 목표를 2개월간 13.5% 달성했다는 뜻이다. 매달 똑같은 액수의 세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연말 진도율은 81%에 불과하다. 3월부터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세금이 들어온다 해도 올해 예산안 반영 세수입보다 20조원 이상 부족한 셈이 된다.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세수 결손이 날 상황이다.

이 같은 세수 감소는 한국 경제 곳곳에 빨간불이 들어왔음을 나타내는 종합 신호라는 점에서 크게 우려스럽다.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데 세금이 잘 걷힐 리 만무하다. 법인세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의 실적 악화가 뚜렷해지면서 국세의 약 25%를 감당하는 법인세에 탈이 나게 생겼다.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으로 작년보다 96% 하락한 6000억원을 기록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증권가에서는 상당수 기업이 1분기에 ‘실적충격’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문제는 단기간에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한국 경제를 강타한 반도체 불황의 골은 깊다. 수출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해외 투자은행(IB)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1%로 우리 정부 전망치 1.6%보다 훨씬 낮다고 전해진다. 경기가 나빠지면 세수도 덜 걷히게 되는 것은 뻔하다. 게다가 지난 정권에서 시작된 부동산 중과세 조치의 정상화를 추진 중인 만큼 부동산 관련 세수가 늘 것 같지도 않다.

이런 여건으로 볼 때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온 감세정책과 더불어 건전재정 기조도 위태롭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국세 수입이 연평균 7.6% 늘어난다는 가정 아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50%대 중반 이내로 관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걱정스럽게도 올해 꺾인 세입 증가율이 내년 이후 크게 반등하지 않는 한 지켜내기 어려운 목표로 여겨진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세수 감소 속도를 늦추려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한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단계적으로 축소·폐기하고, 종합부동산세 공정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환원하는 내용 등이다. 하지만 전체 국세 수입에서 종합부동산세와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합쳐 4% 남짓(올해 본예산 기준)에 불과하다. 3대 세목인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수입이 회복세를 타야 세수 결손을 막을 수 있는데 그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올해 GDP 성장률 예측치가 1%대로 내려앉은 데다 자산시장과 기업실적, 내수 경기 모두 빠르게 얼어붙고 있어서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심각한 경제 상황과 세수환경과는 달리 정치권에서의 재정의존은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연간 수십조 원 예산이 드는 포퓰리즘성 법안들이 줄줄이 입법되는가 하면 공약이 추진 중인 사안도 만만치 않다. 여야는 원수처럼 싸우다가도 포퓰리즘 정책이나 선심성 복지 SOC 사업, 자기들 밥그릇 챙기는 일에는 한 몸처럼 움직인다. 여기에다 악화한 건강보험 재정을 정부 재정으로 메워주는 법안도 중점 추진 법안으로 선정돼 있다. 제도가 잘못됐으면 고쳐야 할 것을 손쉬운 선택으로 재정투입 카드를 쓰는 것이다. 우려되는 정치권의 씀씀이는 한둘이 아니다.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올리고 청년에게 매달 수당을 지급하는 법안을 추진하는가 하면 대학생 학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법안도 진행 중이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이에 대한 대안의 핵심 역시 재정투입이 최우선으로 검토되고 있다. 돈 나올 곳은 생각하지 않고 쓸 곳에만 올인하는 모양새라 보통사람이 보기에도 우려스럽기만 하다. 

그렇다면 ‘세수 결손’ 난국을 돌파할 묘책은 있을까? 세수가 부족하면 가장 먼저 가능한 방안은 국채발행일 것이다. 쉽게 말해 빚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정부 5년 동안 국가부채가 천정부지로 높아졌다고 비난해온 현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채우기 위해 빚을 낸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010년 29.7%에서 꾸준하게 늘어 2016년 36.0%로 높아졌고, 2021년에는 46.9%까지 치솟았다. 채무액수도 2020년 846조이던 것이 작년에는 1000조를 넘어섰고, 올해는 무려 11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빚내서 쓰고 그 대가로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정책이라 볼 수 없다.

그렇다고 대대적인 감세 정책의 축소나 증세 전환 같은 경기 역행적 수단은 현 경제 상황에서 정부가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수입에 맞추어 지출을 줄여야 한다. 정부 살림이나 일반가계나 크게 다를 바 없다. 수입이 줄어들면 당연히 소비를 줄여야 한다. 재정지출의 누수가 없는지를 점검하는 등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우선 대통령실을 필두로 각 부처 장관이 머리를 맞대고 지출을 줄이는 묘안을 짜내야 한다. 2023년 중에 화급을 요하지 않거나 불요불급한 예산부터 찾아내 줄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그 다음으로 대통령의 선심성 공약에서 비롯되는 예산의 집행을 보류해야 한다. 그래야 국회의원들의 선심성 공약들에 대한 이해를 구할 수 있다. 국민의 대표인 입법부의 국회의원들은 지역 민원사업의 해결을 최우선시하고 있으므로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따라서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에게 예산집행이 늦어지는 이유를 설득할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 당정 협의를 통해 설득하면서 선심성 예산을 포기하는 진실성을 먼저 보여줘야 국회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다. 행정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입법부를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징세 부처인 국세청의 역할이다. 세수 결손을 두고 가장 긴장하는 부처는 역시 국세청일 것이다. 세수는 국세청의 ‘존재 이유’로 인식될 만큼 엄연한 지상과제이고 부담이다. 그러나 자진신고 납세제도에서 세수 부족에 대한 국세청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부족한 세수를 채우겠다고 세무조사에 의존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인 대응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렵고 납세자 형편이 바닥인데 면전에 세금징수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실질적인 효과도 없을 뿐더러 국가 세입기관의 이미지만 실추시킬 수도 있다. 세수 결손을 전해 들은 납세자들은 걱정부터 앞선다고들 말한다. 그 이유는 부족한 세수를 채우기 위해 ‘국세청이 이 핑계 저 핑계 갖다 붙여 세무조사 칼날을 휘두르지 않을까?’라는 우려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세청이 세수 부족 우려에 맞닥뜨리면 해왔던 관행의 학습효과다. 납세자는 올해만 세금 내면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영원한 고객이다. 이럴 때는 국세청이 납세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과세의 사각지대를 찾아 조용하게 세정을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경기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국회가 할 일이 있다. 재정준칙의 법제화를 서두르는 일이다. 재정은 국가경영의 핵심이며 국민경제 최후의 보루다. ‘2022년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관리재정수지는 117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다.

최근 3년간 적자액이 무려 319조 6000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속도를 생각하면 급속한 국가채무 증가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적정선에서의 재정지출은 경기 회복에 필수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브레이크 없는 재정지출은 막아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재정준칙 관련 법안은 8개월째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더 꾸물거릴 여유가 없다. 내년에는 총선까지 있어 빚을 갚기보다 지출을 늘리는 데 치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더 이상 재정준칙 제정을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세수 결손으로 재정 운용 계획에 차질이 우려되자 정부도 걱정일 것이다. 하지만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손쉬운 증세에만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 경기는 더욱 위축되고, 세수도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수 결손 문제의 근본적인 대책은 경기 활성화와 지출 구조 조정이다. 경기가 살아나면 증세 없이도 세수가 자연히 늘어나는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경제 살리는 정책과 함께 급하지 않은 공공 지출을 과감하게 줄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때다.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 국세청 국장 명예퇴직
• 세무사(세무법인 정담 대표) 
• 경영학박사 
• 수필가   
• 가천대 대학원 겸임교수 
• 서울세무사회 자문위원장  
• (사)건강사회운동본부 감사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master@intn.co.kr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 2층(서교동,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