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경찰 살인적 진압 은폐하고 사망 책임 회피하기 위한 것"

서울대병원, 부검시도 놓고 '경찰-시민단체' 긴장 고조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야당은 25일 농민 백남기씨(69) 사망 소식에 일제히 백씨를 애도하면서 “검찰의 백씨 부검 계획은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라며 “대학병원에 ‘공권력’을 행사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아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이 사망하자 이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은 경찰의 공권력 남용으로 인한 희생이라며 검찰의 서울대병원 부검 요구를 강렬히 비판했다.

박경미 더민주 대변인은 현안브리핑을 통해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경찰은 끝끝내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이는 살인적인 진압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욱이 지금 병원 주변은 공권력과의 대치상황이다. 검찰이 부검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검찰의 부검은 경찰의 살인적 진압을 은폐하고 사망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따.

박 대변인은 "경찰은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이제 떠나시는 길마저 막으려는 것인가. 즉각 병력을 철수하기 바란다"며 "더민주는 끝까지 경찰의 살인진압에 대해 책임을 묻고, 다시는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에 의한 국민의 피해가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청문회를 통해 백씨가 경찰의 공권력 남용으로 희생됐다고 밝히면서 "그럼에도 검찰은 오늘까지도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수사에 대해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가, 백 농민이 위독해지자 그제서야 부검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잉진압에 대한 수사는 방기하고 있다가 부검부터 하겠다면 그 진의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며 "권력 입맛에 맞는 수사는 전광석화로 진행해 온 검찰이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권력남용사건 마저 왜곡하려 한다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아울러 검찰의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돼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돼 백남기 농민의 원한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는 바"라고 밝혔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성명을 통해 "방금 백남기 농민이 숨을 거뒀다. 그리고 방금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의결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공식 거부한다고 밝혔다. 인권이 쓰러지고, 민심이 짓밟히는 날"이라며 애도했다. 

▲ 25일 오후 농민 백남기씨가 사망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 경찰들과 시민단체들이 대치하고 있다.
앞서 서울대병원 측은 이날 오후 2시15분경 백씨가 급성신부전으로 숨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백 씨는 사건 발생 후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이 날까지 317일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해 왔다.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백남기 대책위)’ 등 시민단체는 앞서 이 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뇨제를 투약해도 소변이 나오지 않아 수혈·항생제투여·영양공급 등을 할 수 없어 혈압이 계속 떨어지는 등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부검영장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가족과 백남기대책위 등 시민단체가 부검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이에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백씨가 사망한 서울대병원 주변으로 180여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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