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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영 칼럼] 윤석열 정부의 출범…‘통합과 협치’ 새겨야
[정창영 칼럼] 윤석열 정부의 출범…‘통합과 협치’ 새겨야
  • 정창영 주필
  • 승인 2022.05.11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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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정치의 시간’
- 윤 대통령, ‘통합과 협치’ 국민명령 새겨야

정치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정치 블랙홀’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어쩌면 이 시간은 예약된 마감(종료) 시간이 없다.
정권이 바뀌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큰 흐름이 정치의 범위 안에서 형성되지만 내용은 외교·안보·경제·사회·문화·인권 등 세부적으로 나뉘어져 정책으로, 실무로 차분하게 풀어가야 맞다. 

이런 흐름이 존중되고 보장될 때 그 과정과 결과를 국민이 실감하면서 이를 다시 정치에 대한 평가로 이어가는 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이것이 곧 건전한 선순환 민주주의의 구도다. 

요즘 정치권과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가장 관심 있는 주제는 ‘정치’가 됐다. 결과적으로 정치가 모든 것을 다하기 때문이다. 당장 민생을 위협하는 거대한 파고가 밀려오는데도 관심은 정치에만 쏠려 있다. 입으로는 정치혐오를 말하지만 밀려드는 정치 이슈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지금 세계 경제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각종 지표가 근접내지 추월하고 있고, 당분간 뚜렷한 반전의 조짐은 없고, 언제까지 이어질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인데도 ‘위기’를 실감하며 대응에 나서려는 목소리는 아주 작게 들린다.

정권 교체기 특성상 정치적 이슈가 관심일 수는 있지만 밀물이 이렇게 밀려드는데도 빨리 나오라는 말을 제대로, 목청껏 외쳐주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저기 물 들어오네.” 수준이고 “물이야 늘 들고 나는데 뭘….” 정말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이 정도면 국민 담력이 대단해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5년 업적을 방대한 규모의 백서로 남기며 재임기간동안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이 편해졌고 모든 면에서 좋아졌다는 ‘주장’에 열을 올렸다. 끔찍하게 챙겼던 지지율은 대통령 당선 당시 득표율 수준을 퇴임 때까지 유지했고, 야당이나 전문가들이 지적한 실정 내지 부족했던 대목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하며 ‘이제는 잊히고 싶다’고 말을 남기며 떠났다.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한 때 유행했던 광고 카피처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소회를 남기고 싶었던 모양이다. 판단은 국민이 할 몫이지만….

새로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시작부터 난관을 맞고 있다. 이 상황에서는 제대로 한걸음조차 떼기가 쉽지 않다. 취임과 동시에 전국 지방선거도 기다리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현 대통령제도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지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극히 제한적이다. 대통령이 막강한 ‘권력’은 갖고 있지만 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틀 자체가 닫혀 있는 상황이어서 새 술을 붓고 싶어도 담아낼 그릇이 변변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쉽게 무리수가 동원되는 ‘하급 정치’가 발호하기 쉽다. 그동안 수없이 경험해 국민들이 진저리를 쳤고 너무 많이 접해 어색하지 않는 장면이다.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즉 ‘내로남불’이다.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가 언론에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섬찟’하게 들렸던 단어가 있다. 거침없이, 자연스럽게 쓴 ‘우리 쪽’과 ‘그 쪽’이라는 표현이었다. 물론 무슨 의미로 하는 말인지는 알겠지만 왠지 심각한 ‘갈등’을 담고 있는 의미로 다가와 몹시 불편했다.

정치가 이슈의 맨 앞에 서고 ‘우리 쪽’과 ‘그 쪽’으로 진영이 갈라진 상황에서는 솔직히 백약(百藥)이 무효(無效)다. 그동안 숱하게 경험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에서 경험했듯 ‘정치적 이성’은 쉽게 무너지고 마비된다. 이성이 무너지면 어떤 세상이 오는지는 설명이 필요 없다.

이제 식상한 단어가 됐지만, 문재인 정권 출범과 함께 국민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기대는 부정의 의미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지난 정권에서 국민들은 처음 겪는 상황을 참 많이 경험했고 ‘무리수’를 두는 장면도 수없이 목격했다. 결국 선(線)을 넘는 정치에 대해 국민은 냉정한 심판을 했고 정권교체로 결론을 냈지만 그 후유증은 결코 간단치가 않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확고하게 선을 그으며 철저하게 나눠진 진영은 두고두고 화근거리가 됐다.

                                                                         

정치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이 됐지만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책을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흐리다. ‘우리 쪽’에서 추진하면 ‘그쪽’은 극렬반대의 입장이 되는 것은 이제 상수로 자리 잡았다. 늘 다툼과 싸움만 존재한다.

국민 먹고사는 민생정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균형과 견제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강행과 반대의 구도가 고착된 상태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며 국민에게 약속한 정책을 과연 어떻게 펴 나갈지 궁금하고 걱정스럽다.

취임하는 대통령을 두고 ‘허니문’이나 ‘꽃길’을 말하기보다 걱정과 궁금함을 먼저 꺼내기가 미안하지만 현실은 엄연한 현실이고 그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앞에 결과를 내야한다.

선거에서 드러났듯 거대 야당이, 국민의 절반이 선을 긋고 갈라져 있는 상황에서는 공정과 상식, 선의(善意)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 조각과정에서부터 한계가 실감되고 있다.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처리에서 보듯 야당은 입법 권력을 틀어쥐고 전투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진영의 뜻 앞에서는 여론도 논리도 무색해지고 오직 ‘우리 쪽’의 주장과 필요만 보고 가는 분위기다. ‘검수완박’ 과정을 상식과 공정, 논리로 설명할 수 있겠나. 

문제는 그 법이 입법됐고, 정부가 실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검찰개혁 원론에 많은 국민이 공감했고, 낡은 제도를 버리고 새로운 제도의 마련을 열망했지만 결과는 누더기 ‘검수완박’ 법으로 됐다. 그걸 검찰개혁의 과실로 국민에게 던져진 것이다. 야당은 조목조목 반박하며 애써 저지하려 했다지만 국민에게 돌아 간 결과에는 변함이 없다.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되고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한다.

어느 시대든 난관과 시련은 피할 수 없고, 지도자(대통령)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드릴 것을 드려야 한다. 그래야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

                                            Ⅲ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과 새 정부가 펼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국정과제를 꼼꼼하게 짚어봤다. 국가와 국민에게 소중한 내용이 빼곡하게 들어있다. 국민에게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대통령의 각오는 이를 하나도 소홀함 없이 챙길 것이다.

문제는 계획과 의도가 아니고 펴 나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거쳐 맺게 할 결과다. 대통령이 꼭 해야겠다고 판단했지만 되지 않았다면 결과적으로 안 된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정책이 시도되자마자 불화살이 날아들고 국민 절반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노려보는 형국이다. 국민을 나누고 갈라치기한 결과지만 탓할 수만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전부터 통합과 협치를 요구받고 있다. 이는 요구가 아니라 국민적 명령에 가깝다. 태어난 환경이 그렇다. 윤 대통령이 처음부터 끝까지 잊어서는 안 될 대목이다. 

쫓기 듯 서둘러 ‘직진’을 고집하는 것은 취임 전 강행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 한 번으로 끝내야 한다.

 

정창영 주필
정창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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