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모 서기관 휴대전화 압수하고 강압 조사 … 좌천성 인사까지 개입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직권남용 행위에 대해 질의하는 오영훈 의원. (사진= 오영훈 의원실)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이 문화체육관광부 고유 업무인 감사실 업무에 개입해 강요와 직권을 남용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오영훈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2015년 11월경 문체부 정책홍보지 ‘위클리 공감’ 제작 업무 담당자에 대해 비위혐의가 있다며 감사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당시 문체부 감사관이던 백모 서기관은 같은 달 16일 감사에 착수해 대체적인 내용은 사실무근인 것을 확인하고 25일 ‘주의 경고’로 감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민정수석실은 이듬해 1월 26일과 28일 백 서기관을 청와대 창성동 별관 특별감찰관실 조사실로 호출해 감사 미흡을 지적하면서 강압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오영훈 의원은 이 당시 백 서기관의 휴대전화를 강제로 압수해 검찰조사에서 주요 피의자에게 실시하는 디지털포렌식 조사까지 진행했고 백 서기관의 와이셔츠를 찢고 바지와 양말을 탈의시켰을 뿐만 아니라 장시간 벽을 바라보도록 시키는 등 강압적이고 모욕적인 조사를 진행해 감사 미흡과 부실을 진술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오영훈 의원은 또 조사 5일 뒤 백 서기관은 감사담당관에서 파견 조직인 지역발전위원회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민정수석실 지시에 따라 문체부 감사관실은 2016년 4월 20일부터 6월 17일까지 별도 감사팀을 꾸려 강도높은 감사를 실시해 ‘위클리 공감’ 제작 업무 담당자에게 당초 주의경고 처분을 뒤집고 주의경고 및 징계요구로 결론지었다. 이 기간 동안 청와대 민정수석은 우 전 수석이다.

23일 국회에서 오영훈 의원은 유동훈 문체부 제2차관에게 거듭 질문을 던져 재감사 실시 배경을 묻자 유 차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지시로 이뤄졌다” “문체부 내부 직원들로서도 당시 상황이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었다”고 답변했다.

오영훈 의원은 “이 일은 최순실-차은택 국정농단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일이다. 우 전 수석이 문체부 길들이기를 한 것”이라며 “(우 전 수석이)각 정부 부처의 고유 업무 영역까지 자신의 위세를 빌어 개입하고 강압적인 행위를 한 사실은 명백한 직권남용으로 검찰의 즉각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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