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가능성 향상 기대, 급변하는 사회 변화 반영은 어려울수도

▲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문재인정부가 대학입학예고제를 현행 3개월에서 6개월을 더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대학가에서는 교육적인 측면에서의 공감과 현실적인 우려를 동시에 내비쳤다.

문재인정부는 지난 20일 국정과제 관리계획을 발표하고 100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필요한 법령 제‧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날 발표한 자료에는 대입정책 발표 시기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 2013년 확정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의해 대입전형 예고를 3년 전에 해야 하는 현행 방식에서 예고 시기를 6개월 당긴 3년 6개월로 늘린다는 내용이 주 골자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오는 12월까지 해당 내용을 포함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입전형 예고 시기를 앞당기는 이유는 대입전형의 예측성을 강화해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지금처럼 3년 전에 대입전형을 발표하면 고등학교 1학년부터 대입전형을 준비하게 되지만 6개월을 앞당기면 중학교 3학년부터 대입을 준비할 수 있다. 고교부터 준비하는 것과 달리 중3부터 대입을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맞춰 고교를 선택할 수 있다. 고교서부터 대입을 시작하는 것과 고교 선택 단계에서부터 대입을 시작하는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최승후 정책국장은 “3년 6개월로 대입전형 발표 시기를 당기면 어떠한 전형을 발표했을 때 중학생이 미리 준비할 수 있다”며 “대입의 예측가능성과 안정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대입전형 예고 시한을 앞당기는 것에 대해 교육적 측면에서 동의를 하면서도 현실적인 측면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는 사회 트렌드 속에서 3년 6개월을 내다보고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발생한다. 특히 4차산업혁명이 대두되면서 융합교육이 떠오르는 가운데 시기에 맞는 대입정책을 세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현준 경기대 입학처장은 “입학전형을 한 번 세우면 특별한 사유가 없이는 고칠 수 없다‘며 ”급격히 사회가 변화하고 있는데 3년 6개월로 길어지면 대입 정책을 세우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일정상 대학의 업무가 겹친다는 우려도 있었다. 현재 대학에서 입시 전형을 마련해 입력하는 시기가 4월인데 대입전형 예고 기간을 6개월을 앞당기게 되면 입시 전형 입력을 10월에 마쳐야 한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7월부터 재외국민전형, 9월부터 수시전형 모집이 시작돼 업무가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박태훈 국민대 입학처장은 “입시는 조금의 빈틈이라도 생기면 안 되는데 시기 상 바쁠 때가 겹칠 것 같다”며 “대학 입학처 인력이 보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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