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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啐啄同時(줄탁동시) : 敎學의 상호작용

기사승인 2018.04.15  19: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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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경 경남정보대학교 교수

   

계란은 타인에 의해 깨어지면 프라이가 되고,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된다는 얘기가 있다.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항상 가지고 있는 생각은 과연 학생들이 나의 수업을 효과적으로 이해하며 따라오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전달식 수업에 익숙한 교수와 일방적·수동적 받아적기를 수업의 전부로 알고 있는 학생이 함께하는 강의실, 언제나 교수의 목소리만 들리고 오늘도 돌아오는 메아리 없이 수업은 진행되고 있다.

중국 宋나라 때 佛書인 <<碧巖錄(벽암록)>>에 나오는 '啐啄同時(줄탁동시)'라는 말은 예로부터 배움과 깨달음의 유용한 방편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닭이 알을 깔 때에 알 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기 위해 껍질 안에서 난치를 이용해 쪼는 것을 啐(줄)이라 하고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啄(탁)이라고 한다. 啐과 啄은 거의 동시에 이뤄진다. 이것은 배움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비유하거나, 서로 합심해 일을 잘 이뤄지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啐이라는 글자의 의미 중에는 '부르짖다, 울다'라는 뜻도 있는데 이것은 자신의 의사를 표출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순서가 있다. 반드시 안에서 병아리가 啐해야만 어미가 啄을 한다는 것이다. 병아리가 啐하지 아니한데 어미가 啄을 하지도 아니하겠지만, 만약에 이런 경우가 있다면 온전한 병아리로 태어나지 못하게 된다.  

신약성경에서 예수께서 이적과 기사를 베푸실 때도 상대의 행동이나, 외침, 자그마한 헌신 등이 먼저 있었을 때 이것을 보시고 응답하신 것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간절히 구하는 자에게 주었을 때 그 감사와 효과가 큼을 보이시는 것이리라.

즉 우리 강의실에서 일어나는 수업도 정말 부족하고, 아직은 너무 미숙한 학생들이지만 그 수준에서 수업에 대한 작은 준비와 반응이 있을 때 교수의 가르침은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 얼마나 잘 학생들로 하여금 수업을 준비하게 하고 참여하게 하는가 하는 것이 교수자들이 먼저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 이제 우리의 수업 준비는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작은 것이지만 의자배치를 다시 해 본 다거나, 조를 편성해 본다거나, 적절한 과제를 통해 호기심과 참여를 유발시키는 등의 교육공학적 접근이 더 절실하지 않나 여겨진다. 이제 수업준비는 연구실이 아니라 강의실이라는 현장을 바꾸는 것과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여러 가지가 포함된 수업준비라야 하겠다.

어디 수업뿐이겠는가? 지금 각 대학에서 국고로 행해지는 여러 사업들의 프로그램 가운데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교육 프로그램이 허다하다. 참가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의 돈도 받지 아니하고 교육하고, 재우고, 먹이는 이런 프로그램이 과연 그들에게 감사하게 받아들여질까? 배려도 지속되면 권리로 여긴다고 한다. 그 어떤 것이나 자신의 조그마한 희생과 준비가 선행됐을 때 가르침도 물질적 지원도 그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 교육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나친 일방적인 베풂은 자라나는 학생들의 인격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자립심이라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바람직한 교육의 방향일 것이다.

학생들이 프라이가 아니라 병아리가 돼 성장해가길 원한다면, 즉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학습 행동을 하기 위해 ‘교수자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대학은 어떤 환경을 지원해줘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어느 한 시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새로운 앎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는 순간순간마다 학습자와 교수자간 교학의 상호작용은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new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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