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교육기관을 하나로…‘유니프라이즈’ 모델 구축

전체 학생의 약 70% 창업 교육…약 200개 회사 창업
“직업교육 컨트롤 타워 필요…국가주도형으로 이뤄져야”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1년 7개월 만에 제7대 인덕대학교 총장이 선임됐다. 지난해 12월 11일부로 임기를 시작한 윤여송 인덕대학교 총장이 그 주인공이다.

윤 총장은 이 기간을 “제2의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준비기간이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 나와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까지 40년을 기다린 것과 같이 우리 대학도 설립정신을 되찾고 새로운 가나안 땅을 들어가기 위한 준비시간이지 않았나”라면서 “저 역시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며, 우리 구성원들도 그동안의 안주에서 벗어나 새롭게 변화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면서 설립초기의 기독교 정신으로 되돌아가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 한국고등직업교육혁신운동본부장,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 초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쌓은 경륜을 바탕으로 ‘가장 시스템을 잘 갖춘 성공적인 대학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윤 총장은 “전문대학기관평가인증원장을 하면서 전문대학의 직업교육이 잘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72개 평가문항을 개발했다. 이대로만 잘하면 아주 우수한 전문대학, 고등직업교육대학이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 총장으로서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의 가장 모범이 되는 케이스를 만들겠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을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직업대학으로 육성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전문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앞에서 이끌고 가는 통제형 리더십이 아닌 자율성을 주면서도 대학이 발전할 수 있다는 모델도 같이 만들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 취임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특히 모든 학과와 행정부서에서 창의적인 혁신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인구절벽의 시대를 맞아 대학입학자원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들어오면서 산업사회와 직업세계가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대학들은 이제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서게 된다. 변화에 잘 적응하고 미래 대학의 모습으로 가지 않으면 결국 도태되며 생존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대학 혹은 전문대학의 모습이 아니라 그야말로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대학의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수적이다. 우리 대학의 경우 산학협력을 더욱 활성화해 외부에서 봤을 때 대학인지 기업인지 헷갈릴 정도로 기업과 교육기관이 하나가 된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된 새로운 대학의 모델인 ‘유니프라이즈’를 구축해가려 한다.”

- 산학협력 교육이 또 한 단계 도약하는 토대가 충분히 구축돼 있나.
“그렇다. 우리 대학은 전문대학 중에서도 산학협력이 상당히 앞서가고 있는 대학이다. 특히 HRD 연구를 많이 하는 다른 대학들과 달리 주로 R&D 연구를 하고 있다. 하나에 70~80억원씩 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과의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공동체 형태로 가려고 한다.”

- 최근 입학금 폐지로 대학의 재정상황이 매우 어렵다. 등록금 이외에 대학의 재정구조를 탄탄히 할 방도가 있나.
“바둑 용어 중에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고 있지 않나. 먼저 우리를 들여다봐야 한다. 부끄럽게도 우리 대학은 탈락률이 상당히 높다.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만족도를 못 느껴서라기보다 서울에 위치해 있다 보니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경계선상에 놓인 탓이다. 주로 자퇴한 학생들을 보면 반수를 해서 일반대학에 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결국 일반대학과 경쟁을 해서 학생들이 전문대학, 인덕대학교가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있는 정도의 교육의 질을 가져가야 한다. 그렇게 탈락률을 잡으면 재정에 대한 문제가 조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적으로는 해외 유학생과 성인학습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하려 한다. 노원구에는 70만 명, 도봉구에는 50만 명의 인구가 있다. 120만 명의 주민들이 우리 대학 주변에 있는 셈이다. 경력단절여성들을 비롯해 재교육을 받고자 하는 성인 학습층이 굉장히 두꺼운 지역이다. 성인학습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지난해보다 10배 정도 늘려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학교기업을 통한 학생들의 장학금이나 발전기금 유치를 적극적으로 모금하려 한다.”

- ‘공영형 사립(전문)대학’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안다.
“관심이 많다. 현재로서는 공영형 사립(전문)대학에 대한 큰 그림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이 잘 그려진다면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전문대학의 90% 이상이 사립대학이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대학이 공영형 전문대학으로 가는 게 온당하다고 본다. 직업교육은 국가나 지자체에서 담당해야 할 몫이다. 사립대학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

- 인덕대학교는 창업이 강한 대학으로 유명하다. 2016년에는 창업 선도대학으로 6년 연속 선정됐고 지금도 창업보육센터에 많은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그 비결과 성과는 무엇인가.
“기관장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전문대학은 대기업의 공채로 들어가는 비율이 상당히 낮다. 전문대학생들이 갈 수 있는 건 중소기업과 자기 창업으로 가는 길이다. 당장은 창업하지 않더라도 창업 훈련을 받은 학생들은 기업체에 가도 환영을 받는다. 경영자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추후에는 자신이 창업을 할 수도 있어 창업교육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 대학 내에는 49개의 창업동아리가 있다. 일반대학을 포함해 전국 최다의 규모다. 전체 학생의 17%는 창업보육단 소속의 전공동아리에서 창업 활동에 대해 배운다. 전체 학생의 약 70%는 재학 중 창업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경험한다.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는 비즈쿨(비즈니스+스쿨) 프로그램을 운영, 고등학교와 연계된 창업교육을 하고 있다. 고등학생 때 비즈쿨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입학해 창업하는 사례도 있다. 지금까지 약 200개 회사가 창업을 했고 그에 따라 우리 대학 전체 취업률이 3.5% 정도 증가했다. 창업보육단의 누적매출 또한 700억~800억원 이상이다. 상당한 성과다.”

-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올해 모든 학과에 한 개 이상의 학교기업을 설치하고 모든 학생들이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게끔 동아리 수를 늘리려고 한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학습은 강의실에서의 학습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끊임없는 시도와 실패, 협업정신 등을 통해 자신만의 경험을 쌓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강의실 교육 이외에 동아리활동이나 학교기업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서 학교에 있는 동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인덕대학교의 7대 전략과제를 보면 ‘아시아 직업교육과 한류중심대학’이 눈에 띈다.
“우리 대학의 욕심이다. 전문대학 교육의 세계화를 제대로 이뤄내 인덕대학교가 아시아권에서 1위가 되는 직업교육대학이 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이 주축이 돼 ‘AU+’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아시아권 대학들의 연합체다.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말레이시아 총 5개국 10개교가 모여 4년째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1년에 한 번씩 모여 콘퍼런스를 갖는다. 일차적으로 교환학생 교류를 하고 있다. 이것이 활성화되면 해외 현장학습과 해외 취업지원 등에 대해 협력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결국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컨소시엄 맺은 대학들을 오갈 수 있는 대학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또한 우리 기술교육을 수출하는 수준으로 올라가야겠다. 우리 대학의 주얼리디자인의 경우 세계적인 수준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만들어졌으며 지금도 외국 유학생들이 와서 공부를 하고 있다. 메이크업 관련 학과도 유학생들이 굉장히 선호한다. 우선 유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들을 중심으로 선두주자를 내세우고 우리가 갖고 있는 디자인교육이나 공학교육 등도 외국 유학생들이 와서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려고 준비 중이다.”

- 전문대학 최초로 미술관을 설립하기도 했다.
“우리 대학은 서울대, 홍익대가 하기 이전에 우리나라 최초로 디자인 교육을 실시한 대학이다.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처음 수입했다. 이 때문에 디자인, 예술 교육에 대한 나름대로의 책임감과 자부심이 있다. 미술관도 그 일환이다. 디자인계열 학생들이 전시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외부에서 하는 전시회를 유치해줌으로써 실력 향상의 간접적인 기회를 제공, 교육적 효과를 가져오는 한편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 운영하고 있다.”

- 문재인정부 들어 ‘직업교육 마스터플랜’이나 ‘전문대학 육성방안’ 등이 새롭게 모색되고 있다. 제언한다면.
“평생직업교육 마스터플랜이 만들어진다면 고등직업교육 단계에서의 중심은 전문대학이 돼야 한다. 또 직업교육의 협조와 계획성을 위해서는 고용부나 교육부, 산자부 등 각기 산재돼 있는 직업교육의 여러 프로그램을 다 모을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국가 인력 수급 계획과 맞물려 직업교육 정책을 수립해가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직업교육은 선진국처럼 국가주도형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운영돼야 한다. 소외 받고 있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많다. 이들이 돈 걱정 하지 않고도 직업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 전문대학 육성방안도 마찬가지다. 직업교육에 걸림돌이 없도록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 직업교육 수준은 계속 올라가는데 수업연한은 그대로 고정돼 있다. 10년 이상 요구한 내용인데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동시에 폴리텍 수준의 학비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전문대학 학사과정인데 폴리텍 학생들은 고용부에서 고용보험기금을 지원받아 한 학기에 전문대학의 4분의 1, 3분의 1되는 학비를 부담하는 반면 교육부에 몸담고 있는 전문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은 자기 돈 다 내고 공부한다. 이러한 교육의 불공정한 문제들이 빨리 시정돼 전문대학에서도 제대로 된 직업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전문대학 육성방안’이다.”

■윤여송 총장은…
1956년생. 성균관대 학사·석사·공학박사를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포스닥을 했으며, 서울시립대 경영대학원에서 MBA(경영학석사)를 취득했다. 대통령 자문교육혁신위원회 전문위원, 교육부 자문위원,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 초대원장,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 직업능력심사평가원 평가위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부원장 등을 맡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인덕대학교 제7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최용섭 주간 / 정리=천주연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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