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조작논문 공저자 참여는 "기획만 참가해도 들어가는 경우 있어"

朴 본부장 감싼 과학계 원로들 "과거보다 역량이 더 중요"
퇴장 중 연구노조 등 항의 받기도...향후 갈등 증폭 예고

▲ 박기영 본부장이 정면돌파를 선택하며, 사퇴를 요구하는 과학기술계 인사들은 반발했다. 간담회장 앞에서 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김준규 민주노총 공공연구노조 위원장(오른쪽). (사진=김정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과학계 원로들과의 토론 직후 주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해 보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재차 표명했다.

조작으로 판명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한 것을 두고는 "논의는 참가했다고 생각한다. 논문을 쓸 때는 기획에 참여한 사람도 들어가는 경우 있다"고 주장했다.

박 본부장은 "논문이 나오기 2년 전부터 기획을 같이 했다. 황우석 교수가 논문을 투고할 당시 세부과제 책임자는 다 (공저자로) 넣자 해서 당시 이동하며 통화중에 신중하지 않게 알았다고 답했다"고 공저자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저도 연구자의 실험 등 반영 여부를 신경쓰는 사람인데 제가 왜 그걸 기획에 참여한다는 이유만으로 (참여한다 했을까)"라며 "처절하게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이번 인사에 대한 질문에는 "임명직 인사이기에 제가 하겠다고 했다기보다 제의를 받았을 때 꿈이 있었기에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황 박사 관련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는 잘 된 과학기술혁신체계,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좌우되는 체계 만들겠다는 것이 제 처절한 마음이다"고 말하며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한편 이번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과학계 원로들은 박 본부장을 감싸며 박 본부장에게 기회를 달라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조완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전 회장은 "(박 본부장은) 제가 아끼는 제자나 마찬가지다. 오늘 아침 조간, TV에 나오는 것을 보니 곤혹스럽다"며 "지난날 누구와 가까웠다, 좋았다는 것은 해프닝이지 큰 잣대는 될 것 같지 않다. 나는 박기영 교수가 충분히 어려운 시기를 잘 끌고 나가면서 발전을 위해 기여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두둔했다.

지지성명을 내 논란을 빚었던 한국기술사회의 김창우 상근부회장은 "과학기술계가 박기영 본부장님 최근의 언론보도가 있어서 힘을 보태드려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참여정부 당시 기술사제도 개선을 요청했을 때 (박기영 당시) 보좌관이 중심돼서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획기적인 역할 했다. 큰 역할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과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채영복 전 과기부 장관은 "황우석 사건은 틀림 없는 과다. 과를 디디고 또 다른 측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과에 대해 사과했지만, 내가 보기에 사죄가 부족하다. 많은 국민들이 오해한다. 한 번 정리를 하시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간담회가 끝나고 퇴장하던 박기영 본부장을 향해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들의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공공연구노동조합 등 과기계 인사들이 항의하는 등 소란이 일어났다.

김준규 공공연구노조 위원장은 “전방위적으로 임명 철회를 위해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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