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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칼럼]세무사 2차시험 ‘불공정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국세칼럼]세무사 2차시험 ‘불공정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 이종탁 논설위원·세무사
  • 승인 2021.12.30 0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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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기울어진 구조는 반드시 해소돼야!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12월 1일에 있었던 세무사시험 합격자 발표에 대한 불공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 세무사 2차시험에서 탈락한 수험생들은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에 들어간다니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성격은 좀 다르다고 하지만 12월 10일에 발표한 2022년 수능시험에서도 한 과목의 출제 오류 논란이 일어 시끄러웠다. 결국은 소송으로 해결되었지만 이와 관련된 많은 수험생들이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시험은 응시생들이 자기 인생을 걸고 도전하기 때문에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고 발표 후에는 그 후유증도 대단하다. 특히 세무사시험과 같은 자격시험은 미래의 직업선택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시험 운영의 실수를 없애고자 여러 검증시스템과 채점 오류를 막을 대책을 상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오래 시행된 자격검증시험의 경우 응시자별, 과목별 합격률 등 관련 통계가 평균에 근접하는 분포를 보이는 것이 정상적이라 할 수 있다.
 

경력자 합격비율 최근 5년 비해 4.5배 높아진 의미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개한 세무사시험 합격자 발표의 공시자료를 보면 올해 전체 합격자는 706명으로 이중 237명(33.57%)이 이번 시험에서 일부 과목을 면제 받은 ‘10년 이상 국세청 등의 경력자(이하 ‘경력자’)’다. 이 중 151명(21.39%)은 세법학1·2부를 면제받아 회계학만 응시하면 된다. 경력자가 전체 합격자의 1/3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경력자의 합격률 평균이 7.43%(2020년 6.61%, 2019년 9.93%, 2018년 4.04%, 2017년 6.03%, 2016년 10.56%)인 것을 감안하면 특이한 점으로 나타난다.

세무사시험 제도개선 연대(이하 ‘개선연대’)는 이런 통계치를 근거로 올해 치러진 제58회 세무사시험은 최근 몇 년간 있었던 세무사시험에 비해 매우 불공정한 출제와 채점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개선연대는 시험을 주관한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해 국회 특별감사를 요구했으며,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공정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20일부터 고용노동부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한 올해 세무사 시험의 출제, 채점 과정 등에 대해 특정감사에 들어갔다.

세무사시험은 1차 시험과 2차 시험으로 구분되며, 이번에 특히 문제가 된 것은 2차 시험이다. 1차 시험과 달리 2차 시험은 수리문제 풀이와 논술로 이루어진다. 1교시는 회계학1부, 2교시는 회계학2부, 3교시는 세법학1부, 4교시는 세법학2부로 구분해 실시됐다.

이번에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해명을 요구하는 부분이 세법학1부이고 이 과목의 과락률은 82.13%에 달하고 있다. 일부 과목 면제자 중 국세청 20년 이상 근무자들이 보는 시험과목인 회계학1부의 과락률이 14.60%인 것과 비교하면 민망할 지경이다. 이 두 과목의 최근 5년간 평균 과락률은 세법학1부가 42.23%, 회계학1부는 48.86%로 비슷하다.

대부분의 자격시험이 그렇듯이 세무사시험은 한 과목이라도 과락하면 다른 과목을 아무리 잘 보아도 불합격으로 처리된다. 개선연대가 공개한 불합격자들의 성적인증을 집계한 자료를 보면, 타 과목에서 합격선을 크게 상회하는 득점을 한 수험생들이 세법학1부의 과락으로 대거 불합격 처리된 것을 볼 수 있다. 세법학1부 과락자의 세부 채점사항을 보면 특히 상속세 및 증여세법 문제에서 217명 중 98명이 ‘0’점을 받았으며 나머지 탈락자들도 대부분 2점에서 6점 사이에 분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개선연대는 세법학1부 과목 채점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개선연대가 불공정성을 주장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출제문제는 저당권 등이 설정된 재산평가의 특례에 관한 것으로 법령 설명과 증여세 과세가액을 산출하는 계산과정 그리고 상속세 및 증여세의 법정결정기한을 설명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0’점을 득점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추측을 해볼 수 있다.

 

과락률 82.13%(세법학1부)와 14.60%(회계학1부)가 경력자 합격률 상승에 기여?

일부 탈락 수험생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과락률 82.13%는 매우 극단적인 수치다. 국세청 눈치를 본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세무공무원 합격자를 늘리기 위해 일반 수험생을 최대한 떨어뜨린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세법학은 논술형이라 채점자의 주관으로 점수 조정이 가능하다.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과연 이러한 조정과 조작이 요즘 같은 시대에 가능한 것일까?

어떤 과목의 과락률이 예년에 비해 특별히 차이가 난다는 것은 1차적으로는 출제측면에서 과목별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고, 2차적으로는 답안 채점과정에서의 불공정에 의심을 갖게 할 수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해당 시험 자체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할 수도 있다. 특히 모든 과목을 치러야하는 수험생과 과목면제를 받아 일부 과목만 시험을 보는 부류가 있다면 과목별 난이도 조절과 답안의 채점기준은 더더욱 엄격하고 공정해야 할 것이다.

수험생의 대부분, 특히 이번에 세법학 문제로 탈락한 수험생의 대부분은 다른 어느 세대군보다 공정과 상식을 최우선시하는 MZ세대이다. 이들이 과락률 82.13%와 일부 문제의 경우이지만 세법학1부 과락으로 탈락한 217명 중 100여명 가까이가 ‘0’점 처리된 것 등을 어떻게 이해할지 의문이다. 이러한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았기에 국민청원, 국회 앞 트럭시위와 집단 피켓시위 등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발인원 확대의 본질 왜곡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세무사시험의 선발인원이 700명으로 확대된 것은 2019년 시험부터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불어 닥친 청년실업 해소 차원에서 선발인원을 10% 이상 늘렸다. 물론 국가재정의 확대와 그에 따른 세금신고와 납세자권익보호에 필요한 인력수급의 측면도 있다. 대학에 재직하는 교수님들이 청년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소리 높여 주장했으며 이를 아우르는 합리적인 방향에 관계당국이 화답한 결과로 보인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수험생들은 세무사고시에 몰렸고 자신의 인생을 건 도전을 할 수 있었다. 세무사시험에서 합격의 영광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 보통 2년에서 4년 정도의 수험생활이 요구되고, 평균 3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필자도 예외일 수 없어 2차 시험 통과까지 꼬박 3년의 세월을 보냈다. 수험생활을 직접 경험해 보았기에 누구보다 수험생들의 애타는 마음을 잘 안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공정은 무엇일까? 필자가 수험생활을 통해 얻은 상식은 순수 고시생들은 회계학1부에 일부 면제자는 회계학2부에 강점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경력자들이 시험을 치르지 않는 즉, 세법학1·2부 시험에 아예 응시하지도 않는 세법학1부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회계학1부의 과락률이 14.6%인 반면 세법학1부의 과락률은 82.13%이다. 이를 어떻게 공정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다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석연치 않은 면이 분명 있어 보인다.

 

잘못 비춰질 것 있으면 이 기회에 손질해야

시험주관 기관은 언론에 보도된 ‘문제가 없었다’는 정도의 해명만 할 것이 아니라 합격을 예감했다 탈락한 수험생들의 좌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그들의 요구에 대해 모범답안이나 채점기준표 등을 공개하는 수준의 솔직한 답변을 주는 과정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으로 이런 과목별 난이도 문제를 조정하기 위한 표준점수제 도입 등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합리적인 전문가 선발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AICPA나 한국공인회계사 시험의 합격자 선발을 참고해 부분합격제 도입 등도 적극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수험생들의 애타는 요구에 대한 진정성 있는 답변이 있어야 하며, 과정상의 문제점이 있었다면 이를 해소하고 합리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할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제도를 살릴 방법도 영영 찾지 못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인력공단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진다.

 

 

이종탁 논설위원·세무사

•세무법인윈윈 대표
•국세동우회 자원봉사단 부단장
•대한세무학회 부학회장
•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전) 서울지방세무사회 부회장
•전)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국립세무대학 2회 졸업
•경희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이종탁 논설위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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