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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역량진단 앞두고 통폐합 신청한 대학 셈법 ‘복잡'

기사승인 2018.01.07  1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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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폐합 시 행·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 ‘이례적’…교육부 "30곳 진단제외 신청"

임시이사·비리사학 연명 비판 등 넘어야 할 과제 多
예상보다 신청 대학 적어…“애초보다 메리트 적다”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2018년도 대학 기본 역량 진단’ 시행이 올해로 다가온 가운데 대학 간 통폐합 준비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6개 대학이 통폐합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 지난 대학 기본 역량 진단 토론회 참석한 대학 관계자들(사진=한국대학신문DB)

■ 24개 중 3개 재단 신청…행·재정적 지원 기대감 = 교육부는 통폐합을 신청하는 대학은 심사해 진단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2개 이상 대학을 가진 재단 수는 24개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3개 재단(또는 동일 설립자) 내 6개 대학이 통폐합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상지학원의 상지대(4년제)·상지영서대학(2년제) △원석학원의 경주대(4년제)·서라벌대학(2년제) △이홍하 설립자의 신경대·한려대(4년제) 등이다. 백석학원은 초기에 관심을 보였으나, 대학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예정된 역량 진단 준비에 돌입했다고 기획팀 관계자가 전했다. 

상지학원은 지난 12월 22일 통폐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상지대와 상지영서대학은 통합을 사활이 걸린 사안으로 보고 있다. 오랜 학내 분규로 여전히 학교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단에 제외돼 구조개혁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고, 분규대학 이미지를 탈피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다. 

학교 측은 통합 시 유사·중복학과는 통폐합하고, 지역맞춤형 융·복합학과를 구성하겠다고도 설명했다. 2022년(추정) 편제가 완성되면 △입학정원 2255명 △재학생 수8226명 △전임교원 확보율 71.49% △7개~9개 단과대 등을 구성하게 된다. 

경주대는 같은 달 18일 같은 법인인 원석학원 내 서라벌대학과의 통합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예정대로 통합 절차가 진행되면 2020년 새 학기부터 첫 통합대학 신입생을 모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대학은 ‘문화관광ㆍ창의융합ㆍ보건복지 3개 축으로 하는 평생학습 특화체계 구축’의 특성화 추진 모델을 정립해 지역·기업·대학을 연계하는 평생교육 핵심역할을 선도적으로 구현해 나갈 예정이다.

신경대는 한려대와 통합을 꾀하고 있다. 두 대학은 설립자 이홍하씨의 대학이며, 그가 소유한 서남대는 최근 폐쇄 및 법인해산 명령을 받았다. 

통·폐합 이후 웰니스 분야(복지·치안·미용·스포츠레저)와 헬스케어 분야(간호·언어치료·보건의료)를 특성화해 대학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대학들이 통폐합을 신청하는 이유는 대학 체질 개선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통폐합으로 진단에서 제외되면 특수목적 지원사업에 참여 가능하며, 보건·의료 계열 정원 및 사학진흥재단 융자금이 우선 배정되는 등 지원을 받는다. 통폐합 시 이러한 행·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필요하면 컨설팅 제공 등 지속적인 질 관리를 할 예정이며, 유휴 교육용 재산을 수익용으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할 계획이다. 

정대화 총장 직무대행은 “이번 통합은 지난 10년간 추진해왔던 대학 민주화의 연장선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 통폐합까지 산 넘어 산…일반재정지원도 없어 = 그러나 통합이 순탄할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임시이사 체제다. 상지대와 상지영서대학은 지난해 8월 임시이사가 선임됐다. 신경대와 한려대 역시 지난해 5월과 10월 임시이사 임기가 1년 연장됐다.

교육부는 대학 간 통폐합을 결정하는 것이 임시이사의 권한 밖이라고 본다. 교육부 홈페이지에 올린 ‘사립대학 통폐합 신청 안내서’에는 “임시이사는 일반적인 ‘학교법인 운영에 한해’ 정이사와 동일한 권한이 있으므로 학교법인 해산은 임시이사 업무로서 논란이 있다”고 명시했다.

실제 상지대에 ‘임시이사 체제로는 통합 불가’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대에도 같은 이유로 신청서를 반려했다. 

방정균 상지학원 사무국장은 사립학교 통폐합 기준 고시를 근거로 반박했다. 그는 “2011년 고시에는 제8조에 임시이사가 선임된 대학은 통폐합 신청을 제한한다고 명시했으나, 2014년 개정된 고시에는 해당 조항이 삭제됐다”고 지적됐다. 

통폐합이 부실대학의 목숨을 연명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교육부는 설립자 이홍하씨의 횡령 문제가 있는 서남대 폐쇄 명령을 내렸는데, 신경대 총장직무대행이 이씨의 딸이며, 부인은 한려대 총장을 맡은 바 있다. 

교육부는 평가를 피하기 위한 통폐합이나 단순히 물리적 통폐합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E등급을 받은 대학의 경우 평가를 받아야 하며, 추후 통폐합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추가 진단 등 불이익이 주어진다. 

물론 통폐합 신청대학은 뼈를 깎는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우선 정원 감축을 이행해야 한다. 또한 교직원·수익용 재산 등을 유지 혹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일반재정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도 단점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통폐합을 신청하겠다고 알려진 대학이 적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전소재 사립대 기획팀장은 “위험 감수가 너무 크다. 제외된다 하더라도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지 않나”며 “초기에 교육부가 말했던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많이 퇴색된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18일까지 신청서를 받은 결과 통폐합 신청 대학을 포함해 종교계, 예술계 대학 등 “진단제외 대상 전체 대학 중 약 30곳에서 진단 제외 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이하은 기자 truth01@unn.net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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