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전서 ‘전문대학교수학습발전협의회 창립총회 및 기념 세미나’ 개최

초대 회장에 정명화 동의과학대학 교수…“많은 정보 공유로 상생 발전할 것”

▲ 한 전문대학 교수가 최승복 과장의 기조강연 내용과 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천주연 기자)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전문대학의 교육과 교수학습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문대학교수학습발전협의회 창립총회 및 기념 세미나’가 26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71개 전문대학에서 120여명의 교수학습센터장과 관계자 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교육부 최승복 취업창업교육지원과장은 이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전문대학생 경력개발 지원방안’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최 과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는 자신에게 재밌으면서 돈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인재를 키우기 위해 전문대학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개별화 교육 △현장감 있고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교육 △삶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공부할 수 있는 평생학습 역량과 태도를 길러주는 교육 △스스로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낼 줄 아는 창업가 정신 교육 등이다.

최 과장은 우리나라 교육의 기본 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과장은 “기존에 우리 교육의 기본 틀은 사람은 다 같다는 가정 하에 똑같은 교육과정에 똑같은 속도로 교육하는 것이었다”면서 “이제는 그런 식으로 교육하는 세상이 아니다. 사람은 다 똑같지 않다. 공부하는 방식, 동일한 내용을 이해하는 방식 등 모두 다르다. 개별화 교육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영국에서는 25명의 학생이 있다면 25명의 학습계획표가 다 다르다. 교사가 모든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의 면담을 통해 각각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수업시간에 그에 맞는 개별 지도를 한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이미 30~40년 전부터 이런 개별화 교육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면서 “전문대학은 어느 기관보다 개별화 교육이 절실하다. 그러나 전문대학을 비롯한 우리나라는 여전히 개별화 교육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현장성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과장은 “현장성 있는 교육을 마치 기업맞춤형, 사회맞춤형 교육이라고만 생각하면 너무 좁다”면서 “학생들은 사회적 관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는 것이 바로 꿈이다. 현실적인 문제에 맞닥뜨리고 부딪치게 함으로써 그 안에서 스스로 느끼고 얻는 것을 통해 꿈을 찾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과학기술, 사회문화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공부를 안 하는 삶이 자신의 가장 큰 행복이라는 사람을 길러내는 건 다 같이 망하는 길”이라면서 평생학습 능력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공부할 줄 아는 사람이 평생학습을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앞선 것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다. 공부하는 게 재밌으면 평생학습을 하게 된다”면서 “평생학습의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가다. 나머지 기초학습역량 등은 옆에서 도와만 주면 자연히 따라간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전통적인 산업은 축소되고 끊임없이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진다”면서 “그 시대를 주도하는 사람은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몰입하는 분야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의 인재”라면서 “전문대 학생이 틀에 박혀 있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역량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전문대학 교수들도 최 과장의 주장에 공감하며 전문대학 교육의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연 인천재능대학 교수학습센터장은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는 1년 만에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됐다고 말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새로운 교육 및 훈련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면서 “이 방향으로 전문대학 교육이 혁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정한 교육 혁신은 교육과정 내 수업에서의 교수법 등이 제대로 이뤄질 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교수방법, 평가 이수 필수화 등 교수들의 기초교육학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역할은 단연 전문대학 교수학습센터와 앞으로 운영될 전문대학교수학습발전협의회에서 맡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차갑부 명지전문대학 교수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교사가 되려면 교직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대학은 자신의 전공분야만 이수하면 교수로 채용된다. 교수방법을 모르는 것”이라면서 “대학교수들에게 학습내용, 학습자에 대한 이해, 교육 방법 등에 대한 기초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신임 대학교수들에 대한 기초교육을 반드시 구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교육모델의 개발도 전문대학교수학습발전협의회의 몫이다. 김수연 센터장은 “신산업분야 인력 양성을 위해 새로운 교육모델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교육과정과 교육모델을 접목하고 평가 체계를 수립해서 계속 병행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면서 “원격교육을 확대하고 전문대학형 실습교육모델링이 구축돼야 한다. 무엇보다 교수학습 협력형 학습 패러다임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열린 창립총회에서는 정명화 동의과학대학 교수학습개발센터장이 만장일치로 초대 회장에 추대됐다. 임기는 1년이다.

정 회장은 “전문대학은 현재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많은 정보를 공유해 각 전문대학의 수준을 같이 올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는 반드시 해내고 싶다”면서 “전문대학의 발전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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