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토론회서, 연구 자율성과 창의성 위해 한 목소리

▲ 연구현장의 연구비 관리 규정 통일에 관해 10년 이상 논의가 이어져오고 있다. 오세정·신용현 의원(국민의당)은 30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연구현장에 자율성과 창의성을 돌려주자’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연구 현장에 자율성과 창의성을 주기 위해 연구비 관리 규정을 간소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김태우기자)

[한국대학신문 김태우 기자] “연구 현장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위해서 연구비 관리 규정을 간소화해야한다.”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오세정·신용현 의원(국민의당) 주최로 열린 ‘연구현장에 자율성과 창의성을 돌려주자’ 과학혁명토론회에서 김소영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장이 이 같이 말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소영 원장은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행정 처리를 위해 소비하는 시간은 연구시간의 30~40%다. 연구자는 각 부처마다 다른 연구비 관리 규정으로 인해 편법을 사용하고 불법을 저지른다. 또 하나의 연구 과제를 할 때마다 엄청난 양의 영수증을 제본하고 증빙서류도 관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대부분의 이·공계박사들은 간단하던 것들이 복잡해지면서 세무 회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이 연구에 쏟을 시간을 연구비 관리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소영 원장은 “각 부처별로 나눠져 있는 연구비 관리 규정을 일원화하고 간소화시켜 연구자 중심의 규정으로 만들어야한다. 포지티브 규제에 따라 허용되는 연구비 체계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꿔 단순화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포지티브 규제는 허용되는 것만을 정해 놓고 그 외의 것을 하면 규제하는 것이다. 반면 네거티브 규제는 허용되지 않는 것을 정해 놓은 것으로 네거티브 규제 원칙으로 연구비 관리 규정이 통일되면 연구자들의 연구비 활용폭은 더 넓어진다. 

용홍택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정책관은 연구비 관리 간소화와 네거티브 규제 원칙에 대해 동의했다. 그는 “복잡한 규정들 때문에 연구 현장에서 부담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연구비를 지급하는 산업부 미래부 등 각 부처마다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는 통합해서 현장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개선의지를 드러냈다. 또 “현재는 연구비 관리 시스템이 포지티브 시스템으로 돼 있는데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꿔 연구자들이 불필요한 범죄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전문가들은 △연구비 관리 규정 통합 △연구비 관리 시스템 통합 △연구자 행정부담 완화 △연구비 프리존 등을 내세우며 연구비 관리 규정 간소화에 모두 동의했다.

김석주 박사(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력망연구본부 연구부원장)는 “현재 연구현장은 연구비 규모도 크고 인적자원도 좋다. 하지만 연구비 관리 시스템이 각 부처별로 달라 복잡하다. 각 부처별 관리 시스템을 장기적으로 통합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승 교수(한양대 ERICA 캠퍼스 LINC사업단장)는 “연구비 관리 시스템을 통합 구축할 경우 연구자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개선도 함께 모색해야한다.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에 있던 각 부처별 시스템은 없애야 한다. 제도개선과 병행하지 않으면 새로운 시스템만 하나 더 늘어나는 꼴이다. 과도한 전산입력을 지양하고 연구자는 행정부담을 덜어 연구에 전념할 수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종택 대표(주식회사 씨맥)는 연구비 프리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구비에서 일정부분에 프리존을 둬서 연구자가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합목적성에 맞다면 연구자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야한다”고 말했다.

오세정 의원은 “이제 더 이상 연구 예산을 늘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키워드가 창의성과 자율성이라 생각한다. 연구자들이 연구보다 연구비 관리에 쏟아 붓는 시간이 더 많은 경우가 있다. 앞으로 연구비 관리를 수요자 중심의 제도로 만들고 토론회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는 김소영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장(과실연 충청권 공동대표)과 용홍택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정책관이 주제발표자로, 김석주 박사(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력망연구본부 연구부원장), 박종택 대표(주식회사 씨맥), 안화용 기획조정실장(한국연구재단), 김우승 교수(한양대 ERICA캠퍼스 LINC사업단장), 김요셉 씨(대덕넷 취재팀장) 등 5명이 토론자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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