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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협력비용과 협조의무 위반에 대한 가산세
납세협력비용과 협조의무 위반에 대한 가산세
  •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 승인 2021.11.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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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납세협력비용 줄이기 위한 방안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 10월 27일자로 발표한 2022년도 예산안 분석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이 측정한 국세행정에 대한 납세협력비용이 2007년 기준으로 7조140억원에서 2011년에는 9조8878억원, 2016년에는 11조1179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예산정책처는 국세청에 의해 측정된 납세협력비용이 계속 증가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 지원을 위해 실시간 소득파악제도가 도입되면서 간이지급명세서 제출주기가 단축되고 소득정보가 관계부처 간 공유되는 등의 변화로 인해 사업자의 납세협력비용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세청은 납세협력비용의 측정에만 그치지 말고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예산정책처의 의견이 아니더라도 납세협력비용 축소방안에 대한 논의가 그동안 계속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납세자들은 납세협력비용이 축소되기는커녕 그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듯하다. 일반적으로 국세행정에 대한 납세협력비용이란 세금을 신고·납부하는 과정에서 증빙서류 수취나 신고서 작성, 장부작성 등을 위해 납세자가 부담하는 세금 외의 시간적·경제적 비용을 의미한다고 본다.
본래의 납세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비용뿐만 아니라 본래의 납세의무와는 무관한 자료제출 등 각종 협조의무를 납세자에게 부담시키면서 그러한 의무를 불이행한 것에 대해 가산세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경우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인적·물적 비용도 당연히 납세협력비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단순 협조의무에 불과함에도 그러한 의무를 이행한 것에 대해 세액공제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는커녕 오히려 협조의무 불이행에 대한 가산세를 부과함으로써 단순 실수나 업무상 착오 등으로도 납세협력비용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도를 홍보하고 당사자들로부터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기 보다는 새로 도입되는 제도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의무불이행에 대한 가산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다 보니 이런 문제들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에 따른 의무불이행으로 예상치 못한 가산세 부담을 안게 된 최근의 사례로는 간이지급명세서 제출의무 불이행에 대한 가산세를 들 수 있는데, 2018년 말 세법을 개정하면서 그동안 1년에 한번만 제출하던 근로소득에 대한 지급명세서를 간이지급명세서라는 이름으로 반기별로 제출하도록 하면서 미제출이나 지연제출 등에 대한 가산세도 함께 신설했었다. 

당시 간이지급명세서 제출제도가 새로 시행된 것을 알지 못해 제출시기를 놓친 납세자들에 대해 국세청이 가산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하자 일부 납세자들이 억울하다고 청와대에 청원을 올리는 등 집단적으로 대응에 나섰고 국회에서도 경제부총리를 상대로 가산세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묻는 질의가 있었는데,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가산세 부과가 불가피하지만 입법적으로 논의가 있으면 같이 논의하겠다고 답변함으로써 소급입법을 통한 구제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 후 간이지급명세서 미제출 가산세에 대한 소급 면제 법안은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그 대신 2019년분의 경우 원래 가산세 부과액의 50%를 감액해 주는 것으로 결론이 나자 그동안 가산세 부과를 보류하고 있던 국세청은 법대로 가산세를 집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세청이 2019년분 간이지급명세서 미제출에 대한 가산세를 부과하려고 했던 대상 기업이 1만2000개 정도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 연간 매출액이 50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이 96%에 달하고, 그 중 87%는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결국 새로 도입된 간이지급명세 제출제도와 관련해서는 회계나 세무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개정된 세법을 숙지하지 못해 불의의 피해를 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례를 통해 본래의 납세의무가 아닌 세법상 협조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소요된 비용뿐만 아니라, 이러한 제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영세납세자들이 부담하게 된 가산세도 납세협력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예산정책처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은 납세협력비용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매년 소관 국실별로 납세협력비용 4대 분야 및 영세납세자 위주로 감축 과제를 발굴·추진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국세청이 제시한 그동안의 납세협력비용 감축과제로 추진된 사례를 보면,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제도, 전자세금계산서 제도, 근로·자녀장려금 신청 간소화 등을 들고 있다. 물론 국세청이 밝힌 것처럼 납세의무를 이행하기 편리하게 전자신고 시스템을 갖추고 관련 자료를 전자적으로 제출할 수 있게 하는 등 시스템을 자동화·전산화하는 것은 분명 신고서의 작성과 제출에 소요되는 비용이 절감됨으로써 전반적으로 납세협력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부가세법상 법인사업자와 일정 규모 이상의 개인사업자에 대해 예외 없이 전자적인 방법으로 세금계산서와 계산서를 발급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가산세를 부과하는 식의 제도개선은 비록 일부일지라도 전산에 익숙하지 않거나 전산장비를 갖추지 못한 납세자에게는 경제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한편, 조세재정연구원도 지난 9월 2021년 세법개정안 평가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2021년 세법개정안에 담긴 각종 소득파악 인프라 제도가 전 국민 고용보험의 빠른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납세협력비용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세법개정안에서는 가산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의 조정을 했지만 제도시행 이후에도 납세협력 상황을 주시해 필요 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조세재정연구원도 제도의 조기정착을 위해 의무불이행에 대한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이 불가피하더라도 상황을 지켜보면서 납세자의 부담을 조정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복지행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과세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료제출과 행정편의를 위해 납세자에게 협조의무를 부여하는 규정들이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추세는 이어질 것인데, 그 과정에서 본래의 납세의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각종 협조의무 때문에 납세자의 비용과 고통이 무작정 늘어나서도 안 될 것이다.
예산정책처의 분석자료를 보면, 국세청 스스로도 실시간 소득파악제도 도입으로 소득자료 제출주기가 월단위로 단축됨에 따라 사업자 및 세무대리인의 제출부담이 증가되었고, 일부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2022년 예산안 분석자료에서 납세협력비용을 줄이면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납세자에게는 세금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고 하면서, 소득자료 제출에 따른 세액공제 등을 도입하는 등 납세협력비용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세청의 입장에서도 기업하기 좋은 세정 환경이 조성이 되면 기업경쟁력 및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국세청은 납세협력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고민만 하지 말고 과세권의 원활한 이행과 조세채권의 확보를 위한 본래의 가산세 취지에 부합하는 국세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무신고나 과소신고, 무납부나 과소납부에 대한 가산세 등을 제외하고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부가가치세법 등 개별 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단순 협조의무 위반에 대한 가산세는 가급적 폐지하거나 부담을 대폭 줄여서 실질적으로 납세협력비용이 줄어들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현) 세무회계 조이 대표세무사
•현)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법무서비스지원단 전문위원
•전)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국립세무대학 내국세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호주 시드니대학교 로스쿨 졸업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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