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독일 ‘아우스빌둥’ 국내 도입…BMW‧메르세데스 벤츠, 입학서 취업까지 100%
군 ‘창설 이래 유일’ 해병대RNTC 운영…브랜드학과 등 全 학과 ‘일‧학습병행’ 모델화 목표

▲ 윤준호 총장은 여주대학교의 전 학과를 브랜드화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여주대학교의 구성원으로서 대학과 함께 성장해 왔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총장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대학 구성원과 소통하며 착실하게 준비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변화에 즉각 대응하고, 미래 국가전략산업에 기반을 둔 학과 개편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여주대학교가 ‘다른 대학보다 무엇을 잘할까’가 목표가 되면 안 됩니다. ‘이 분야는 여주대학교밖에 없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게 목표입니다.”

여주대학교의 대학본부 건물을 들어서면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교직원보다,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소소한 주제로 담소를 나누는 학생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여주대학교가 학생들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대학본부의 벽을 허물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덕분이다.

‘통센터’라고 이름을 붙인 대학본부 핵심공간에는 넓은 공간에 테이블과 세미나실 등이 마련돼 있다. 또 ‘통카페’를 통해서 음료를 즐길 수 있으며, 통센터를 찾는 학생들과 교직원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13일 여주대학교 통센터에서 윤준호 총장을 만났다. 미래를 대비한 학과 개편 등 야심찬 도약을 실현하기 위해 윤 총장은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학생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산악구보를 하는 학생들과 함께 산을 오르는 것도 거른 적이 없다. 앞으로 여주대학교가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변화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1995년도에 여주대학교에 왔으니까 역사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1세, 정말 의욕이 넘쳤을 때 여주대학교를 만났다. 꿈을 실현시킨 곳이다. 원래 대학 교수보단 사관학교 교수가 꿈이었는데 떨어졌다. 전국서 1명 뽑으니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그래서 공군 장교에 지원했다. 수송대대 정비중대장을 했다. 그런데 여주대학교 자동차과에 오게 되니 군대서 했던 것, 그리고 내가 원래부터 하고자 했던 꿈이 연결되더라. 군사학부 신설도 내가 했다. 학과장을 빼고 보직만 8~9년 했고, 부총장까지 하면서 여주대학교의 변화를 이끌며 사연도 하나씩 쌓여와 여러모로 남보다 애정이 많은 게 사실이다.”

여주대학교 하면 단연 군사학부다. 자부심이 대단할 것 같은데.
“군사학부로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아니다. 출발 당시 우리보다 먼저 군사학부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들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여주대학교 군사학부는 규모가 크고, 수도권이라는 입지 조건으로 학생 수준도 높다. 우리 학부는 협약만 거의 35개 부대와 했다. 특히 특수전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제3공수특전여단, 제13공수특전여단과 협약도 맺었다. 학생들이 부대를 직접 찾아가 숙식하고, 실습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방장비과의 경우 전국 최대의 학‧군 협약 학과로 제7기동군단, 제20기보사, 수기사, 제11기보사 등과 전문인 교육으로 학과를 운영하고 있고, 특히 육군기계화학교와도 협력관계에 있다.”

해병대 창설 이래 전문대학 최초로 해병대RNTC(부사관 학군단)도 운영하고 있지 않나?
“전액 장학금을 받는 과정으로서 시험을 봐도 거의 100% 합격한다. 육군이나 공군, 해군 RNTC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진급을 생각한다면 확실히 유리하다.”

지난해 ‘아우스빌둥(독일의 일‧학습병행 기술인력 교육제도, Ausbildung)’이 국내에 도입된다는 사실에 자동차업계와 교육계가 깜짝 놀랐다. 그 중심에 여주대학교가 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 BMW 코리아와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참여한다. 국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학생들을 자동차 전문가로 양성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아우스빌둥 프로그램 트레이니(Trainee)로 선발된 학생들은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동안에 업체 관련 교육을 받고, 여주대학교 자동차과에 특별전형을 통해 진학한다. 학기 중에는 여주대학교서 이론교육을 받고, 방학 동안 업체 실무교육을 받으며 일과 학습을 병행하게 된다. 모든 과정을 수료하면 BMW 코리아나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공식 딜러사에 취업한다. 대학 진학과 취업이 100% 보장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경기 남부권은 이미 심각한 영향권에 들어왔다. 입시결과에서 변화를 느끼고 있나?
“신설과는 100% 채웠다. 신설과를 걱정했는데 오히려 공업계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대체적으로 ‘이 과가 무엇’이라는 정체성 확립에서 부족함이 있었던 것 아닐까 하는 분석을 내렸다. 신설과로 전환하는 것과 명칭을 바꾸는 것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결국 학과와 교육과정에 대한 정체성을 확실히 나타냄으로써 학생과 학부모에게 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명칭을 변경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40대로 보일 정도로 젊어 보인다. 학생들에게 다가갈 때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은데.
“올해 54세인데 40대로 보인다니 영광이다. 학생과 소통할 때 총장실에서의 소통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매일 아침 6시 30분에 학생들과 함께 산악구보를 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운동을 한다는 게 건강도 챙길 수 있지만, 무엇보다 학생과 소통할 수 있어서 좋다. 학생들이 진짜 바라는 부분은 그때 다 들을 수 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산을 내려오면서 한 학생이 기숙사 천장에서 이물질이 떨어져 샤워기에 묻는다고 하더라. 나는 있는지도 몰랐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그제서야 보이더라. 교직원을 동원해 모두 닦았다. 그랬더니 여학생이 나를 찾아와 ‘총장님 깨끗해요’라고 말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게 진정한 소통이다. 어려운 환경이라도 함께 땀 흘릴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극복 가능하다. 같이 열심히 할 수 있는 교직원, 학생들이 있어서 버틴다. 아침 구보를 몇 살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년퇴직까지는 할 생각이다.”

지난해 UI를 새롭게 바꿨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1993년 개교 당시의 방패형은 그대로 계승했다. 초심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다. 또한 한글로 ‘ㅇ’을 표시해 그 안에 넣었다. 나름대로의 의미라면 ‘제로(0)’라는 처음 시작이라는 것에 뜻을 두고 싶다. 변화와 혁신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밥상 위에 반찬은 그대로인데 위치만 바꾸는 것은 변화와 혁신이 아니다. 새로운 반찬을 놓자는 의미다.”

재학생 역량 강화를 위해선 어떻게 하고 있나?
“큰 그림을 그리고 싶다. 교양 교육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교양은 더욱 필요할 것이다. 전문대학이라면 특히 필요하다. 나도 공학을 전공해서일까,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다는 걸 느낄 때가 많다. 요즘 교육적 추세를 보면 학과 간 담이 없어지고, 이과와 문과의 경계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영업을 하더라도 ‘기술영업’이라는 말처럼 복합적인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교양 교육을 충실히 하며, 여주대학교의 전통인 ‘세종리더십’을 바탕으로 인성을 다지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전공, 비교과 과정 등이 한 데 어우러져 전체를 올린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취업률은 어떤가?
“72% 정도다. 입시와 취업을 따로 생각하지 않는다. RNTC도 마찬가지다. 부사관 학군단장에게도 여주대학교에 입학한 뒤 학생을 모집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해병대 부사관을 원하는 애들이 여주대학교에 입학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여주대학교는 몰라도 된다. 다만 이들의 비전을 실현하는 방법이 여주대학교 말고는 없게 만드는 것. 해병대 부사관 꿈을 이루는 곳이 여주대학교밖에 없게 만드는 것. 아우스빌둥도 마찬가지다. 여주대학교밖에 없지 않은가. 입학과 취업을 동시에 이루는, 모든 학과를 브랜드화 하는 게 목표다. 여주대학교에는 ‘약손명가 학과’ ‘준오헤어 학과’ 등 업체와 바로 연결되게 하는 학과가 많다. ‘고등학교-전문대학-기업’ 연계, 이것이 아우스빌둥의 모델이다. 입시와 취업 등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총장이 생각하는 교육이란?
“큰 그릇을 만드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하다. 우리가 무얼 담으려고 할 때 일단 그릇을 크게 만들고 담아야 하는데, 작은 그릇에 모두 담으려니 넘치는 것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성실과 인성을 기본적으로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을 만드는 게 목표다. 사실 직무나 기술지식은 사회서 더 잘 가르친다. 2년 강의실 공부보다 현장 1개월 공부가 더 낫지 않나. 반면 회사는 인성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인성과 성실함을 기본으로, 사회에서 선호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25주년을 맞이한 여주대학교가 앞으로 50주년, 100주년을 맞을 때까지 가지고 갈 기본적 틀을 만드는 데 공헌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항상 학생과 함께 구보하는 것처럼 모든 대학 구성원의 가족까지도 생각하는 총장이 되는 게 목표다.”

▲ 최용섭 본지 주간(왼쪽)과 윤준호 총장이 여주대학교 ‘통센터’ 등 소통을 키워드로 리모델링한 대학본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윤준호 총장은…
1988년 중앙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서 석사와 박사를 했다. 1995년 여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일본 동경공업대 기계과 객원교수로 재직했다. 2009년부터 여주대학교 입학관리처장, 교학처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에 교무부총장을 지낸 뒤, 지난 2016년 9월 5일 제9대 여주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했다. 주요 상훈으로 한국특허학회 우수논문상 등이 있다.

<대담=최용섭 주간 / 사진=한명섭 부국장 / 정리=김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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