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상근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좌), 김도윤 기계항공공학부 박사과정(우).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서울대 공대(학장 차국헌)는 기계항공공학부 고상근 교수와 김도윤 박사과정 연구팀이 액체 금속으로 선폭이 마이크로미터(㎛)인 전자회로를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기술로 제작된 액체 금속 전자회로와 센서는 휘거나 늘어나거나 접혀도 도선이 끊어지지 않고 전기전도성이 유지된다.

최근 플렉서블,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휘거나 늘어나거나 접혀도 성능이 유지되는 유연한 전자회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처럼 전도성과 유연성을 갖춘 전자섬유가 주목받고 있지만 열에 취약하고 제조과정이 복잡해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전자섬유의 대안으로 액체 금속인 갈륨 혼합물을 이용하여 프린팅과 패터닝 방식도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갈륨 혼합물은 표면장력 때문에 수십 마이크로 이하로는 제작이 어렵고, 평면에만 프린팅이 가능하다는 한계를 가진다.

고 교수팀은 평면뿐만 아니라 굴곡진 경사면에도 액체 금속 프린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어 액체 금속 직접 분사 방식과 상변화를 이용한 액체 금속 이송 방식을 이용하여 회로의 폭을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액체 금속을 100마이크로미터 선폭으로 인쇄한 다음, 한쪽으로 균일하게 잡아 늘이는 과정과 액체 금속을 올려 다른 기판에 옮기는 과정을 6∼7회 반복해 선폭 2마이크로미터의 액체 금속 전자회로를 만들었다. 첫 인쇄를 선폭 20마이크로미터로 하면 이 과정을 2∼3차례만 해도 2마이크로미터의 액체 금속회로를 만들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 마이크로 스케일 액체 금속 패터닝 모식도

단단한 탄성체로 회로 금형을 만들고 액체 금속을 채우던 기존 방식을 깨고,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액체 금속 회로를 제작한 것은 고 교수 연구진이 처음이다. 이렇게 제작된 액체 금속 전기회로와 센서는 잡아당기거나 굽히는 외부 변형에도 도선이 끊어지지 않고 전기전도성이 유지된다.

고상근 교수는 “자체 개발한 액체 금속 프린팅 및 상변화 패터닝 방식으로 탄성체 금형없이 2마이크로미터 폭의 액체 금속 패턴을 제작했다"며, "앞으로 플랙서블 디스플레이와 센서,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전문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표지 논문(논문 제목: Towards Sub‐Microscale Liquid Metal Patterns: Cascade Phase       Change Mediated Pick‐n‐Place Transfer of Liquid Metals Printed and Stretched over a Flexible Substrate)에 6월 9일자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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