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부지’·‘높은 지가’·‘지역 갈등’…2016년 기준 20大 기숙사 ‘無’

학생 어려움 개선할 다양한 방법 고심…정부 차원 방안 필요한 때

▲ 아주자동차대학교는 지난 2월 기숙사 C동을 준공하며, 편재 정원의 81%이상이 대학 내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완성했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기숙사를 단 한 동도 가지지 못한 전문대학이 수도권 소재 대학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높은 지가로 인해 학교 부지를 확장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대학들은 원거리 통학생과 지방 출신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서 기숙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른 방면으로 학생 편의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학알리미의 ‘2016년 전문대학 기숙사 수용률’ 통계자료를 보면 기숙사를 단 한 동도 보유하지 못한 대학은 모두 20곳이나 됐다. 또 이들 대학 가운데 울산 1곳, 광주 1곳, 전남 1곳을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 소재 대학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학생 규모가 약 5000명인 인천 소재 전문대학 관계자는 “기숙사가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취를 할 수밖에 없다”며 “학교 입장에서도 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7000명의 재학생 규모를 가진 서울 소재 전문대학 관계자도 “고시텔과 원룸, 하숙에서 학생들이 지내고 있다”며 “기숙사를 짓고 싶어도 서울 지가가 너무 높기 때문에 부지 확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을 비롯한 경기·인천 지역 전문대학의 사정은 모두 비슷할 것”이라며 “기숙사는 학생 복지를 위한 필수적인 시설이라는 데에 이견은 없지만, 기숙사 수용률이 높은 지방 전문대학과 수도권 대학과는 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억울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학 관계자의 말처럼 대학알리미 자료에서 기숙사 수용률이 50% 이상을 보이는 전문대학은 모두 16곳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 위치한 전문대학은 △웅지세무대학(81.6%) △한국관광대학(51.1%) 등 두 곳뿐이다. 기숙사 수용률 50% 이상인 전문대학이 위치한 지역은 △경북(4곳) △경남(4곳) △강원(3곳) △충남(2곳) △전북(1곳) 등의 순이다.

수도권 전문대학들은 나름대로의 학생 편의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인천 소재 한 전문대학은 자취 생활로 인한 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학비 지원과 장학금 혜택 비율을 높은 차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자취 등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학교도 알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간접적으로나마 해결해주기 위해 대학에서는 학비 지원과 장학금 수혜 학생 비율을 80%로 유지하는 등 학생 복지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인여자대학의 경우에는 국방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2020년 기숙사 신축을 추진 중이다. 경인여자대학 관계자는 “학교 바로 옆에 있는 계양부평 예비군훈련장을 부지로 사용하기로 했다”며 “국방부와 논의 끝에 2019년까지 계양부평 예비군훈련장 철수가 결정됐고, 그 부지에 2020년까지 기숙사와 교육시설 등을 건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소재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첫 삽을 뜰 때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 기숙사 문제”라며 “본질적으로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 사회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기숙사를 ‘짓고 못 짓고’의 문제보다는 한 차원 위에서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라며 “기숙사 문제에 대해 대학과 지역사회 간 갈등, 높은 지가 등의 이유로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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