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7-18 17:30 (목)
[국세 칼럼] 유류분제도에 대한 소고
[국세 칼럼] 유류분제도에 대한 소고
  •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 승인 2022.08.19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필자의 사무실에 상속세 상담을 위해 고객 김서운(가명) 씨가 찾아왔다. 형제를 둔 김서운 씨의 아버지는 2013년에 김서운 씨의 형에게 10억 원가량의 아파트를 증여했다. 이후 아버지는 2019년 3월 돌아가셨고, 남은 상속재산은 얼마되지 않았다. 

김서운 씨의 형은 증여받은 아파트 때문에 상속세 신고를 했다. 이후 김서운 씨는 상속개시 당시 형이 증여받은 아파트가 16억원 정도란 것을 알고 형에게 유류분을 요구했으나, 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운했던 김서운 씨는 형제간의 의를 상해 가면서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했고, 소송 끝에 2021년 3월 유류분 청구 대상이 된 재산을 현금 5억원으로 반환받았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세무서에서 돌려받은 부분에 대해 세금을 내라는 연락이 왔다고 했다. 상속세는 이미 냈는데, 또 무슨 세금을 내야 하는가 하며 상담 차 찾아온 것이었다.

지난해 2분기에 공개한 국세청의 ‘2021년 국세 통계’에 따르면 전년도 상속세 신고는 1만 4,951명, 상속재산총액은 66조원이다. 지난해 증여세 신고도 26만 4000건, 증여재산총액은 50조 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직계존비속 사이 증여 신고는 15만 5638건, 작년 신고에 기재한 증여재산총액에 10년 이내 동일인으로부터 받은 재산을 합친 ‘증여재산총액 등’은 52조 7716억원이다. 2020년 신고 때보다 2만 7000여 건, 8조 8000억원 가량 늘었다.

한편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부모 사망 후 유산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가족 간 충돌이 발생해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가 제기된 건수는 2020년 기준 2095건에 달한다. 상속 관련 소송이 5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즉, 상속에서 위 김서운 씨의 경우에서처럼 특정 상속인 일부에게만 상속이 이뤄졌을 경우, 공평하지 않은 재산 분배에 대한 첨예한 갈등이 발생하는 일이 늘고 있다.

 

□ 유류분제도의 의미와 청구권 행사
 최근 들어 김서운 씨의 경우처럼 유류분제도를 활용하는 상속인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증여나 유증에 의해서도 침해되지 않는 상속재산의 일정 부분으로, 일정한 범위의 상속재산을 유류분 권리자에게 유보해 두고, 그 한도를 넘는 유증이나 증여가 있을 때는 그 유류분 권리자가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유류분제도의 취지는 비록 상속재산이 피상속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생을 살아가면서 가족 전체의 협력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상속인에게 최소한의 재산이 돌아갈 수 있도록 유언 또는 증여로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제도는 상속인의 입장에서는 피상속인이 어떠한 유언을 남길지라도 상속인이 최소한의 상속분을 차지하게 될 일정한 몫의 재산이 확보되는 것이다.

유류분권을 가지는 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형제자매이다. 유류분의 비율은 피상속인의 배우자나 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이며,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이다. 다만, 2021년 11월 9일 입법예고 된 민법개정안(현재 국회계류 중)에서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유류분 상속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상속개시 시에 있어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의 전액을 공제해 이를 산정한다. 이 경우 증여는 상속개시 전의 1년간에 행한 것에 한하지만,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를 한때에는 1년 전에 한 것도 포함한다.

또, 유류분 반환청구는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할 수 있고 이 경우 의사표시는 침해를 받은 유증 또는 증여행위를 지정해 이에 대한 반환청구의 의사를 표시하면 족하고, 그로 인하여 생긴 목적물의 이전등기청구권이나 인도청구권 등을 행사하는 것과는 달리 그 목적물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유류분반환의 청구권은 유류분 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내에 하지 아니하면 시효에 의하여 소멸한다. 또 상속이 개시한 때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도 소멸한다.

 

□ 유류분반환에 따른 추가적 세금부담 
피상속인의 증여에 의하여 재산을 증여받은 자가 증여받은 재산을 유류분 권리자에게 반환하는 경우 그 반환한 재산가액은 당초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므로 그 반환한 증여재산에 상당하는 증여세는 취소되어 환급 등이 되며, 유류분을 반환받은 상속인은 유류분으로 반환받은 당해 재산에 대해 피상속인의 사망일에 상속받은 것으로 보아 상속세 납부의무를 진다.

앞에서 김서운 씨의 경우 아버지의 상속세 신고를 할 당시 형이 증여받은 재산 시가를 증여 당시 시가인 10억원으로 산정했을 것이다. 그런데 형의 아파트가 재개발지역으로 선정돼 20억원까지 급등하면서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 변론종결 시 유류분 부족액이 5억원이 된 것이다. 김서운 씨는 형이 증여받은 아파트 일부를 현금으로 반환받으면서, 아파트 가액이 변동이 있었으므로 추가납부할 상속세와 양도소득세 등이 발생하게 된다. 

한편 유류분 권리자가 유류분을 포기하는 대가로 다른 재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유류분 권리자는 유류분에 상당하는 상속재산을 다른 재산과 교환한 것으로 보아 피상속인의 사망일에 그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와 양도소득세 납세의무가 있게 되고, 유류분을 다른 재산으로 반환한 수증자도 당초 증여재산이 아닌 다른 재산으로 반환한 경우에는 교환으로 보아 그 다른 재산에 대하여 양도소득세 납부의무가 있게 된다.

또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재산에 대해 유류분 청구에 따라 유류분반환의무자가 유류분 권리자에게 현금으로 반환할 때 시가보다 저가로 반환하는 경우에는 부당행위계산 규정이 적용돼 시가를 양도가액으로 하여 유류분 권리자에게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

 

□ 유류분제도 개선의 필요성 및 방향
유류분제도는 1977년 개정민법에 도입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장남 중심의 농경사회로 피상속인 한 사람이 소유한 재산으로 일가족 모두가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피상속인이 남는 가족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유언으로 재산을 일부 상속인에게만 남기거나 제3자에게 처분하게 되면 상속에서 배제된 상속인들은 그 생계가 매우 위태로워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상속인들이 상속재산을 형성하는데 기여한 부분을 존중하고, 상속인들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유류분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가족공동체의 생존권 보장의 측면에서 도입된 만큼 직계비속과 직계존속뿐 아니라 함께 형제자매도 유류분 권리자로 순차적으로 포함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유류분제도가 과거에는 장남 등에게 대부분의 재산이 생전에 증여되거나 유증을 통해 상속되어 의미가 있었지만 근래에는 이러한 예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고, 특히 생전에 기부 등을 한 경우에 상속인은 기부받은 단체에도 유류분에 해당하는 만큼을 청구할 수 있어 계속해서 논란이 불거졌다. 유류분제도가 헌법에 위반 여부의 가장 큰 쟁점은 피상속인 자신의 재산처분권과 상속인들의 보호라는 이념의 충돌이다. 더 나아가, 과거와 달리 가족 간의 유대가 훨씬 느슨해지는 시대적 흐름에 비추어볼 때 과연 핏줄이라는 것만으로 상속인들을 보호해야 하는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제22부는 유류분 관련 조항인 민법 제1112조 등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면서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는데, ‘개별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해 유류분을 정하거나 유류분 비율을 조정하는 방법으로도 유류분제도의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음에도 현행 유류분제도는 일률적으로 유류분 비율을 정해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류분제도는 대가족 개념을 전제로 한 제도이다. 1977년 피상속인의 무사려한 유증으로 인하여 본처와 그 자녀들이 생존권적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지만, 경제력이 많이 커진 작금에는 오히려 경제적 능력이 충분한 자녀들이 기부된 재산을 피상속인의 의사에 반해 되찾아 온다든지 자녀들 사이에 재산 싸움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 유류분제도는 피상속인이 재산권을 기부를 통한 사회환원을 하는데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첫째 개별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현행 유류분 비율을 조정해야 하고, 둘째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상속인 사망 시 일정 연령(예:만 20세) 이하 자녀에게만 유류분권을 인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의 기부 의사나 유언의 자유가 쉽게 침해받지 못하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본다.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국세청 국장 명예퇴직  
•세무사(세무법인 정담 대표) 
•경영학박사 •수필가   
•가천대 대학원 겸임교수 
•서울세무사회 자문위원장  
•(사)건강사회운동본부 감사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master@intn.co.kr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 2층(서교동,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