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저감 교육, 대학이 앞장

김병옥 그린캠퍼스 총장협의회장 “정부차원 기술·재정적 지원 확대 시급”

[한국대학신문 이현진·김태우 기자] ‘태양열로 전기를, 전구는 LED, 캠퍼스는 지역민 위한 생태공원, 에너지소비량 ‘제로(0)’건물도…’

대학이 국가 친환경 성장의 인큐베이터로 거듭나고 있다. 온실가스 대량 발생원 중 하나인 대학이 환경문제를 자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면서 대학가에 친환경 문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캠퍼스 내 건물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하는가 하면 학내 전구를 모두 LED로 교체하는 등의 움직임을 속속 보이고 있다.

이처럼 대학들이 환경개선 활동에 적극적일 수 있었던 데는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대학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시행한 ‘그린캠퍼스’ 사업 지원의 힘이 컸다.

이 사업에 선정되며 그린캠퍼스를 주도한 국내 대학 40곳이 지난 29일 한데 모였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그린캠퍼스 협약식과 추진성과 보고회를 열었다. 올해 선정된 강동대·대구대·창원대·청주대·협성대 등 5곳을 포함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선정된 대학이 모여 그간의 진행 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날 우수대학으로 선정된 △제주대(지속가능한 운영 부문) △나사렛대(교육 및 연구 부문) △고려대(참여 확산 부문) △충북보건과학대학(친환경 교정조성 부문)을 소개한다.

■ 제주대, ‘탄소 없는 섬’의 그린캠퍼스 = 제주대 캠퍼스 내 건물 옥상이 태양광 패널로 뒤덮였다. 제주대는 지난 2010년 학내 유휴 옥상공간에 1MW용량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시작으로 △박물관(31kW 규모) △수의과대학(45㎾ 규모) △친환경농업연구소(66㎾ 규모) △생명대 본관동(50kW 규모) △해양대 4호관(60kW 규모) 등에 태양광을 설치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본관을 포함한 총 14개 건물 옥상에서 생산한 전력은 연간 1151MWh(메가와트시·전력량 단위)규모다. 이를 통해 연간 약 520ton 정도의 탄소 저감 효과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전력생산량이나 CO2감축량은 실시간 전광판을 대학 정문 인근에 설치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수시로 에너지 절감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효과를 인지하고 친환경 인식을 고취한다는 복안이다.

제주대는 오는 2020년까지 12억 규모의 태양광 시설을 추가로 확대할 방침이다.

허향진 제주대 총장은 “2021년까지는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와 건물 내 신·재생에너지 등의 발전량을 합산해 에너지 소비량이 최종적으로 ‘0’이 되는 건축물인 제로에너지빌딩을 신·증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제주대는 △친환경 마일리지제도 실시 △에너지 총량제 실시 △에너지 관리 상황실 운영 △친환경 교양과목과 기후변화대응 연계전공 등을 신설해 친환경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 나사렛대, 무(無)장애 그린교육 = 나사렛대는 매년 5월 셋째 주 목요일을 ‘그린캠퍼스’를 위한 특별한 날로 정했다. 이 날을 ‘KNU 환경의 날’로 제정하고 구성원들과 친환경 생활실천에 대한 관심과 실천 의지를 다지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재활복지분야 특성화대학인 나사렛대는 재활복지와 연계한 환경 친화적 무장애 그린교육 프로그램을 관련학과 중심으로 연구·개발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

박미옥 나사렛대 그린캠퍼스 사업 추진단장은 “교수, 교직원, 학생, 지역주민 등의 협력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에코클린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동하고 지역의 어린이, 장애인, 노인 복지시설의 그린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건물에는 태양광 조명·절수기를 설치하고 에너지 절약형 냉난방 교체 등 전 구성원이 실제 생활에서 참여할 수 있는 세부 사업들을 추진했다.

이 밖에도 친환경 생활 실천의식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그린환경서포터즈, 그린환경동아리, 그린환경지킴이를 결성하고 교양과목으로 개설된 친환경교과목을 우수하게 학습하는 학생들에게 친환경녹색장학금을 지급했다. 기후변화대응과 환경에너지를 주제로 포스터 및 UCC공모전과 교내학생과 지역의 다양한 대상에게 특강 진행하는 등 친환경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 고려대, ‘BEMS’로 전력소비 한눈에 = 고려대는 전력소비 한눈에 볼 수 있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BEMS)을 도입해 에너지 절감을 실천하고 있다. 연간 절약되는 에너지 비용은 7억 원 가량. 시스템은 트리플 종합상황실을 구축해 관리하고 에너지 목표관리제 및 에너지사용 진단 시스템을 가동해 그린캠퍼스 활성화에 앞장 섰다.

이 같은 친환경 경영 제도를 캠퍼스 내에 도입하기 위해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존 사례조사 등의 과정을 거친 뒤 에너지 절약 인센티브제, 친환경 경영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해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고 있다. 또 에너지절감형 공과금 관리 시스템을 운영해 △건물별 에너지 사용에 대한 분석 및 개선 △비사용 공간의 반납 유도 등을 꾀하고 있다.

학내 56개 건물의 조명 3500개를 LED 조명으로 교체해 약 60%의 전력소비 절감효과를 냈으며 주차장과 화장실 등 조명등도 자동센서등으로 교체했다.

친환경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자문위원회도 발족하고 외국 우수 캠퍼스 선정 대학과의 국제협력을 통해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등 친환경 캠퍼스 관련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충북보건과학대학, 지역 그린테마 공원으로 거듭 = 충북보건과학대학에는 유난히 지역민들의 발걸음이 잦다. 캠퍼스 부지면적의 13%를 잔디광장으로 조성했기 때문이다. 이를 지역 대표 그린테마 공원으로 꾸미고 주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해 지역의 친환경교육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력공사와의 협약으로 1.4MW급의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해 신재생에너지 생산 및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태양광발전소는 인근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신재생에너지 교육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충북보건과학대학은 3억여원 예산을 투입해 인근 초·중·고등학생 총 2만 195명을 대상으로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기타 환경교육을 실시했다.

이 밖에도 에너지절감 공간모니터링 운동을 통해 전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에코그린포럼을 매년 1회 이상 개최해 ‘Eco Green Campus’ 캠페인 전개 및 친환경 생활 실천을 하고 있다.

[인터뷰] 김병옥 그린캠퍼스 총장협의회장(신한대 총장)

"정부의 기술적 ㆍ정책적 지원 확대 절실" 

- 대학 구성원들이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식을 갖고 실천하기 위한 방안은.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우리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BAU대비 37%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구의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것은 사회적, 윤리적으로 대학이 이행해야 할 역할이다. 에너지 다소비 기관인 대학에서 무엇보다 교육적, 운영적 측면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미래의 그린리더양성을 위한 기후변화대응 교육과정 및 교양교과목개설, 에너지 소비로 인한 위기의식 직·간접적 교육,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후변화워크샵 개최 등의 교육적 측면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도입으로 탄소제로 배출시설의 확대를 통해 기후온난화에 대응해야 한다.”

- 대학 자체적으로 ‘그린캠퍼스’ 조성을 위한 교육·재정적 지원은 충분한가.
“그린캠퍼스 조성을 위한 재정지원은 환경부 그린캠퍼스 사업이 유일하다. 선정된 대학은 3년간 1억2천 사업비를 지원받아 연간 4천만원 규모로 추진하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재생에너지 도입 및 시설개선 투자비가 확보 돼야 하는데 대학 자체적으로 그린캠퍼스를 위한 재정적 투입은 우선 순위상 어려움이 많다. 사회적 이슈인 반값 등록금,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한 정원감축 등으로 재정적 어려움에 당면해 있기 때문이다. 향후 그린캠퍼스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기술지원사업 및 재정적 지원의 확대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그린캠퍼스 실현에 있어 대학의 앞으로의 역할은?
“그린캠퍼스총장협의회는 2012년 7월 환경부 그린캠퍼스 추진대학들이 모여 지구온난화 방지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자발적 참여로 조직됐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그린캠퍼스 실현을 위해 무엇보다 제도 개편 및 지원확대가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검토돼 현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 대학에서는 그린리더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개발, 광역 의제21 지역사회와의 공동사업 발굴, 재생에너지 도입을 통한 탄소제로 캠퍼스 등으로 지속가능한 그린캠퍼스가 실현될 수 있도록 더욱 앞장 서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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