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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료 산정기준을 통해 본 자영업자의 비애
건강보험료 산정기준을 통해 본 자영업자의 비애
  •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 승인 2019.11.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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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얼마전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8월 기준으로 전체 비임금근로자 수는 679만9000명으로 전년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0.9%인 6만2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비임금근로자란 월급을 줘야 하는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 월급을 줘야 하는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 가족의 사업체·농장 경영을 무보수로 돕는 무급가족 종사자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고 있다. 같은 달 기준으로 비임금근로자 중 직원을 두고 있는 자영업자의 수는 15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7.0%인 11만6000명이나 감소했다고 하는데, 이런 감소폭은 8월 기준으로 보면 외환위기를 겪고 있던 1998년 8월(29만6000명 감소) 이후 최대치라고 한다. 이렇듯 자영업자 중에서도 직원을 둔 자영업자의 수가 큰 폭으로 줄고 있는 것은 경기부진 등 여러 가지 원인에 기인하겠지만, 그 원인 중에는 현 정부 들어서 도입된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당 근무시간 제한 등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25.4%로 미국의 6.3%, 캐나다의 8.3%, 스웨덴의 9.8%, 독일의 10.2%, 일본의 10.4%, 프랑스의 11.6% 등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어서 자영업자의 문제는 곧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본인의 투자와 노력으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직원 급여나 임차료 등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사업이 잘 돼서 이익이 남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사업이 실패하거나 적자가 나는 경우에는 그 부담을 고스란히 자영업자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세금측면에서 보면 자영업자의 소득의 경우 사업소득으로 분류돼서 총수입금액(매출액)에서 필요경비(원가와 비용 등)를 차감한 후의 소득금액에서 종합소득공제를 한 과세표준에 세율을 적용한 금액을 산출세액으로 계산하게 된다. 종합소득세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세율은 지방소득세는 별도로 하고 과세표준의 크기에 따라 최저 6%에서 최고 42%까지 누진구조로 되어 있어서 소득금액이 커지면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된다.


한편, 사업소득에서 총수입금액보다 필요경비가 더 커서 결손이 난 경우에는 당연히 내야할 세금은 없게 되고, 그 결손금은 10년간 이월시키면서 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결손이 발생하다가 이익이 나는 경우에는 이익이 나는 연도의 소득금액에서 누적된 결손금을 차감한 후의 금액에 대해서 세금을 내면 된다.


소득세와는 별개로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이 발생하면 관련법에 따라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상시 1인 이상의 고용된 근로자와 그 사용자가 있는 사업장은 건강보험 의무가입대상에 해당하는데, 이런 경우 사용자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는 직원과 마찬가지로 그 사업장에서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법에서는 납부할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금액인 보수월액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국민건강보험법 제70조 제4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에 따르면 보수가 지급되지 아니하는 사용자(자영업자)의 보수월액의 산정은 원칙적으로 해당 연도 중 해당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업소득으로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된 금액으로 하되, 수입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신고한 금액으로 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38조 제3항에서는 직원을 두고 있는 자영업자의 소득에 대한 확인금액 또는 신고금액이 해당 사업장에서 가장 높은 보수월액을 적용받는 근로자의 보수월액보다 낮은 경우에는 그 근로자의 보수월액을 해당 사용자의 보수월액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급여가 지급되는 직원을 두고 있는 자영업자의 경우 사업을 경영해 이익이 나는 경우에는 그 소득금액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게 되지만, 사업이 잘 안돼서 그 소득금액이 직원 중에서 급여를 가장 많이 받는 직원의 급여보다 낮은 경우에는 그 직원의 보수월액을 해당 자영업자의 보수월액으로 보고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사업이 잘돼서 소득금액이 큰 경우에는 그 소득금액에 대해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면 되니까 별문제가 없겠지만,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소득금액이 작거나 결손이 발생한 경우에는 실질내용에 따라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 합리적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규정으로는 그런 상황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의 건강보험료 산정과 관련해 또 다른 문제는 특정 연도에 결손이 발생하고 그 결손금이 이월되는 경우인데, 소득세법에서는 개인사업자의 이월결손금을 10년간 이월해 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반해 건강보험료 산정 시에는 이월결손금을 공제하지 않는다. 즉, 어떤 연도에 사업소득에서 결손이 나는 경우 그 자영업자는 소득금액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원 중에서 급여를 가장 많이 받는 직원의 보수월액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야하고, 그 다음 해에 이익이 나서 소득금액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 소득세 계산 시에는 이월결손금을 공제할 수 있지만 건강보험료 산정 시에는 이월결손금의 공제 없이 해당 연도에 발생한 소득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비중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고 경기는 좋지 않는 등 자영업자들이 사업하기가 녹록치 않은 환경에서 급여를 지급하는 직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질 소득금액이 반영되지 않는 방식으로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실무적으로 자영업자들이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문제제기를 할 때 돌아오는 답변은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고 하면서도 원칙과 규정을 들어 고충을 들어줄 수 없다고 한다.


정부에서 기업과 근로자들을 위해 일자리안정자금 등 여러 가지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사회의 또 다른 한축이라 할 수 있는 자영업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해 보인다. 거기에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기준으로 건강보험료까지 무리하게 부과하고 있으면서 개선할 의지가 없다면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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