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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마스크팩 제조사 L&P코스메틱 비정기 세무조사
BTS의 마스크팩 제조사 L&P코스메틱 비정기 세무조사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9.0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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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초 국세청 역외탈세 혐의자 46명 포함 유력…정치적 배경설도 분분
— 방탄소년단 마케팅 효과 컸는데 세금은 찔끔…중국법인서 세금 더 냈나?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로 유명한 엘앤피코스메틱(대표 권오섭‧추교인, L&P Cosmetic)이 국세청의 비정기 세무조사(옛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세무조사의 성격과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국세청이 7월초 해외에서 음성적으로 유통되는 뭉칫돈(블랙머니) 비밀계좌를 운용하거나 첨단 금융기술(FinTech)를 이용한 지능적 역외탈세 혐의자 46명에 대한 세무조사 방침을 밝혔는데 여기에 포함됐을 확률이 높지만, 탈세 혐의와 별도로 정치적 배경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일간지 <아주경제>는 6일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7월 초 예고 없이 회사를 방문, 조사에 필요한 세무 관련 서류 등을 영치,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으며 10월 중순까지 약 3개월간의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엘앤피코스메틱은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메디힐(Mediheal) 브랜드로 잘 알려진 업체다.

역외탈세 의혹이 나오는 것은 이 회사 매출이 지난 2019년 직전 해에 견줘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한 점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 회사 매출은 지난 2016년 3988억원에 이어 2017년 3156억원, 2018년 3141억원으로 3000억원 이상을 유지했다. 그런데 2019년 들어 1782억원으로 확 줄었고, 지난 2020년에도 1747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2016년 1309억원에 이르다가 사드(THAAD) 사태로 중국 지역 매출이 급감, 2017년 882억원, 2018년 549억원으로 계속 줄었다. 급기야 2019년에는 155억원 적자로 돌아섰는데, 지난해 다시 126억원 흑자를 봤다.

한 세무 전문가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비교적 일정하던 매출 수준이 특별한 충격 없이 4년 전부터 급감한 것을 보면, 국내 국세청에 신고하는 법인소득이 구조적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한 2017년은 사드라는 중국 변수가 있었지만,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하는(collaboration) 마케팅’이 있었던 해라서 그렇게 심각한 매출 감소가 있었는지 관심이 쏠렸다.

더욱이 매출이 급감했던 그 해 이 회사 대주주인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은 2017년 40억 원을 출연해 ‘재단법인 메디힐’과 일본 지사를 설립했고, 이듬해인 2018년 미국 법인도 설립했다.

2019년에는 두 번째 BTS 마케팅이 큰 성과를 봤다. 그 해 8월15일 ‘러브 미(Love Me)’라는 마스크 세트를 뷰티탭(BeautyTap)과 소코글램(Soko Glam) 등 유통업체를 통해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유통시켜 큰 성과를 봤다. 두 채널 모두 '유명인을 활용한 마케팅(influencer marketing)’과 다단계마케팅(Multi Level Marketing) 성격이 있어, 다른 판매채널에 견줘 탈세 소지가 높다는 관측이 많다.

소코글램(Soko Glam) 대표는 미국에서 ‘K-뷰티’ 전도사로 유명한 여성 최고경영자(CEO) 샬롯 조(여)로, 삼성엔지니어링 출신이다.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은 같은 해 2월8일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가들인 김범석 쿠팡 대표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과 참석, 문재인 대통령과 환담했다.

대주주 위험도 이번 비정기 세무조사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익명을 요청한 재계 관계자는 6일 본지 통화에서 “4・27 지방선거 당시 박영선 여당 서울시장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재임 때 안면이 있던 권 회장에게 지지를 호소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은 고려대 지질학과 출신으로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유학한 바 있다. 권 회장이 정치적인 선호도를 드러내지 않았더라도 또래 고려대 동문인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측을 지지했다는 오해를 받을 법 하다는 얘기다.

이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박선희씨로 지난해 말 현재 25.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씨는 권오섭 대표의 부인으로 앞서 엘앤피코스메틱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박 전 대표에 이어 홍콩계 유한회사인 라이온크라운인베스트먼트는 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감사인인 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엘앤피코스메틱 총매출액은 2200여억원이다. 재무제표 상 2019년 법인세 비용은 55억 수준으로 낮은데, 2020년에는 44억원 수준으로 그나마도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를 계기로 외국투자법인에 대해 법인세율 15%를 적용(원래는 25%)하는 중국 국세청에 중국 법인(L&P Cosmetics China)이 법인소득을 더 많이 신고,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걷게 된 한국 국세청이 정밀 세무조사에 나선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 소재 L&P코스메틱 본사 전경 / 사진=이상현 기자
서울 강서구 소재 L&P코스메틱 본사 전경 / 사진=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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