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11일 aT센터에서 박람회 개최…전국 79개교 참여

[한국대학신문 천주연‧김홍근 기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가 주최하는 2018학년도 전문대학 정시 입학정보박람회가 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관에서 시작을 알렸다.

전국 79개 전문대학이 참여한 이번 정시박람회는 입시정보가 부족한 수험생과 학부모 등에게 대학별 진학상담과 전문대학의 전반적인 입시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개최된다.

영하로 뚝 떨어진 한파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관심 있는 대학을 찾아 입시상담을 받기 위해 행사장을 방문했다. 아침부터 행사장을 찾은 학생들은 상담받고 싶은 대학을 미리 생각해 놓은 듯 개막과 동시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상담 대기시간이 있는 대학들도 있어, 한 대학이라도 더 상담받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바삐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다.

■“학생 시선 끌어라”…대학별 홍보 열기 가득 = 각 대학 부스에서도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대학들은 간단한 다과나 다트와 같은 이벤트로 학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보이는 한편, 일부 대학에서는 학과 교수가 학생들을 마주해 가며 지나치는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한 대학에서는 교수들을 상담자로 데려오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선보였다. 상담자 앞에 교수 이름이 적힌 명패를 세워 교수들에게는 사명감을, 상담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신뢰감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상담하는 교수들도 학생들에게 대학에 합격 후 자신을 찾아오라면서 학생들과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열정을 보였다.

대학 총장이 직접 대학 점퍼를 입고 나와 학생들을 맞이하는 대학도 있었다. 이권현 유한대학교 총장은 행사 첫날 아침 일찍부터 박람회장을 방문해 총장으로서의 무게감은 잠시 내려놓고 학생들이 즐겨입는 대학 점퍼를 입어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갔다.

■1순위는 ‘통학 거리’…학부모들 “정보 습득하기 좋은 기회” = 올해 전문대학 정시를 지원하려는 수험생 중 상당수는 집에서의 ‘통학 거리’가 입학할 대학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꼽았다. 막 입장을 마친 백영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추천해 줘서 친구랑 함께 와봤다”며 “하나 생각해 놓고 온 것이 있다면 집에서 최대한 가까운 대학을 위주로 볼 생각이다. 부모님 집에서 살면서 통학할 수 있는 수도권 대학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대학을 둘러보느라 잠시 쉬겠다며 행사장에 마련된 휴게장소를 이용하고 있던 한 학생도 “딱 정해놓고 온 것은 아니고 여러 대학을 둘러보려고 한다”며 “IT나 컴퓨터 계열 전공 위주로 대학들을 찾아보고 왔지만 아무래도 집에서 가까운 대학에 눈길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한편, 학부모들은 이번 박람회장을 방문해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었다며 효율적인 측면에 감탄을 표하기도 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전문대학에 관한 입시정보를 얻기가 매우 힘들었다던 학부모들은 박람회가 자녀의 대학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며 입을 모았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를 위해 미리 입시정보를 얻고자 박람회를 방문한 한 학부모도 “당연히 딸의 적성을 1순위로 생각하고 대학을 찾고 있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집에서 가까운 대학을 갔으면 하는 바람에 집 근처의 대학들을 미리 알아보고 오긴 했다”며 “딸이 헤어디자인 계열에 관심이 많아 헤어 관련 전공이 있는 대학들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다. 오늘 박람회장에서 헤어 전공이 있는 다른 대학들도 더 알아가게 돼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고 전했다.

학생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학부모는 이번 정시박람회에 오기를 잘했다며 미소를 띠었다. 그는 “매번 전문대학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면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는 방법이 전부여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하지만 오늘 박람회장에 방문해 한 번에 여러 대학에서 직접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업‧보건‧유아 계열 강세…취업률이 역시 가장 중요해 = 현장에서 직접 대학 부스를 관리하는 각 전문대학의 입학 관계자들은 정시모집이 수시와는 다른 패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점을 유념해 학생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의 진로를 미리 확정 지은 학생들은 수시를 통해 입학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보니 정시에서는 아직 학과를 정하지 못한, 특히 공업계열의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는 것이다.

김찬수 인하공업전문대학 대외업무팀장은 “정시 때는 공업계열을 상담하는 학생들이 특히 많은 추세”라며 “공업계열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보통 세부 전공을 미리 정해놓지 않는다. 수능 성적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자신의 성적에 맞춰 어느 대학을 갈 수 있는지를 결정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진단했다.

면접과 같은 추가 전형을 피해 수능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도 다수다. 박광신 연성대학교 대학홍보팀장은 “수시 때 면접을 위주로 하는 항공이나 호텔관광에 학생들이 몰린다면,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지원하는 정시에서는 수능 위주로 평가하는 학과가 대세”라며 “수능을 강점으로 하는 유아교육과 같은 학과들이 수시에 비해 정시 때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학생과 학부모의 공통적인 관심사는 역시 취업이다. 최근 취직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한 탓에 입학부터 취업 잘되는 학과를 찾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늘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상담석에 앉자마자 취업률이 좋은 학과를 묻는가 하면, 대학과 연계된 가족회사에 취직할 수 있는지를 묻기도 했다.

김현중 유한대학교 기획처장은 “수험생과 학부모 둘 다 취업에 관심이 많다 보니 문의해 오는 과들도 취업이 잘되는 세무‧회계, 보건, 공업계열 학과들”이라며 “유한대학교에 입학하면 가족회사로의 취업에 특혜가 있냐고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 학생들의 참여가 높은 박람회지만 대학의 특성화 강점으로 학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대학도 있다. 제주관광대학교는 통학 거리를 중시하는 학생들에게는 전혀 관심 없는 대학이겠지만, 관광 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해마다 상담석을 채워주고 있어 꾸준히 박람회에 참가하는 대학 중 하나다.

조영지 제주관광대학교 입학팀장은 “굳이 제주도까지 대학을 가냐는 경우도 있지만, 모집인원의 40%까지 타 지방 학생들로 모집한 적도 있다”며 “관광 쪽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통학 거리와 상관없이 우리 대학을 찾고 있다. 현재도 우리 대학 모집인원의 20~30%는 수도권 학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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