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시모집부터 적용…대입전형료 상위권 대학 타켓될까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정부가 올해 대학 입학전형료부터 광고비와 설명회 개최비를 대폭 삭감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초까지 2018학년도 대입전형료를 충분히 인하하지 않으면 국고사업 페널티까지 예상되는 만큼, 대입전형료 인하 움직임은 박근혜정부의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만큼이나 강도 높은 압박으로 현실화 됐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는 25일 지난 4월부터 실시한 대학입시 전형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학입시 전형료 회계관리 투명성 제고방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2013학년도 정시모집부터 각 대학이 대입전형료 예결산 계획을 미리 세우고 있으며, 수시·정시 모집별 시험을 치른 뒤 ‘대학알리미(www.acedemyinfo.go.kr)’를 통해 결산내역을 공시하고 있다. 차액은 수험생들에게 돌려주도록 하는 법령도 마련된 상태다.

수시는 6회, 정시는 3회로 지원횟수가 제한돼 있지만, 2015~2016년 대입 전형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국민신문고 민원은 총 103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3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올해 대학 입시부터 전형료를 인하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국민권익위는 실태조사 결과 각 대학이 명확한 산정 근거도 없이 높은 전형료를 책정하거나 대입전형관리위원회에서 외부인사 참여 없이 내부 위원만으로 전형료를 심의·결정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각 대학이 결산 시 전형료의 수입・지출 현황만 공개하고 예산편성 기준과 세부 예산서는 공개하지 않아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5만~8만원가량의 대학입시 전형료가 공무원 5급 공채(5000~1만원), 기술사 시험(2만원), 3군 사관생도 선발(5000원) 등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높다고도 지적했다. 대학 간 전형 관련 수당이나 식비 등 항목별 기준이 제각각으로 운영됐다면서, 일부 대학은 하루 출제수당이 80~100만원에 이르고, 모집규모와 경쟁률이 유사한데도 불과하고 시험기간 중 교직원 식비로 지출한 금액 차이가 3~4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 대입 논술고사 모습. 한국대학신문 DB

국민권익위는 조사결과 수험생 학교 방문일은 1~2일 이내로 공공요금 추정액은 우편 500만원, 전기통신 1500만원 등 약 2000만원 정도지만 수도권 A대학은 6억7000만원을 지출했다고도 꼬집었다. 학교 이미지 광고와 설명회 참석 경비 등 홍보비에 대해서도 수도권 B대학은 홍보비로 8700만원, C대학은 10억2500만원을 지출해 대학 간 편차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형료 수입금 중 공공요금은 15%, 홍보비는 40%를 초과 집행할 수 없도록 정해둔 규정이 필요 이상의 집행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고 봤다.

국민권익위는 교육부에 △전형 유형별 표준원가계산 실시 △전형료 예산편성 기준 및 예산서 공개 △전형관리위원회에 외부위원 참여 및 운영 내실화 △인건비성 수당‧공공요금‧홍보성 경비 등 집행 기준 명확화 등 개선안을 마련해 올해 2018학년도 수시모집부터 전형료를 실제 필요한 최소 경비 위주로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초까지 전체 대학별 전형료 인하 계획을 제출받은 뒤, 인하에 동참하지 않거나 소극적인 대학은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평가지표에도 반영하는 등 박근혜정부에서의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과 같은 '무한경쟁' 방식으로 인하를 유도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대입전형료를 산정하는 대학별 대입전형관리위원회에 외부위원이 참여하도록 하고, 전형·지원자 규모·지역에 따른 전형료 산정 기준을 제시하며, 집행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등의 권익위 개선안을 법제화해 내년 3월부터 2019학년도 입시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41개 국립대는 이미 17일 대입전형료를 대폭 낮추는 데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고, 사립대도 대입 전형료 인하 뜻을 발표하겠다고 표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방 사립대는 낮은 전형료를 유지해 교비로 부족분을 충당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난감해하는 눈치다. 이에 대입전형료가 높은 서울 소재 25개 대학들 중심으로 인하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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