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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영 칼럼] 윤석열 정부 첫 세법개정을 보는 시각
[정창영 칼럼] 윤석열 정부 첫 세법개정을 보는 시각
  • 정창영 주필
  • 승인 2022.06.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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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마조마 하다. 
윤석열 정부가 자유와 공정을 외치며 힘차게 출발했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은 난감하다. 무엇보다 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급박하다. 

나열하자면 끝이 없지만 압축하면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초대형 복합위기)의 공포다. 우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경제위기가 몰아닥치고 있다. 매일매일 경제지표를 확인하는 것이 두려울 정도다. 

윤 대통령은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경제’에 둔다고 강조하고 있고, 정부도 바꾸고 살리려 연일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상황이 이런데다 갖가지 정책예측과 전망까지 대거 가세해 경제정책 주변은 어수선하다. 

경제계의 개선 건의 주문사항도 폭주하고 있다. 마치 눌렸던 용수철이 상자 밖으로 튕겨져 나오듯 지난 정부에서 눌려있던 기업들의 누적된 경제정책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의 이름으로.

대선공약에 이어 인수위 안, 새로 출범한 경제팀 검토 안까지 속속 등장하면서 ‘정책 급변’ 불확실성이 고조된 지난 주 정부가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서둘러 발표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민주성’(민간주도성장)이 뼈대다. 특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전임 문재인 정부와는 결이 상당히 달라 당분간 ‘퍼펙트 스톰’의 난기류 속에서 새로 깔리는 길을 경험해야 한다. 조세정책 측면에서도 우선되는 ‘가치’가 확실히 달라질 전망이다.

해마다 7월이면 도래하는 딜레마가 있다. ‘세법개정’일까, ‘세제개편’일까. 정부가 그해 정기국회에 제출하는 세법개정 정부안이 통상 7월 발표되기 때문이다. 변수가 없다면 새 정부 첫 세법개정안 발표는 꼭 한 달 정도 남았다.

윤석열 정부는 조세제도 개편을 태생적으로 요구받고 있다. 확대해서 표현하면 ‘숙명’과 같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법인세까지 ‘부자 증세’의 범위로 묶어 세금을 강화하면서 기업들의 반발을 샀고, 정권교체의 기폭제가 된 ‘부동산 세제 파동’을 겪으면서 세금이 국가정책의 맨 앞으로 나왔고, 이를 바꾸자는데 ‘콜’한 윤석열 정부가 탄생했다.

실제로 새 정부 경제팀을 이끌고 있는 추경호 부총리는 조세정책과 관련해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자리를 막론하고 강조한 법인세율 인하는 그의 상징이 됐다. 민간이 활력을 찾고 경제주체로 확고하게 자리해야 하고 조세정책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추 부총리의 발언은 한결 같았고 결국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제 대강(大綱)만 발표했던 경제정책 방향에서 조세분야를 보다 상세하게 구체화한 올해 세법개정안(또는 세제개편안)을 이르면 내달 접하게 된다. 법인세율 인하를 비롯해 굵직한 내용은 이미 다 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승부는 디테일에서 난다’는 말처럼 올 세법개정의 경우 법인세율 인하를 뛰어 넘는 예민한 이슈가 할 둘이 아니다. 

그만큼 정부 세법개정안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조세전문가들이 정기 세법개정을 ‘루틴’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평범한 해에도 세법개정안 요강만 책으로 한 권 분량인데 올해는 경제정책 운용방향 자체가 변혁을 꾀하는 해이다. 그것도 전임 정부와 거의 정반대의 결로 갈아타는 형국이어서 관심고조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엄중한 시기에 정부는 빠르면서도 신중해야 하고, 학계와 조세전문 언론 역시 쉬지 않고 심도 있게 분석하면서도 적기에 신호를 알려야 한다. 이 시대 우리 세법의 역할을 감안한다면 주어진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여·야 따지고 어영부영할 상황이 정말 아니다.

 

솔직히 아슬아슬하다. 
새 정부가 규제완화와 민간 활력을 강조하면서 경제계는 엄청 바빠졌다. 심각한 경제위기가 예고되는 상황인데다 글로벌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요구사항이 급증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경제단체별로 직접 또는 산하 연구기관을 동원해 경쟁적으로 발표한 ‘개선요구’ 자료를 보면 한마디로 ‘나올 수 있는 것은 다 나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직접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과세대상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는 조세법률주의 근거인 세법마저도 규제의 범주에 넣고 개선과 완화를 주문하고 있다. 심지어 가장 ‘센 규제’가 세금이라는 논리마저 나오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이니 기업 효율을 막는 것은 모두 ‘과도한 규제’로 모는 분위기마저 형성됐다. 정상적인 규제와 불가피하게 꼭 필요한 규제 가릴 것 없이 ‘불편하면 규제’로 몰아붙이며 개선(혁)을 요구하는 풍조마저 나오고 있다.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접한 한 조세전문가는 ‘경제단체가 돌아가며 건의했던 단골메뉴가 거의 다 들어가 있다’고 평했다. 실제로 전경련은 지난 달 법인세법 핵심 개선과제를 ‘타겟팅’하며 발표했는데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거의 다 들어갔다. 우연일까, 절실했던 것일까. 

예상대로 순서 맞춰 등장한다. 법인세 관철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이제 ‘해묵은 민원’인 상증세 완화에 집중 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을 정부가 많이 가져가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법인세 완화가 당장 급하다는 주장에 고용까지 연결시켜 법인세 완화를 관철하자마자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 불편한 단계로 넘어 가고 있다.

이번 주 경제계가 집중적으로 쏟아내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요구도 곱게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이 법의 정의와 개념, 용어까지 바꾸자는 건의가 줄을 잇고 있다. 

정부는 기업 활력을 입에 달고 있고, 경제계는 요구 건의를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제도와 정책을 치밀한 검토 없이 덜렁 시행했다가 ‘쪽박’ 차는 결과를 우리는 불과 얼마 전 생생하게 경험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시절 운’이 없다. 신중하게 신속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걱정이다.
5월 10일 출범한 새 정부는 아직 내각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를 떠나 결과이고 현실이다. 여소야대 국회는 ‘합의가 기적’인 분위기다. 세법개정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법인세 완화가 발표되자 야당의 일성은 ‘MB 시즌2’였다. 대표 메뉴에 고춧가루가 ‘확’ 뿌려질 태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여·야는 물론이고, 정부도 제기된 문제에 대한 ‘합의 능력’이 바닥수준이라는 점이다. 진영정치 이후 더욱 심해진 상황인데 갈등을 깔고 가는 이른바 ‘갈등 일상화’에 아주 익숙해져 있다.

윤석열 정부 첫 세법개정에는 꼭 넣어야 할 3가지가 있다. 현실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극복 전략’과 우리경제의 도약 발판을 위한 ‘미래 비전’이고, 정말 중요한 것은 ‘양극화 해소’다. 경제위기는 예외없이 양극화를 급가속 한다. 이것이 흔들리면 국민이 돌아선다. 그 다음은 설명하지 않겠다.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일종의 명제다. 

의욕이 충만하고 급하다고 해도 5월 출범한 정부가 7월에 대규모 세제개편 ‘작품’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다행인 것은 국민은 언제나 ‘진솔한 정부’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

 

정창영 주필
정창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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