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국공립대, 5년간 모금액 다 합쳐도 서울대 1년치 못 미쳐

▲ 서울대 정문.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대학들이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기부금을 모금하고 있으나, 이 마저도 서울대에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는 통계가 나왔다.

대학교육연구소(소장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18일 대학알리미 국·공립대 발전기금회계 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전국 40곳 국·공립대가 모금한 기부금의 43%는 서울대가 거뒀다고 밝혔다. 각 대학별로 지난 5년 동안 모금한 기부금을 다 합쳐도 서울대 1년치 모금액을 넘는 곳이 없었다.

최근 5년간 전국 국·공립대가 유치한 기부금은 모두 7600억원이다. 서울대가 5년간 모금한 기부금 총액은 3268억원으로, 2위 부산대 446억원의 7배에 달했다. 반면 △경남과기대 △부산교대 △진주교대 △전주교대 △대구교대 △청주교대 6곳은 총액 1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서울대가 한 해 400억을 넘는 기부금을 거둬들이는 반면,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인 21개 대학은 연평균 기부금 액수가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울대를 제외하고 연간 100억원 이상 기부금을 모금한 곳은 2012년 전남대 117억9300만원, 2014년 군산대 143억1000만원, 부산대 129억7300만원, 경상대 100억4200만원에 불과했다. 

남은 기부금도 거점국립대가 대부분을 차지해 타 국·공립대 몫은 더 적었다. 기부금 상위 10개 대학을 모두 거점국립대가 차지했으며, 비율은 82.3%에 달했다. 서울대, 부산대에 이어 △강원대 403억원 △전남대 399억원 △경북대 373억원 △충남대 351억원 순이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논평을 통해 "국·공립대학 기부금은 국고 지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과도한 등록금 의존을 낮추고, 교육 및 연구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필수 재원"이라며 "지금과 같은 기부금 양극화는 국 공립대 균형 발전뿐만 아니라 · 지역 간 균형 발전까지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정부 차원에서 우리 사회 기부 문화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부금 모금 주체인 대학 역시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이고, 지역민과의 연계 활동 등의 확대를 통해 기부금 모금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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