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원 군산대 대학일자리센터 취업 컨설턴트

18학번 신입생들이여, 대학 입학과 동시에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대학 졸업 후 좋아하는 일을 택해 취업할 것인가? 잘하는 일을 택해 취업할 것인가? 심장이 뛸 만큼 좋아하는 일도 없는 것 같고, 다른 이들과 비교해 보건대 제법 괜찮은 수준으로 잘하는 일도 없는 것 같아서, 무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선배들이 대학일자리센터를 다녀갔다.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 대부분은 잘하는 일을 하라고 한다. 즉 돈을 벌고 싶다면 잘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성공한 자들의 가치 속에는 돈이 곧 행복이라는 기본 공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철학가와 종교인들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한다. 즉 만족하고 싶다면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본인이 추구하는 인생의 가치를 기준점으로 문장을 만들어보자. 부모님을 만족시키고 싶은가? 그러면 잘하는 일을 해라. 나의 만족과 기쁨을 우선시한다면 좋아하는 일을 해라.

좋아하는 일이 숨기고 있는 사실이 있다. 그 일에 흥미와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잘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잘하는 일이 숨기고 있는 사실은 좋아하는 일에 비해 흥미와 관심이 조금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보이기만 하는 이 두 가지 질문 속에서 정답에 가까운 하나의 선택지만 골라야 하는가? 어느 한 가지를 고르더라도 100% 완벽한 선택은 있을 수 없다. ‘무엇을 하겠다’ 마음먹어도 삶은 점점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원했던 일이라도 사회 구조나 시스템 때문에 질리게 되는 경우도 있고 정말 안 맞는 일인데 반복하다 보니 좋아졌다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가능하다면 잘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취업을 하고 싶다면 잘하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면 창업을 해라. 회사는 쓸모 있는 사람을 원한다.

잘하는 일을 찾고 싶다면 한 우물을 깊이 파야 한다. 깊이 파야 물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에는 역설이 숨어 있다. 한 우물을 깊이 파서 물을 만나려면 다양한 곳을 시추(試錐)해봐야 한다. 시추는 다양한 시도이고 색다른 도전이다. 운 좋게 처음 삽을 꽂은 곳에서 물줄기가 솟아오를 수도 있지만 그런 행운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물줄기가 솟아오르는 우물을 만난다는 것은 재능을 만나는 것인데 재능을 발견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 이런저런 시도를 반복하는 수밖에 없다. 이전과 다른 분야에 도전하다 보면 한계를 알 수 있고 어떤 것이 재미있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시도와 도전 끝에 느낌이 오는 순간을 만날 것이다. “바로 이거야!”라는 탄성과 함께 내가 잘할 것 같은 느낌이 올 때가 있다. 그게 나에게 맞는 직무일 확률이 높다. 5시간이 마치 5분처럼 느껴지는 일, 내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몰입하게 되는 일, 그게 바로 적성에 맞는 일이다. 적성에 맞는 직무능력은 다른 말로 재능이라 표현할 수 있는데 재능은 남과 비교해서는 결코 찾을 수 없다. 재능은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잠자고 있기 때문이다.

방향을 알려주는 북극성처럼 북극성에 닿을 순 없지만 내가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질문 “좋아하는 일을 할 것인가? 잘하는 일을 할 것인가?” 만일 두 가지 질문 속에서 삶의 길을 찾지 못했다면, 두 가지 질문을 모두 지운 채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거나 사랑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도 올바른 나침판을 찾는 방법이다.

위에서 제시한 두 가지 질문의 전제는 “행복이란 무엇인가?”였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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