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7-18 17:30 (목)
형식적 기재내용 문제삼은 매입세액 불공제 ‘문제 있다’ 판결
형식적 기재내용 문제삼은 매입세액 불공제 ‘문제 있다’ 판결
  • 강지현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 승인 2019.11.08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지현 변호사
법무법인(유) 광장

쟁점, 판례평석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를 실제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로 볼 수 있다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 매입세액은 공제받을 수 있다.

 

1. 사안의 개요와 쟁점

원고는 2002.10.2.부터 소규모 사업자의 생활형 광고대행업을 영위하는 법인사업자로서 전국에 직영 가맹점 32개, 비직영 가맹점 6개를 두고 있었는데, 그 중 직영 가맹점(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은 원고가 파견한 직원 명의로 개인 사업자등록을 하고, 그에 따라 세금계산서를 수수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여, 이 사건 사업장의 실제 사업자가 원고임을 전제로 이 사건 사업장의 각 매출·매입을 원고의 거래로 인정한 후, 나아가 원고의 매입세액 공제를 인정하여 원고에게 부가가치세 등을 경정·고지했다.

○○지방국세청장은 피고에 대한 업무감사를 실시한 후, 이 사건 사업장에서 2008년 제1기부터 2013년 제1기까지의 부가가치세 과세기간 동안 다른 사업자로부터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고 발급받은 세금계산서(이하 ‘이 사건 세금계산서’라 한다)상 매입세액을 불공제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도록 시정요구를 했다. 피고는 이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세금계산서의 매입세액 불공제에 따른 부가가치세 본세 등을 부과했다.

본 사안의 핵심적인 쟁점은 명의위장등록 세금계산서로 실제 사업자(공급받는 자)가 매입세액 공제를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즉, 타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을 영위하면서 교부받은 세금계산서가 공급받는 자 또는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여 실제 사업자가 이를 이용해 매입세액 공제를 할 수 없는지 여부이다.

 

2. 대법원 판결 요지

구 부가가치세법 제17조 제2항 제2호 본문은 발급받은 세금계산서에 제16조 제1항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기재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가 사실과 다르게 적힌 경우의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와 같은 기재사항을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약칭하고 있다. 매입세액 공제 여부 판단의 기준이 되는 필요적 기재사항은 ‘공급하는 사업자’와 관련해서는 ‘등록번호와 성명 또는 명칭’(구 부가가치세법 제16조 제1항 제1호)인 반면, ‘공급받는 자’와 관련해서는 ‘등록번호’에 한정된다(같은 항 제2호). 한편 ‘공급받는 자’의 ‘상호·성명’ 등은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 제2호에서 세금계산서 기재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이는 구 부가가치세법 제16조 제1항 제5호의 위임에 따른 것으로서 구 부가가치세법 제16조 제1항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매입세액공제의 필요적 기재사항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구 부가가치세법 제17조 제2항 제2호 본문에서 필요적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르게 적힌 세금계산서에 의한 매입세액공제를 제한하는 취지는 같은 조 제1항에서 채택한 전단계세액공제 제도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과세기간별로 각 거래 단계에서 사업자가 공제받을 매입세액과 전단계 사업자가 거래 징수할 매출세액을 대조하여 상호 검증하는 것이 필수적인 점을 고려해 세금계산서의 정확성과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6.2.18. 신고 2014두3570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문언과 체계, 같은 조항에서 ‘공급받는 자’의 경우 ‘성명 또는 명칭’까지 기재하도록 규정한 ‘공급하는 자’와는 달리 그 ‘등록번호’만을 기재하도록 정한 취지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를 실제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로 볼 수 있다면 ‘공급받는 자의 성명 또는 명칭’이 실제 사업자의 것과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매입세액 공제가 인정되지 않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사업을 영위하지 아니하는 타인의 명의를 빌린 사업자가 어느 사업장에 대해 그 타인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되 온전히 자신의 계산과 책임으로 사업을 영위하며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는 경우와 같이 그 명칭이나 상호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장이 온전히 실제 사업자의 사업장으로 특정될 수 있는 경우 그 명의인의 등록번호는 곧 실제 사업자의 등록번호로 기능하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등록번호가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로 기재된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라고 할 수 없다.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하여 직원들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을 뿐 이를 자신의 계산과 책임으로 직접 운영하면서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으므로, 이 사건 사업장의 매입과 관련해 발급받은 이 사건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는 원고의 등록번호로 봐야 할 것이고, 다른 필요적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과 증명이 없는 이 사건에서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그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3. 대법원 판결의 의미

종래 이 사건과 같이 명의를 위장해 사업을 영위한 사실이 드러난 경우, 실제 사업자를 중심으로 세금문제를 정리하면서, 특히 부가가치세에 있어 매입세액 공제가 허용되는지에 대한 다툼이 계속 되어 왔다.

전단계세액공제법을 택하고 있는 우리 부가가치세의 특성상 세금계산서를 통한 상호 검증기능이 강조되고, 그에 따라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경우 그 매입세액의 공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명의위장사업자가 교부받은 세금계산서는 공급받는 자가 다른 경우이거나 공급받는 자의 사업자등록번호가 다른 경우이므로,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매입세액 공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과세실무나 판례의 태도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공급받는 자의 명칭이나 상호’가 아닌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만이 세금계산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이므로, 그 명칭이나 상호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장이 온전히 실제 사업자의 사업장으로 특정될 수 있는 경우와 같이 이를 실제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로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이를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매입세액 공제를 허용했다.

실제 공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형식적 기재내용만을 문제 삼아 매입세액을 불공제하는 것은 납세의무자에게 과도하게 불리한 측면이 있고, ‘부가가치’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부가가치세의 기본 관념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 거래상대방이 아닌 다른 거래상대방으로부터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경우, 즉 이른바 위장거래의 경우와 단순한 명의위장은 차이가 있고, 특히 명의위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급가액의 1% 상당의 명의위장등록가산세(구 부가가치세법 제22조 제1항 제2호 참고)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필요적 기재사항 중 일부가 착오 기재되었으나, 그 거래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매입세액을 공제할 수 있는 규정도 마련되어 있는 점(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0조 제2항 제2호 참고) 등을 종합하면, 이러한 대상판결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대상판결은 명의위장등록 세금계산서를 이용해 실제 사업자(공급받는 자)가 매입세액 공제를 할 수 있음을 명확하게 밝힌 판결로, 납세의무자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한 발 더 나아간 데에 그 의의가 있다.

다만, 유사한 형태의 거래에서 반대의 입장을 취한 판례도 있고(대법원 2013.11.14. 선고 2013두11796 판결 등), 대상판결 또한 “그 명칭이나 상호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장이 온전히 실제 사업자의 사업장으로 특정될 수 있는 경우”로 그 범위를 한정하고 있는 반면, 최근 조세심판례(조심 2016전1026, 2016.9.30., 조세심판관합동회의 결정)와 예규해석(기획재정부 부가가치세제과-519, 2017.10.12.)은 특별한 제한 없이 매입세액 공제를 허용하는 것으로 종전의 태도를 변경해,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남아 있다. 따라서 향후 개별 거래에서 과세실무 및 판례의 태도 변화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19.8.30. 선고 2016두62726 판결, 쟁점 관련 부분만을 다룸]

 

 


강지현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강지현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master@intn.co.kr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 2층(서교동,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