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두진 한세대 강사

세계 주요 대학들이 타국에 해외 캠퍼스를 설립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중국도 뒤늦게 이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사회적인 요인에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중국의 개방화가 시작된 1970년대 초반 이후 중국의 고등교육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1978년 덩샤오핑은 고등교육과정을 위한 해외 유학 개방화 정책을 시행했다. 그는 중국의 발전을 위한 3대 지향점이 현대화(modernization), 세계(the world) 그리고 미래(the future)라고 주장하면서 많은 수의 학생이 해외에 나가 유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1983년 이후 교육의 국제화는 중국 중앙정부의 핵심요소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1993년에 제정된 ‘중국의 교육개혁 및 발전계획’에는 교육영역을 확대하고 교육의 국제교류를 강화하는 것이 교육개혁에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베이징대학의 해외캠퍼스 설치는 이러한 이념에 부합되는 사례다.

2018년 3월 25일 중국 베이징대는 최초의 해외 캠퍼스(Peking University HSBC Business School UK Campus, 이하 PHBS)를 영국 옥스퍼드대에 개설했다. 이 캠퍼스는 베이징대학 제1호 해외캠퍼스임과 동시에 옥스퍼드대의 관여 없이 중국 대학기관이 독자로 경영과 관리를 진행하는 최초의 해외 교육기관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PHBS는 2년제 경영대학원으로 현재 금융학, 관리학, 경영학 공상 관리학 석사과정이 개설돼 있다. 또한 PHBS 학생들은 1년은 중국 심천, 나머지 1년은 영국 옥스퍼드대 캠퍼스에서 수업을 받는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우수한 교수진의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며, 학생들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의 현장지식을 습득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현재 중국에서 해외 캠퍼스를 설립한 대학은 비단 베이징대학뿐만 아니라 쑤저우대학(Soochow Universit, 苏州大学)과 샤먼대학(Xiamen University, 厦门大学)이 있다. 이들은 각각 미얀마 라오스, 말레이시아 세팡에 해외 캠퍼스를 설립하여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 또한 대학기관은 아니지만 2004년 공자학원이라는 기관을 해외에 설립하여 중국어 교육과 중국문화보급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교육연구자 제인 나이트(Jane Knight)는 교육의 국제화를 ‘국가, 영역, 그리고 교육기관의 차원에서 교육의 목적과 역할, 혹은 실행에 국제적, 교차 문화적, 글로벌 관점을 통합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해외 캠퍼스를 설립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설립 목적이다. 교수와 학생이 연구과 교육을 위하여 국제 이동을 해 세계 각지에서 새롭게 창출되는 지식을 대학원의 교과과정에 반영해 교육시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CPC(The Organization Department of the Central Committee of the Communist Party of China)의 주도하에 2008년부터 ‘천인계획(Thousand Talents Program / The Recruitment Program of Global Experts)’을 진행하고 있다. '천인계획'이란 55세 이전에 외국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학자들을 대상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학자 및 교수 1천여 명 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해외 캠퍼스의 개설 역시 중국의 천인계획에 일조하는 부분으로 CPC의 지원이 이루어진다. 이처럼 중국은 세계적 경쟁력 확보 및 유지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 이념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여 단순 경쟁 이외의 개혁안 모색에 하나의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는 중국의 유학생 정책이다. 유학생의 유출과 유입은 문화교류인 동시에 문명 전파통로라는 점에서 교육 정책일 뿐만 아니라 국제 전략과 외교 정책의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고급 인력 유인 체계의 활성화가 있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는 석학 고급 인력이 모두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하지만 현재는 해외의 중국 인력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초빙하는 것을 넘어서 외국 우수 연구진 역시 중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하지만 국제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정부가 주도하면서 학문의 자유가 억압받고 대학 간 불균형이 이루어진다는 단점 역시 존재한다. 해외캠퍼스 설립과 지원은 한국의 대학에도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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