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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주택값 폭등, 문재인 정부 말고 진범 따로 있다
[데스크 칼럼] 주택값 폭등, 문재인 정부 말고 진범 따로 있다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11.14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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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값 폭등 배경에 부동산 이외에 돈이 갈곳 없게 만든 주범 따로 있다
— 부동산 폭등의 최대 수혜자이자 부동산시장으로 돈 몰이한 주범은 바로?
— 사모펀드투자 부실 난무…금융투자로 전재산 날린 투자자 돈 부동산으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부문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다”며 사과했다.

그런데 문 정부 부동산정책의 잘못을 평가하는 전형적인 논리들을 차분하게 정리해봤더니, 우리는 집단적 교조주의(dogma)에 빠져있는 것 같다.

가장 먼저 상식적인 것부터 따져 보자. 자본주의 체제에서 국가가 특정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을 원하는 수준으로 수렴시키는 것이 가능한가. 사실 정부는 요소수(Urea) 매점매석 금지정책은 당당하게 시도하면서도 토지나 주택 매매제한 등 재산권 제한은 시도조차 한 적이 없다. 자유주의시장경제에서는 그래선 안 되기 때문이다.아무튼 자유주의 시장경제 국가의 정부가 주택가격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부터 우리가 잘못 끼운 ‘첫 단추’다.

두 번째, 국가가 주택 매매제한 조치를 하지 않은채 세금을 올리면 ‘오른 세금이 집값에 귀착되는’ 논리를 몰랐을까 하는 점이다. 팔려면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보전받아야 하니 호가를 올리고 실거래가도 같이 오를 수밖에 없다. 집 실거래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니 팔지 않고 버티는 현상이 이어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만 이런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 세금을 올려서 집값을 내리려고 한 게 맞을까. 뻔한 이치를 모르고 그랬다면, 문재인 정부는 잘못했다기 보다는 ‘바보짓’을 한 것이다. 아니면 국민의 대다수가 집값이 올라 ‘그다지 나쁘지 않네(not too bad)’라며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문재인 정부의 잘못(?) 때문에 집값이 오른 주택보유자들은 정말 문재인 정부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무튼.

세 번째로 서울에서 오른 집값이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등으로 번지는 ‘풍선효과’라는 용어가 제법 귀에 익었다. 매수세력들이 너무 오른 서울 도심에서 철도와 고속화도로가 갖춰져 있는 수도권으로 눈길을 돌리고, 부산이나 대구 등 지방 대도시도 같은 이치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래서 맨날 서울 강남 사람들 부러워하던 수도권과 부산, 대구 등 지방 대도시 사람들과 그 주변 도시 사람들도 집값이 많이 올라 표정관리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뭐가 문제인가. 흙수저 출신 2030이 집을 살 희망이 사라진 것 빼고.

네번째, 대출규제는 ‘현금이 많은 부자들만 부동산을 살 수 있다’는 불공평 프레임을 낳았다. 집 있는 부모를 둔 2030, 현금이 많은 부자가 부모인 2030은 그러나 늘 그랬다. 늘 좋았다. 이런 불공평이 한국에서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다섯번째, 전임 정권에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다주택자들이 갭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 것을 뒷처리하는 문제도 눈썰미 있는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주제였다. 이밖에 전세대책이나 분양가상한제, 공공주택공급 등 ‘범 진보’로 분류되는 문재인 정부의 다양한 부동산정책 시도는 여러 각도에서 찬반양론의 전선을 형성하며 진행돼 왔다.

그런데, 우리는 행복추구를 전제로 전체 사회구성원의 효용 또는 후생증가를 목표로 경제문제를 분석하는 ‘후생경제학’이나, 젊어 벌어 늙어 쓰는 ‘생애소득’ 관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문제를 읽지 못한다.

가령 문 정부가 설정한 ‘부동산 투기 근절’이라는 정책 틀(frame)은 어처구니 없고 제 발등을 찍은 꼴이다. 정책에 대한 깊은 조예와 성찰이 없다보니 ‘가진자에 대한 반감’을 정책 꾸러미에 덕지덕지 붙인 꼴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기’는 ‘투자’와 어떻게 구분되는가. 누군가의 주식투자는 투기이고, 다른 누군가의 주식투자는 투자인가. 주식투자는 투자이고, 부동산투자는 투기인가.

주택을 보유한 5080에게 집은 무슨 의미인가. 대다수에게는 아마도 보유 자산의 전부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인들은 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애 자산포트폴리오와 달리 오롯이 부동산으로만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가.
바로 한국의 금융마피아들 때문이다. 금융마피아들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한국인들을 부동산시장으로 내몰아왔다.

이들은 우선 지구촌에 만연된 저금리 기조에서 은행과 제2금융권 등이 부동산, 정확히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항시적 이윤 원천으로 삼고 있다. 코로나19로 떼돈을 번 회사들은 배달앱 등 신종 플랫폼기업이거나 ‘전통적 (돈의) 플랫폼기업’이었던 은행들이다. 한국만 그런 것도 아니다. 한국 시중은행들은 이 와중에도 예대금리차를 벌려 이윤극대화를 도모, 초상집에서 폭탄주로 건배하고 가무를 즐기는 소시오패스를 닮았다는 점이 독특하지만.

한국의 금융마피아들이 고의든, 타의든 자신들이 주도하는 금융투자 판에서 국민들을 완전히 몰아낸 사실을 주택가격 폭등과 연결짓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금융마피아들은 완벽에 가까운 ‘의도된’ 무능력 혹은 누구도 쉽게 입증해 내기 어려운 사기와 같은 방식으로, 국민들로하여금 ‘완전히 넌덜머리 나는 한국의 금융투자’라는 낙인을 찍도록 했다.

기자는 몇 주 전 KB증권 프라이빗뱅커(Private Banker, PB) 직원 권유로 미국 뉴욕 도심 부동산개발신탁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자산운용사로부터 ‘현지 개발이 순조롭지 못해 투자자들이 40% 이상의 피해를 떠안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투자자 A씨를 만났다. 하나금융투자가 전체 자산거래를 주도하고 헤리티지자산운용이 설정, KB증권이 투자자를 모집한 미국 현지 부동산개발신탁 사모펀드에 평생 모은 노후자금을 투자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펀드 만기를 10개월도 남기지 않고 갑자기 자산운용사에서 “투자금의 반토막 손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원금 전액을 날린다”는 협박성 통지를 받고, ‘울며 겨자먹기’로 서명을 했다고 한다.

투자자 A씨가 기자에게 설명한 3개 금융기관들의 석연치 않은 행위와 정황은 무려 10가지가 넘는다. 대표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은 하나금융투자가 별도 1건을 포함해 미국 뉴욕 현지에서 선정한 시행사가 둘다 부실한 점이다.

우선 A씨가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중순위 투자자그룹에서 투자한 사무용빌딩 재건축 시행사로 선정한 REEC라는 시행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까지 일으킨 뒤 당초 예정된 증축허가에 차질이 생기자, 한화 76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어렵게 계약한 사업부지 임대료 지급을 거부했다. KB증권이 “1978년 설립된 회사로,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부동산 개발을 성사시키고 세계 유수 운용사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한 회사”라고 극찬했던 회사가 겨우 한화 76억원 때문에, 속칭 ‘판을 깬 것’이다. 

임대료를 내지 않자 선순위 투자자들이 돈을 빼서 빠져나갔고, 순식간에 일파만파로 펀드 손실이 기정사실화 됐다. 투자자 A씨는 “마치 짜여진 각본과 같았다”고 허탈하게 말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운이 좋아야 그나마 60%도 건지는 상황이라고 한다.

A씨 펀드는 아니지만, 하나금융투자가 호텔용 빌딩 투자를 위해 별도로 선정한 시행사는 펀드 설정 이전에 이미 뉴욕파산법원에 파산신청을 낸 회사로 확인됐다. A씨가 짜여진 각본이라고 말한 게 전혀 사실무근이 아닐 수도 있다는 방증이다.

소득 하위 90% 사람들에게 배짱을 ‘탕탕’ 튕기며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쓸어 담고, 상위 1~10% 사람들에게는 프라이빗뱅커(PB)라는 명함을 내밀며 특별 대우를 해주는 척, 평생 모은 재산을 사모펀드에 투자하게 만든 뒤 원인 규명조차 어려운 부실로 뒤덮어 돈을 앗아간다. 마치 자신들도 함께 손해를 보는듯 치장을 하지만, 누구도 진실을 알 길이 없다.

특히 해외사모펀드는 현지 소송도 어렵다. 이에 투자자들은 ‘한국 금융기관을 믿은 잘못의 대가가 수십억원 원금 손실”이라며 피눈물을 삼키고 있다. 수십년 피땀으로 모은 돈, 노후자금은 커녕 원금을 날린 참담한 심정을 당사자 말고 누가 헤아릴까.

이런 금융투자자는 다름 아닌 우리 친구, 형제, 직장동료, 이웃이다. 이렇게 당한 사람들이 지난 수십년간 얼마나 많았을까.

물론 이들 얘기를 듣고도 우리 중 몇몇은 앞으로도 잘 차려입고 극진하게 예우하는 증권사 PB들의 ‘넋을 잃게 만드는 현란한’ 구매 권유에 덥썩 펀드에 가입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금융투자는 매우 낮은 확률게임이다. 우량주식에 장기투자하는 사람도 A씨처럼 피해를 보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제 공식적으로 정답을 말 할 때다. 부동산시장으로 온 국민의 돈을 내 몬 것은 바로 금융자본이다. 그들은 한쪽에서 부실한 금융투자로 지속적으로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도록 수요를 만들면서, 그렇게 몰린 돈으로 돈놀이, ‘꽃놀이’를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런데도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올린 주범이라는 생각이 드는가.

정부는 당장 국가간 금융정보교환협정을 최대한 활용해 하나금융투자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하려고 했던 부동산개발투자의 실체와 자금흐름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 하나금융투자가 계약한 2개의 현지 시행사들은 왜 하나같이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를 보이고 부실했는지, 그들의 자금흐름을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

투자자들에게 그런 노력을 떠넘겨선 안 된다. 미국 법조계는 승자가 원고이든 피고이든, 돈을 많이 주는 쪽의 손을 들어준다고 하지 않던가.

 

미국 현지 한인언론이 하나금융투자와 헤리티지자산운용이 추진해온 뉴욕 맨해튼 사무실 빌딩 개발신탁펀드 부실에 대해 지난 10월7일 보도했다. / 이미지=선데이저널 기사 화면 캡처
미국 현지 한인언론이 하나금융투자와 헤리티지자산운용이 추진해온 뉴욕 맨해튼 사무실 빌딩 개발신탁펀드 부실에 대해 지난 10월7일 보도했다. / 이미지=선데이저널 기사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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