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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와 부유세
종합부동산세와 부유세
  •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 승인 2021.06.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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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법 개정안 고가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부유세 아닌지 입장정리 먼저 해야“

지난 18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 정책의원총회에서 표결 끝에 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제안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고 한다. 
여당의 이번 결정의 골자는 크게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되는 1세대 1주택의 기준금액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인상하는 것과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대상을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기준시가 상위 2% 내의 주택으로 하는 것, 그리고 최근에 발표되어 논란이 되었던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신규등록 중단과 세제혜택 폐지를 골자로 하는 임대사업제도 개편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것 등이다. 
주지하다시피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문재인정부 출범 후 25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부동산대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의도와는 달리 최근 몇 년 사이에 주택가격은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올랐고 그 과정에서 주택 관련 세제는 조세전문가도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지고 어려워졌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따른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급기야 지난 4월 7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의 참패를 불러왔고, 이로 인해 그동안 주택에 대한 중과세 일변도의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어떤 식으로든 수정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있었는데, 여당의 이번 결정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여당의 이번 결정과 관련된 언론보도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완화방안에 대한 당내 반발도 상당한 것으로 보여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완화방안들이 향후 어떤 식으로 입법화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동안 현 정부가 유지하고 있던 중과세 위주의 부동산정책에 확실한 변화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집권여당의 이번 부동산 세금 완화방안 중에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대상을 상위 2%로 하기로 한 것은 현 정부 들어 급등한 주택가격 탓에 과세대상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나중에 그동안 급등했던 주택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상위 2% 내의 주택의 경우에는 계속해서 종합부동산세를 내야할 수 있는 만큼 이런 식이라면 종합부동산세가 일종의 부유세의 성격을 띠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현재 유럽 국가 등 일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부유세’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일정액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비례적 또는 누진적으로 과세하는 것으로 많은 재산을 가진 특정의 상위계층에게 부과하는 세금”으로 정의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부유세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경제적 양극화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 일부 정당에서 부유세의 도입을 주장한 적이 있지만 순수한 의미의 부유세제도는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약 2년 전 미국에서 대선을 앞두고 조지 소로스 등 미국의 억만장자라고 불리우는 19명이 대선 후보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자신들과 같은 미국의 0.1%에 해당하는 상위 부자들에게 부유세(wealth tax)를 부과하라는 제안을 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부유세를 시행하고 있는 일부 국가들에서조차 부유세를 부과하기 위한 과세대상 자산의 범위가 통일되어 있지는 않은데, 부동산 외에 금융자산이나 주식 등의 실물자산까지 과세대상으로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부유세 과세대상 자산이 통일되어 있지는 않지만 부유세는 대체로 일정액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위계층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공통적인 것 같다. 
이렇듯 부유세가 일정금액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일정 범위 내의 상위 자산가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라고 한다면, 지금 여당에서 말하고 있는 주택가격 상위 2% 내의 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방식은 엄밀한 의미의 부유세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부유세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본래 종합부동산세는 납세자가 보유하고 있는 과세대상 부동산 등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별로 부과하는 지방세인 재산세에 더하여 납세자가 보유하고 있는 전국의 주택 등 과세대상 재산을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함으로써 부담능력에 비례하는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2005년부터 도입되었는데, 종합부동산세를 통해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들에 대한 세부담을 늘려 부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소득 재분배 효과를 제고하고자 했던 것이다. 

종합부동산세법 제1조에서도 “이 법은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여 부동산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지방재정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그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현재 주택과 관련된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납세자별로 1세대 1주택자는 주택의 공시가격에서 9억원을, 1세대 2주택자 이상의 경우 6억원을 공제한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 간의 주택가격의 폭등으로 인해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이 대폭 늘어나게 됨으로써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실패로 인한 주택가격의 폭등으로 민심이 이반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터에, 1세대 1주택자로서 실거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기준시가의 상승으로 인해 갑자기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 집권여당의 입장에서는 내년 대선에서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부동산세제를 손질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대체로 여당의 이번 종합부동산세 기준완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여당의 결정대로 실제로 입법화가 된다면 올해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공시가 기준 상위 2%는 약 12억원 수준에 육박하게 되어 9억원 기준일 때와 비교해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의 주택가격 상승분을 감안해 종합부동산세 기준금액을 완화하기 위한 여당의 노력은 평가할만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상위 2% 방식으로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검토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일례로 전국 주택에 대한 기준시가가 실제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시가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시가대비 기준시가 비율도 편차가 커서 국민들의 불만이 큰 마당에 이런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기준시가를 토대로 과세대상 주택을 상대적으로 정하는 것은 공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방식인 금액기준이 아닌 상대적인 비율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자를 정할 경우 매년 대상자가 발표될 때까지는 납세자가 스스로 종합부동산세 대상에 해당되는지조차 알 수 없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과세대상자의 파악과 기준시가에 대한 이의제기 급증에 대응해야 하는 등 추가적인 행정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거기에다 현 정부 들어서 워낙 일관성 없는 부동산대책을 남발하다보니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한탄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이번 부동산세금 완화방안의 결정으로 또다시 국민들의 불신을 자초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혹시라도 정치권에서 종합부동산세를 고가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내지는 부유세의 성격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정확한 입장정리를 한 후에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하고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현)세무법인 조이 강남지사 대표세무사
•현)전경련 법무서비스지원단 전문위원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2006년)
•호주 시드니대학교 로스쿨 졸업(2009년)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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