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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송승철 전국국공립전문대학총장협의회 회장 “소외계층 직업교육기회 보장위해 정부 투자 이뤄져야”

기사승인 2018.06.13  11: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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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적·계층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국·공립 대학은 희망사다리 역할
국가 주도로 국·공립 대학 설립…발전 위해 정부 나서야

 

   
▲ 송승철 회장은 지역 및 계층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서 국공립 전문대학의 존재 의의를 찾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국국공립전문대학총장협의회가 보호아동 지원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직업교육의 우수 사례로 꼽히는 독일의 경우 중앙정부가 직업교육훈련 정책 전반에 책임을 지고 직업학교에 대한 교원의 임금과 시설, 장비 등의 재정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직업교육은 대부분 민간에 의존하고 있는 모습으로, 전국 136개 전문대학 중 128곳이 사립대학이다.

정부가 직업교육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은 비단 전문대학만의 주장이 아니다. 지난 2017년 9월, 국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직업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대학이 지역의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의 거점역할을 할 수 있게 공영형 전문대학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공립 전문대학의 존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 대학이 가는 길이 곧 공영형 전문대학의 나아갈 길이자, 확대하면 향후 직업교육기관의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공립 전문대학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1979년부터 줄곧 감소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강원도립대학교‧경남도립거창대학‧경남도립남해대학‧경북도립대학교‧전남도립대학교‧충남도립대학교‧충북도립대학 등 7곳의 도립대학과 국립 전문대학인 한국복지대학교까지 총 8개교의 총장을 중심으로 결성된 전국국공립전문대학총장협의회는 국공립 전문대학의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며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원도립대학교 총장인 송승철 전국국공립전문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을 만나 국가가 책임지는 직업교육을 이뤄가기 위해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 2015년까지 한림대에서 부총장을 역임하다 2015년부터 강원도립대학에 몸담게 됐다. 4년제 사립대학에서 도립전문대학으로 옮긴지 벌써 3년이 돼 간다.
“일반대와 전문대는 성격이 전혀 다른 조직이다. 한림대에서 교무처장과 부총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학사는 물론이고 예산 및 조직 관리까지 웬만큼 알고 있다. 처음 총장에 취임할 당시 강원도립대학교는 학교 규모도 작고, 대학 경영 경험이 있어 별 걱정 없이 역할을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NCS는 그나마 들은 적이 있지만, CQI는 강원도립대학교에 와서 처음 들었다. 대학 간 경쟁도 일반대학보다 훨씬 치열했다. 소규모 지방 전문대학에 와보니 우리나라 교육현장의 현실과 직접 부딪히게 됐다. 그나마 다행히 공조직인지라 교육 인프라가 나쁘지 않았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정상화를 위해 교직원들과 함께 노력했고 변화의 결과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 최근 국공립 전문대학들이 보호아동들에게 도움을 주기로 결정했다.
“국공립 전문대학은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농촌지역이 피폐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입법된 ‘오지개발촉진법’에 의해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으로 설립됐다. 그 결과 남해·거창·예천·청량·담양·옥천·주문진 등 흔히 말하는 ‘낙후지역’에 도립대학이 세워졌다. 이러한 설립과정을 보면 국공립 대학의 설립 목적을 알 수 있다. 낙후지역과 빈곤계층에 고등직업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나 계층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국공립 대학은 희망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복지대학은 장애학생 비율이 전체 정원의 30%를 넘는다. 작년에 도립대학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도립대학이 이와 같은 설립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8개 대학 총장들이 모두 이에 동의했다. 이러한 인식의 바탕 위에 지난 5월 3일 보건복지부와 보호대상 아동의 안정적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현재 시설거주 아동의 경우 18세가 되면 약간의 정착금을 받고 시설에서 퇴거해야 한다. 일부는 일반대로 진학하지만, 졸업하는 비율은 20%가 되지 않는다. 이 중 다시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하는 비율은 30% 가까이 된다. 이번 협약은 현장 복지전문가들에게 크게 환영을 받았는데, 사회복지 측면에서 볼 때 보호아동들이 전문대에 진학해 전문성을 습득하고 사회에 정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 협약으로 보호아동들이 국공립 전문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이 전액 면제되고 졸업할 때까지 기숙사비도 사실상 면제된다. 대학생활에 차질이 없도록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고, 국고지원 근로도 우선 배정할 예정이다. 또 이들 학생에게는 별도의 상담 및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 국공립 전문대학은 1979년 36게교에서 1989년 16개교로 줄어 1999년까지 유지되다 이후 감소해 현재는 8개교가 남아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현재와 같은 상황은 두 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근대의 시작이 식민지 지배로 연결되면서 식민지배자들이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종교단체와 민간의 지도자가 대학을 설립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문대와 일반대 간의 선순환적 상호연관성을 만드는 대신 위계질서를 만든 점이다. 그 결과 국공립 전문대학이 대거 4년제 학제의 일반 국립대로 전환되거나 이에 편입됐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졸업 후 진출하는 직무의 특징과 상관없이 일반대를 가야 했고 이는 과도한 학비지출로 연결됐다. 실제로 전문대학 대부분이 사립대학인 우리나라의 상황은 유별난 편이다. 세계적으로 전문대학은 공립대학이 주류다. 20세기 고등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정책 가운데 하나는 아마 1960년대에 캘리포니아 대학 총장을 역임했던 클라크 커(Clark Kerr)가 입안한 ‘캘리포니아주 고등교육 마스터플랜(the California Master Plan for Higher Education)’일 것이다. 당시 미국은 경제적으로 호황인 데다 여성과 소수인종 등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 커는 이때 △상층부에 소수의 연구중심대학 △중간에 실용적 목적을 가진 주립대학 △대학지망생의 반을 소화할 수 있는 동네대학(community college)을 제안했고, 이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대학이 대세를 이루게 된다. 한편 커는 2년제 동네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 진학하는 상승 사다리 제도를 구축해 놓았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에서는 동네대학을 거쳐 명문 주립대학에 가는 방법이 일반대학에 직접 진학하는 것보다 합격 가능성이 더 높다.”

- 올해 한국복지대학교가 회원대학으로 가입하면서 기존 ‘전국도립대학총장협의회’가 ‘국공립전문대학총장협의회’로 격상됐다. 한국복지대학교가 협의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전에는 왜 한국복지대학교가 함께하지 않았던 것인지 궁금하다.
“이전까지는 도립대학들과 한국복지대학교 사이의 연관관계가 없었다. 그러다 도립대학 7곳이 뭉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일원으로서 목소리를 내기로 하면서 한국복지대학교도 함께하게 됐다. 도립대학들과 한국복지대학교는 모두 설립목적과 존재이유에 공공성이 강하다. 이런 공통점이 있어 서로 통하는 게 많았다.”

- 사립 전문대학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비해 국공립 대학은 안정적이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국공립 대학 교직원은 공무원이니 사립대학에 비해 교직원들의 근무 여건이 나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교직원이 공무원인 점 때문에 당장의 안정성은 사립대학에 비해 좀 나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시피 국공립 전문대학들은 모두 오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신입생 확보와 취업처 발굴 등에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을 감안하면 대학운영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립대학에 근무하다 공립대학으로 처음 자리를 옮겼을 때에는 예산이 좀 넉넉하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립대학은 예산 운영 시 효율성만을 생각할 수도 없었다. 강원도립대학교에는 일반 전문대에 없는 것이 있다. 하나는 해기사 양성을 위한 750톤 실습선이고, 다른 하나는 여자축구단이다. 750톤의 실습선은 매년 운영비로만 약 15억원이 들어간다. 여자축구단은 강원도 유일의 여자축구팀으로, 대학 자체의 필요보다 강원도의 체육진흥을 위해 우리 대학에 설치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도립대학은 도 예산에서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인건비와 경상경비를 제하면 교육개선 프로그램에 쓸 예산은 매우 부족하다.”

- 앞서 말한 내용 외에 국공립대학만이 겪는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 계획인가.
“우리 8개 대학은 처음부터 국토균형발전과 소외계층 지원 차원에서 설립됐다. 그리고 모두 시골의 폐교 부지를 이어받았다. 중앙정부가 정책적으로 설립했지만 운영은 광역자치단체에 위임됐다. 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도립전문대학 운영은 선거에서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데 예산을 사용해야 해 덤터기를 쓴 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도립대학들은 도에서 간신히 경상비를 지원받는 상황이다. 시설개선은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강원도립대학교는 주문진수고의 시설을 리모델링해서 개교한 뒤 이를 20년간 사용하고 있다. 리모델링하기 전 사용 기간을 합하면 40년도 더 된 열악한 환경이고, 일부 건물은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 적어도 기본시설 확충은 국가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도립전문대학 총장들이 모여 지역발전특별회계에 '공립전문대학 기반시설 확충' 사업 예산 편성을 요구한 바 있다. 생각해보라. 공립대학이라 등록금도 저렴해야 하고, 소외계층도 배려해야 하고, 장학금은 충분히 지급해야 한다. 이렇게 세수가 적은데 도는 지원을 부담스러워하니, 처음 설립을 주도한 국가에 기댈 수밖에 없다.”

- 회장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인재상은.
“지역 전문대학에 와보니 비로소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이 보인다.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전문대학생은 두 가지를 갖춰야 한다. 바로 자존감과 팀워크다. 자존감은 자신이 귀중한 존재이고, 남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자존감이 있어야 책임감이 강해진다. 두 번째는 팀워크로, 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개인은 미약해도 함께 일하다보면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경험’이 중요하다. 자존감과 팀워크는 기업에서 가장 원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강원도립대학교는 매주 수요일 오후를 인성-DAY로 정하고 수업 대신 인성함양 프로그램을 16개 운영하고 있다.”

   
▲ 최용섭 본지 주간(왼쪽)과 송승철 회장이 국공립 전문대학의 현안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송승철 회장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동대학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에서 영문학박사를 했다. 1985년부터 2015년까지 한림대 인문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영미문학연구회 공동대표를 역임한 바 있으며,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한림대에서 국제교육원장을 맡았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한림대 교무처장을, 2014년부터 2015년까지는 동대학에서 부총장을 역임했다. 2015년 강원도립대학교 총장에 취임했으며, 현재 전국국공립전문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대담=최용섭 주간 / 사진=한명섭 부국장 / 정리=허지은 기자>

허지은 기자 jeh@unn.net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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