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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건’ 사과했지만...박기영 사퇴 압박(종합)

기사승인 2017.08.11  1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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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도 “과오 있지만 적임자로 판단”…20조 총괄하는 과기혁신본부 표류하나

“구국의 심정” 표현 쓰며 사퇴 거부…靑도 인사 철회 않아
黃 논문조작 책임 뒤늦게 인정 “마음의 짐이었다” 주장
科技계 원로들 “과거보다 역량 중요” 감쌌지만 반발 증폭

   
▲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정책간담회 시작 전 손을 모으고 생각에 잠겨있다. 이날 박 본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사진=김정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 책임으로 거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했으나 사퇴는 거부하면서 반발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혁신본부장은 10일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 참여해 황우석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했으나 사퇴 요구에는 “기회를 달라”며 선을 그었다.

박 본부장은 "과거의 잘못을 뼈저리게 알고 있으나 지적을 받아들이고 연구자들의 입장에서, 국민의 요구와 산업계의 요구를 잘 수렴해 과학기술 혁신체계,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며 “이 꿈과 이상을 실현해보고 싶어 과기혁신본부장을 자임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지난 정부 9년간 과학기술혁신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보며 아쉬웠다며 “구국의 심정으로 책을 내놓고, 과거 민주정권 10년간 발전돼 오던 과학기술 혁신체계를 이어나가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나라로 만들어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자들의 노력이 국가의 지식성장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체계를 만들고 싶은 것이 제 꿈"이라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일해서 국민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기회를 주시고 조언과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사퇴 거부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 10일 박기영 본부장에 대한 인사 배경을 설명하는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연합뉴스TV 캡쳐)

청와대도 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사과했으나, 인사 철회 뜻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인사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께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이어 "촛불 민심 구현이라는 국정 목표 실천을 위해서라면 참여정부에 비판적인 인사 뿐 아니라 참여정부 당시 실패했던 인사도 해당 경험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다면 새 정부에서 같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은 임명 취지에 대해 널리 이해를 구하고 이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2005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 당시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재직하며, 연구 윤리와 연구비 관리 문제에 연루됐던 전력으로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당시 조작으로 판명난 황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에 실험 참여 없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전공(식물생리학)과 관계가 적은 과제 2건을 맡아 황 교수로부터 연구비 2억5000만원을 부당하게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건’에 대해 11년간 사과를 표명하지 않은 것을 두고 “그 이후 제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으나 기회를 만들지 못해 마음의 짐으로 안고 있었다”며 “그간 여러번 사과의 글을 썼으나 어느 곳에도 밝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조작된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한 데 대해서는 "논문이 나오기 2년 전 (세부과제 책임자로서) 황우석 교수와 논문을 함께 기획했다. 황 교수가 논문을 투고할 때 (전화를 걸어) 세부과제 책임자는 다 (공저자로) 넣자고 말했는데, 당시 이동 중이었다 보니 신중하지 않게 '알았다'고 답했다“며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해당 논문에 기여한 바도 없이 이름을 올리지 않았느냐는 지적엔 "논문을 쓸 때는 기획에 참여한 사람도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 간담회장을 빠져나가던 박기영 본부장(맨 오른쪽 문 옆)은 공공연구노조 관계자들에게 사퇴 요구를 받았다. 현장에는 100여명에 달하는 취재인파가 몰렸다.(사진=김정현 기자)

이날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과학기술계 원로들은 “과거보다 역량이 더 중요”하다며 박 본부장을 감쌌지만 거센 사퇴 요구에 외려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앞서 8일 과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박 본부장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가 빗발쳤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9개 단체(공동) △민주노총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공공연구노조) 등에서 규탄 성명을 내고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동석한 과학기술계 원로와 정부출연연구소 기관장 등 20여명은 박 본부장이 발언을 마칠 때마다 박수를 치며 지지를 표했다. 황우석 사건에 대한 책임론을 두고는 “해프닝이지 큰 잣대가 되지 않는다”며 두둔하기도 했다.

하지만 간담회장 밖에 있던 공공연구노조 조합원 등은 박 본부장이 퇴장할 때 달려들어 “연구윤리에 문제 있다면서 어떻게 사퇴하지 않을 수 있나. 사퇴 의사를 밝히라”면서 거세게 항의해 대조를 보였다.

박 본부장이 사퇴를 거부하면서 임명에 반대하던 과학계와 시민사회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인 단체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9일 성명서를 내놓고 이날 오후 2시까지 서명을 받은 결과, 공개 당시 229명이던 인원이 1851명까지 불어났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박기영은) 황우석 사태가 마무리되고 1년도 지나지 않아 여전히 황우석을 두둔했다. 그 이후 어떤 반성과 성찰을 보냈는지 분명치 않다”며 “혁신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며, 과학기술인들에겐 악몽에 가깝다”며 인사 철회를 요구했다.

김준규 공공연구노조 위원장도 이날 간담회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전방위적으로 임명 철회를 위해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장의 자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기대를 모았던 현 정부의 R&D 혁신 정책도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기혁신본부는 20조에 달하는 국가R&D 예산 설정, 심의, 조정, 성과평가와 예비타당성 조사를 맡는 사실상의 과학기술 연구개발사업 ‘컨트롤타워’다. 본부장은 차관급 임명직이며, 국무회의에도 배석해 정책 결정에 관여한다.

   
▲ 박기영 본부장이 정면돌파를 선택하자 사퇴를 요구하는 과학기술계 인사들은 반발했다. 간담회장 앞에서 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김준규 민주노총 공공연구노조 위원장(오른쪽). (사진=김정현 기자)

김정현 기자 ddobagi@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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