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SE 진단 결과 학습 참여 점수와 세부 요인 모두 상승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잘 가르치는 대학'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사업) 초반에 참여한 대학 학생들의 수업·학습 참여가 눈에 띄게 능동적으로 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9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학부교육 실태조사(K-NSSE; Korea-National Survey of Student Engagement)’ 종단 자료(2011-2015) 분석에 따르면, ACE사업에 참여한 대학들의 학습 참여도와 질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맡은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은 2010년 ACE 선정대학 11개교(가톨릭대, 건양대, 대구가톨릭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세명대, 신라대, 울산대, 한동대, 한림대)와 2011년 ACE사업에 선정된 9개교(계명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목포대, 서강대, 아주대, 안동대, 우송대, 전북대, 충북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참여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뒤 결과를 분석했다. 이 조사에는 2012년 1만2898명, 2013년 7585명, 2014년 1만3428명, 2015년 2만1223명의 ACE대학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 연구에서는 '학습 참여(Student Engagement)'와 관련된 핵심 요인으로 △교수-학생간 상호작용 △교우관계 △지원적 대학 환경 △능동적·협동적 학습 등 네 가지를 뼈대로 문항을 구성했다. 네 요소를 각각 12점씩 총 48점 만점으로 두고 조사한 뒤 매년 요인별 평균점수를 냈다. 그 결과 2012년에는 26.69점, 2013년 27.06점, 2014년 31.03점, 2015년 31.08점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일부 요인은 전년도보다 성과가 줄어드는 기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듬해 상승세를 보이면서4년 후에는 모든 요인이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4개 요인 중 '교수-학생간 상호작용'은 2012년 8.08점, 2013년 8.17점, 2014년 10.22점, 2015년 10.37점으로, 4년간 2.30점이 늘어나, 다른 세 요소보다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다. 즉 ACE사업을 통해 교수-학생간 상호작용 빈도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얘기다.
이 요인은 학생이 교수와의 인간과계의 질이 얼마나 높은지 묻는 문항에 가장 높은 배점(6점)을 했으며, 교수와 진로계획이나 학업성과(과제)에 대해 논의하거나 수업 외 시간에도 수업 주제로 토의하는지, 학업 성과에 대해 교수의 피드백을 받는지, 교수와 수업 외 활동을 함께 하는지 묻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원적 대학 환경'은 행정 직원과의 관계가 밀접하게 이뤄지는지 알아보는 요인으로, 대학이 학습지원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는지, 대학이 학생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하는지 여부와 실제 피부로 느낄 만큼 지원이 되는지 묻는 문항으로 구성됐다. 이 요인 역시 2012년 5.69점, 2013년 5.93점, 2014년 6.31점, 2015년 6.34점으로 상승해, 학교의 학습 지원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매년 조금씩 늘어났다는 것을 나타냈다.
'능동적 협동적 학습'은 수업 중 질문하거나 토의한 적이 있는지, 다른 학생과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지, 친구와 과제나 시험 준비를 함께 하는지, 과제 수행에 전자매체를 사용하는지 등을 고루 비중을 두고 살폈다. '교우관계'는 대학 친구와 상호작용의 질에 가장 높은 비중을 두었다. 친구에게 수업 자료와관련해 설명하고 지도하는지, 종교나 가치가 다른 학생과의 대화도 적극적으로 이뤄지는지 물었다.
교우관계는 2012년 대비 2013년, 2014년 대비 2015년 지표값이 다소 감소했지만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능동적·협동적 학습 요인 역시 마찬가지로 2014년 대비 2015년 지표값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K-NSSE가 참고한 미국 대학생 학습과정 진단도구 NSSE의 경우에도 연도별(입학생 전체의 특성에 따라) 작은 변화는 대부분 관찰되고 있으며, 연구자들은 중장기 추세 분석을 보다 중시하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배상훈 교수는 "이 조사결과는 ACE사업을 수행한 대학들이 시간이 갈수록 교수와의 교류(교수-학생 상호작용) → 교우관계 → 대학의 지원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지원적 대학 환경) → 학생의 능동적․협동적 학습 참여가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K-NSSE는 본래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설문조사로 2011년 32개 대학을 시작으로 매년 40개 대학(2012년), 57개 대학(2013년), 89개 대학(2014년)으로 대상을 확대했으며, 지난 2015년에는 총 100개대학이 참여함에 따라 전국 4년제 대학 중 절반에 달하는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는 초창기 ACE대학들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치를 부분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K-NSSE는 2011년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학부교육선도대학협의회(ACE협의회)가 공동으로 수행해 온 ‘학부교육의 질과 성과 분석’ 연구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대학생의 고차원 학습경험 △학습에 대한 투자 △능동적·협동적 학습 △교수-학생 상호작용 △대학의 적극적 학업 지원 등이 학부교육의 질과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관점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연구책임자인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선행연구로 미루어볼 때 '학습참여' 분야의 상승은 다시 학생들의 지적 성장과 사회·정서적 발달, 졸업 후 취업 등 성과를 높이는 방안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지속적으로 종단 분석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