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들 이미 도입해 성과 도출…국내 통합 플랫폼 구축 필요

4차 산업혁명 시대, 개방형 통합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빅데이터‧학습분석 기술을 활용한 개별화된 맞춤형 교육(Personalized Education)은 가능해질까. 복잡하고 다양한 미래사회에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적자원은 점차 부족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지막 단 한명의 학생도 낙오하지 않도록 케어(care)할 수 있게 된다면 글로벌 인재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확언한다.<편집자 주>

<특별기고>학습분석 기술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자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연구위원(컴퓨터공학 박사)

▲ 장상현 KERIS 연구위원

최근 교육 빅데이터 분야에서 학습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학습분석(Learning Analytics)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2016년 가트너 보고서에서 교육과 관련된 정보통신기술에서 가장 기대되는 유망 기술을 학습분석이라고 내다봤다.

학습분석은 학습자로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효과적인 학습 모델을 구축하는 것으로, 학습자의 성적뿐만 아니라 행동, 성격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풍부한 프로파일을 제공함으로써 개별화된 맞춤형(Personalized) 교육을 가능케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의 대학들은 학습분석 기술을 도입하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는 입학생들 중 다수가 대학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학능력 부족으로 기초수학 과목을 중도 포기하고 학업 성취도가 낮아져 고민이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의 학습시간, 학습참여, 문제풀이 등 데이터를 수집하여 개별적으로 학생을 분석한 결과 기초수학과정 이수율이 65%에서 85%로 향상됐으며, 수업만족도도 향상됐다고 한다.

조지아주립대는 2011년 처음으로 대학자문위원회에 S/W 기업을 포함시키고 약 1년간 데이터를 수집하여 3만 명의 학생과 관련된 800개의 변수를 분석, 5만 회 이상의 학생 상담을 유도해 2012년 대비 2016년에는 졸업생이 지출한 수업료에서 1500만 달러를 절약하고 대학은 300만 달러의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를 달성했다. 미시간대는 대규모 강좌에서 학습활동과 시험점수가 같은 학생 데이터와 코칭팀의 행동 모델을 기반으로 맞춤형 메시지 및 데이터 그래프를 개별학생에게 제공해주는 지능형 시스템을 통해 학업성과를 10~20% 높였다고 한다. 이와 같이 학습분석 기술은 교수학습적인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지만 효율적인 학교경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미국의 NMC(New Media Consortium)와 CoSN(Consortium for School Networking)이 공동으로 출간한 호라이즌 보고서(Horizon Report)에 따르면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 분야에 적용될 기술을 [표 1]과 같이 3단계로 분석 제시했다.

학습분석의 장점은 교수학습을 돕고 학습자의 학습 활동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학습자의 학습 맥락(Context)을 이해하고 측정(Measure)과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상황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교수자는 실시간 통계를 통해 학습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고, 다른 학습자의 반응을 참조할 수도 있으며 학습자와 상호작용을 활발히 할 수 있다. 학습자는 다른 학습자(Peers)의 학습 과정을 참고함으로써 학습동기(Motivation)를 부여받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활동이 중심인 사이버대의 경우 과목당 재등록률을 높이기 위해 학생의 학습 시간, 습관, 참여도 등을 분석·대응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하버드대학 입학보다 더 어렵다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아이콘 미네르바스쿨이 실시간 대시보드(Dashboard)라는 간단한 기능만으로 학습자의 상호작용을 분석해 수업의 참여도를 높이는 교수법을 사용하고 있는 사례에서 보듯 데이터의 활용은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교수학습과정을 구현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은 3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다양성을 지원하는 개별화를 보다 지능적으로 지원하고 학습자 개인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메이커(Maker)가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역량을 키워주는 시스템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 이때 빅데이터와 학습분석 기술을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교육 데이터가 축적되는 플랫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알리바바 등 세계적인 기업들 모두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아마 4차 산업혁명의 준비도가 OECD 국가에서 하위권으로 밀려난 이유도 여기 있을 것이다.

▲ 학습분석 서비스의 예(KBS 캡쳐)

현재 공공영역에서 운영되는 플랫폼을 살펴보면, 교육 행정 및 재정정보는 나이스(NEIS)와 에듀파인(Edufine) 플랫폼에 축적되고, 초중등 교육과 관련된 교수학습 자료는 에듀넷, 방송통신 중고등학교. EBS,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정보시스템, 학교 홈페이지 등에 산재돼 있다. 고등교육 데이터는 각 대학이 보유하며, 교수학습과 관련된 데이터는 KOCW, K-MOOC 등에 수집되어 서비스되고 있다. 그리고 1998년부터 시행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로 정보가 공시되고 관련 통계가 수집 및 공개 서비스(http://edss.keris.or.kr)되고 있다.

보스턴대의 마셜 밴 앨스타인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배하는 것은 플랫폼 비즈니스일 것”이라고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궁극적으로 교육과 관련된 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되어 모든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학생이 활동하는 공간이 된다면 빅데이터와 학습분석을 통해 지능화된 개인별 맞춤 교육 지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최소한 각 플랫폼 간의 연계라도 가능하다면 대한민국 교육의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에 어느 정도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온라인 활동이 보편화되고 그 효과성도 검증되고 있는 대학 이상의 성인학습자가 사용하는 분산된 플랫폼은 다른 어느 것보다 먼저 통합, 학습분석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
<월간새교육 기고문을 재가공했습니다>

[인터뷰]“소통형 수업 통한 살아있는 교육 제공해야”
신종우 미래융합교육학회 회장(신한대 교수)

▲ 신종우 미래융합교육학회 회장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교육혁명이 가능하려면 교수부터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 앞으로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려면 교수자가 자신의 강의를 개방해야 하며 소통형 수업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매개체가 스마트 기기다. 교수자가 답을 주기보다는 스마트 기기로 상호작용 하고, 플립러닝(flipped-learning)을 활용해 강의실에서는 학습자들의 질문을 토대로 융합적 사고로 해결방안을 찾도록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이제는 교수가 알고 있는 답이 정답이라 볼 수 없는 시기 아닌가.”

지난 4월 국회의사당 내 헌정기념관에서는 국내 각 전공 분야의 교수 2400여 명이 ‘미래융합교육학회’를 창립하고 첫 총회를 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융합교육을 필두로 한 교육혁신 방안을 제시하고 화두를 던졌다.

초대 회장을 맡은 신종우 신한대 교수는 2011년부터 플립러닝 교수법을 활용한 ‘원조’ 교수로 불린다. 당시에는 개념조차 없었던 때지만 직접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듣고 내재화한 뒤 강의실에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체계였다.

처음에는 생소했던 이 교수법을 토대로 수년간 강의 경험을 쌓은 그는 현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수원을 비롯해 각 대학에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수법을 적극 강의하고 있다. 미래융합교육학회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비빔밥처럼’ 섞여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융합교육의 대안을 찾고 실천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한국 교육을 위협하는 요소인 MOOC, 학령인구 감소 등에 대비하기 위한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봤다. 전국의 교수 누구나 강의를 올리고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 정부 지원 플랫폼은 많지만 실제 활성화돼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SNS가 미디어 주류가 된 만큼 우리 학회에서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공유할 수 있도록 플랫폼이 제공돼야 한다.”

학습분석 서비스는 고등교육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학습분석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며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개선해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시작 단계다.

신종우 교수는 학습분석 서비스는 전국의 교수들이 자신의 강의를 모니터링하고, 교수자와 학습자 간 연결고리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는 많지만 이것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리는 것은 다수의 교수자에게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학습분석 서비스를 연계한 플랫폼을 통해서는 강의 모니터링뿐 아니라 오프라인 대학에 필적하는 미네르바 스쿨(Minerva Schools)처럼 라이브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MOOC 플랫폼을 본떠 정부가 K-MOOC 사업을 지속 확대하며 많은 비용을 투자한 데 비해 교육 수요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교수자들의 본질적인 교육 공유를 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한국 교육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주입식·암기식 교육인데, 이를 해결하려면 교수자의 강의가 개방돼야 한다. 강의실을 실시간으로 온라인에 연결해 올릴 수 있게 된다면, 이 플랫폼을 주축으로 학습 모니터링과 분석이 지속된다면 교육 콘텐츠는 MOOC를 넘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미래융합교육학회 역시 선제적으로 강의실 개방을 주축으로 끌고 가면서 시대변화에 맞는 교수법을 제시하고 또 끌고 가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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