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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칼럼] 저출산 문제와 증여세
[국세칼럼] 저출산 문제와 증여세
  •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 승인 2022.04.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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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지난 3월에 발표한 ‘2021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이 0.81명으로 전년대비 0.03명 감소했다고 한다. 

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2019년 기준으로 OECD 38개국의 합계출산율이 평균 1.61명인데 비해,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유일하게 1명을 밑도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리고 첫째 아이를 출산한 어머니의 평균연령도 32.3세로 전년대비 0.1세 올랐다고 하는데, 첫째 아이를 출산한 어머니의 평균연령이 26.2세이던 1993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2021년 혼인 건수는 19만3000건으로 전년대비 9.8% 감소했는데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혼인 건수가 20만 건에 미치지 못하게 된 것은 2021년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리고 평균 초혼 연령도 남자는 33.4세, 여자는 31.1세로 전년대비 각각 0.2세와 0.3세가 올랐는데, 이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1.5세와 2세가 상승했다고 한다. 

이렇게 결혼적령기에 있는 젊은층이 결혼을 아예 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결혼해도 아이를 늦게 낳거나 적게 낳으려고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역시 취업난과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주거비나 양육비 등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은행인 제퍼리스 금융그룹(JEF)이 베이징의 한 연구소의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한국이 세계에서 양육비 부담이 가장 큰 국가에 해당된다고 하는데,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18세까지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이 1인당 GDP의 7.79배에 달한다고 한다. 

2013년 당시 한국의 1인당 GDP가 2만6,179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아이 한명을 출산해서 18세까지 양육하는 비용은 당시 기준으로도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2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정부가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려 180조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합계출산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젊은층의 결혼기피현상과 저출산문제로 인한 노동력 부족현상이나 경제위축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경제적 능력이 되는 부모나 조부모 등이 자녀의 생활비나 양육비 등의 일부를 부담해주고 그런 지원에 대해 증여세를 경감하거나 면제해주는 방안도 고려해볼만하다 할 것이다.

한때 우리나라 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을 빗대어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할아버지의 경제력과 아버지의 무관심, 그리고 어머니의 정보력’이 필요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실생활에서 부모가 생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부모가 손자녀의 학비 등 생활비를 부담하는 경우가 꽤 있을 텐데, 실제로 이런 경우가 발생하게 되면 세금문제는 어떻게 될까? 

최근 경제적 능력이 되는 부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모가 손자에게 유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한 것에 대해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정도의 피부양자의 생활비나 교육비로 인정할 수 없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현행 세법 규정으로는 법원의 이 같은 판결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을 텐데, 지금 우리사회가 다른 국가에 비해 더 심각하게 겪고 있는 결혼기피현상과 저출산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세법에서는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는 증여를 원칙적으로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무상으로 유·무형의 재산이익을 이전시키거나 다른 사람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재산을 무상으로 받더라도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치료비나 생활비, 교육비, 장학금, 기념품, 축하금, 부의금, 혼수용품으로서 통상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 등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비과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생활비나 교육비 등과 관련해서 민법상 부양의무자가 피부양자에게 주는 생활비 또는 교육비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것에 대해서만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학업이나 취업준비 등을 하느라 자녀가 자신의 힘으로 소득을 벌어서 결혼을 하고 출산 후 아이를 양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일반 물가상승 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동안 주택가격이나 전·월세 비용 등이 급등하다보니 결혼하면서 신혼부부 스스로 주거비용을 마련하고 자녀양육비와 생활비를 조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젊은층이 결혼을 기피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을 늦추거나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고, 이를 보다 못한 부모나 조부모가 자녀나 손자녀의 결혼비용이나 주거구입비 등을 일부 보태주었다가 나중에 증여세를 추징당하기도 한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성인 자녀가 직계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10년간 5000만원을 증여재산가액에서 공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2014년에 기존 공제금액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인상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부모 등 직계존속이 자녀의 결혼비용이나 주거비용 등을 지원하는 경우 증여재산가액에서 공제하는 금액이 크지 않다보니, 일부에서는 증여세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실제 증여임에도 불구하고 소비대차인 것처럼 위장하거나 현금으로 증여하는 등의 편법을 동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재력이 되는 부모의 경우에는 자녀에게 증여를 하면서 정당하게 증여세신고를 하고 세금을 내면서도 증여를 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데 비해, 경제력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힘겹게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세금까지 내야 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증여세제도가 아예 없거나 낮은 세율로 증여세를 과세하는 경우도 있고, 한시적으로 주택구입자금 명목으로 자녀에게 증여 시 한시적으로 일정 금액에 대해 증여세를 면제한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취업난과 주거비나 자녀양육비 등의 부담으로 인해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출산율 저하문제 등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부모나 조부모 등이 자녀에게 결혼비용이나 주거구입비 등을 지원하는 경우 일정금액에 대해 증여세를 경감해주거나 면제해 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을 몇 가지 예로 들어보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계존속이 성인 직계비속에게 증여할 때 증여재산가액에서 공제하고 있는 금액을 현재 10년간 5000만원에서 현실적인 상황을 감안해 1억원 또는 그 이상으로 대폭 인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자녀가 결혼하는 경우 부모나 조부모가 결혼 당사자에게 지원하는 금액 중 1억원이나 2억원 등 일정금액에 대해서는 추가로 증여재산에서 공제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손자녀 출산에 대해 조부모가 양육비를 지원하는 경우 일정금액에 대해 증여재산가액에서 추가공제를 허용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정부가 저출산문제를 해결하려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결혼기피현상과 출산율 저하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녀에 대한 증여재산공제제도를 개편함으로써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예산절감도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현) 세무회계 조이 대표세무사
•현)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법무서비스지원단 전문위원
•현)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우회 회장
•전)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국립세무대학 내국세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호주 시드니대학교 로스쿨 졸업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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