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위수여식 4925명 졸업 '광장' 최인훈 명예 졸업장

▲ 24일 열린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시흥캠퍼스 건립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현수막을 게시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서울대는 24일 오후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71회 학위수여식을 열고 학사 2422명, 석사 1804명, 박사 699명 등 4925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이날 서울대는 소설 ‘광장’의 저자 최인훈씨와 생명과학자 신승일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최인훈씨는 1952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과 분단을 거치면서 등록을 스스로 포기하고 제적됐다. 이후 ‘광장’과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 다수의 작품을 썼다.

신승일씨는 영국 국립의학연구소 등 세계 유수 연구소를 거쳐 유엔개발계획이 설립한 국제백신연구소를 서울대에 유치하는 데 공헌했다.

성낙인 총장은 이날 “내심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즐겁고 행복할 것 같은 일을 찾아야 한다”며 “편향되지 않고 균형적 사고, 단편적 지식을 극복하는 지성, 사익을 뛰어넘는 공익정신으로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삶의 깊이와 철학이 느껴지는 품격있는 서울대인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서울대 대학본부(행정관)을 점거하고 있는 ‘본부점거본부’ 학생들은 ‘성낙인의 졸업장이 부끄럽다’는 피켓 등을 들고 항의행동을 벌였다. 이들은 ‘호텔, 실버타운, 키즈카페, 돈벌이에 미친 시흥캠퍼스 사업 실시협약 철회만이 해답이다’ ‘비민주적 밀실 체결 서울대학교 시흥캐퍼스 실시협약 즉각 철회하라’ ‘대학공공성, 학내민주주의 파괴하는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즉각 철회하라’ 등 시흥캠퍼스 철회와 대학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는 문구의 현수막을 장내에 게시했다.

본부점거본부는 또 학생들이 국민의례 식순에서 묵념을 하는 사이 직원들이 피켓을 모두 빼앗아갔다며 졸업생 연서를 받은 현수막을 가위로 잘라 강제로 철거하는 등 학생들의 행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피케팅에 나선 학생들은 졸업생과 가족들도 학생들을 지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수막을 게시한 한 학생은 “대학본부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현수막 게시를 방해했지만 대부분의 졸업생과 가족들은 오히려 현수막 게시를 방해하는 대학본부 측 직원을 비판했다”며 “시흥캠퍼스 실시협약과 성낙인 총장의 비민주적 대학운영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또 졸업생 가족들 중 한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도 탄핵됐는데 서울대 총장 비판하는 게 뭐가 문제냐”며 현수막 게시 학생들을 격려해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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