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저평가에 아쉬움…특성화 집중 육성 등 발전방향 제시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전국 10개 지방거점국립대 중 유일하게 광역자치단체 행정구역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는 대학이 바로 국립경상대다. 국립경상대는 의학·약학·수의과대를 모두 갖춘 종합대학이지만 교명이 갖고 있는 모순 때문에 지방거점국립대로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7일 제10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상경 총장 역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었다. 그는 "도명을 교명으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우리가 가진 능력과 경쟁력에 비해 대학의 인지도와 평판도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경상대 지킴이'로 한 평생 국립경상대에 몸 담아온 이 총장은 6대 특성화 분야·인성교육강화·공기업과 상생발전 등 거점국립대의 위상을 향상시킬 방안을 마련하고 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자신감 있는 어조로 지방거점국립대로서 경상대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상경 총장을 만났다.

- 취임 후 두 달이 지났다. 그간의 소회는?
"총장으로 취임해 두 달동안 간부회의, 학무회의, 확대간부회의 등 공식 회의기구를 통해 학내 현안을 청취했다. 앞으로 추진해나갈 사업들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국립경상대가 경남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로서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는 것과 대학을 지금보다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 학교는 도명을 교명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우리 학교는 10개 거점국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도명을 교명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거점국립대다. 이로 인해 대학의 인지도, 평판도가 실제 학교의 능력과 경쟁력에 비해 저평가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수 신입생 유치, 학생들의 취업률 제고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거점국립대로서 우리 학교의 위상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다."

- 학교를 어떻게 발전 시킬 건가?
"기존 특성화 분야였던 생명과학, 항공기계시스템, 나노신소재 분야에 지리산 문화권 연구, 동물생명, 항노화 연구 등 3개 분야를 신규 특성화 분야로 선정하고 6개 분야를 중점 육성할 계획이다. 경남에서 미래주력산업중 하나가 항공우주관련분야인데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둬 항공우주 단과대학을 설립할 생각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 사천공항과 협력을 통해 항공정비, 항공전자 등 항공 관련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비한 인재를 양성할 것이다. 산청과 통영에 인접한 자연환경을 이용해 자연자원을 활용한 항노화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사회적으로 웰빙(Well-Being)을 강조하는데 웰빙과 관련된 학과들이 우리 대학에서 발전했으면 좋겠다."

- 지난번 본지가 주최한 프레지던트 서밋에서 공동교육과정개발시스템을 언급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국립대가 국가발전에 필요한 학생들을 길러내며 국가·사회에 기여하려면 교과과정 개편이 필요하다. 다만, 융·복합 연계 교과과정을 어떤 방향으로 잡아야 하는지, 무크와 같은 신산업 교육시스템을 어떻게 개발하고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내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나는 국립대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새로운 시스템에는 비용이 문제가 되는데 국립대가 공동으로 개발하면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국립경상대 교과과정도 개편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히 우리 대학의 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다른 곳에서 인정할 수 있는 브랜드라고 한다면 인성교육을 꼽고 싶다. 효와 도덕성을 강조한 남명학연구소를 교내에 세워 연구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도 실천적인 인성교육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금 사회를 보면 인성교육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이 많은데 인성교육이 충실히 이뤄지면 사회적인 문제가 조금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인성교육 틀을 교과과정 속에서 제대로 잡아보고자 교과과정 개편 위원들과 논의하고 있다."

- 진주지역에 11개 공기업이 내려온다. 상생방안은 무엇인가?
"진주혁신도시에 공기업이 11개가 들어오는데 혁신도시가 제대로 성공하려면 임직원 및 가족들이 정착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한 가정이 정착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교육인데 우리 대학이 그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본다. 현재 국립경상대에 설치된 토지주택대학원에는 LH공사 임직원이 입학하고 있으며 한국남동발전과는 계약학과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이나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교육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공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며 지역인재 35%이상 채용을 실현할 수 있게 협력해 나가고 있다. 지역에 정착해 질 높은 교육을 받고 지역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지역-대학-기업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이다."

- 지역의 국립대 통합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건가?
"진주 시내에만 우리 학교와 경남과기대, 진주교대 등 3개 국립대가 있는데 누가 봐도 과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경남과기대의 경우는 농업 분야에서 우리와 비슷한 부분이 많고 진주교대 역시 우리 학교에 사범대가 있기 때문에 겹치는 부분이 있다. 다만, 당장의 통합은 이르고 연합체제로 운영해 학생·강의교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바탕 위에 통합도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 최근 국립대학법이 연구에 들어갔고 이 법안이 내년 대통령 선거 쟁점이 될 수도 있는데?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금 현재의 국립대 법이 대통령령으로 돼있는데 령만으로 국립대의 모든 것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국립대학법이 만들어져야 교수의 지위문제와 학생이 국가로부터 지원 같은 부분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번 서밋때 국립대 등록금을 전액 국가에서 담당하는 것이 제대로 된 국립대가 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난 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교수 급여와 시설물 관리 및 유지·보수까지 국가서 전부 부담하는 것이 진정 국립대가 아닐까. 다만 그러다보면 국가로부터 통제를 받는 부분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염려스럽다."

- 현재 대학이 갖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가 자율성이다. 국립대는 사립대에 비해 정부의 규제를 더 받을 것 같은데?
"사립대와 달리 국립대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정책이나 방향에 같이 가야될 부분이 있다. 우리는 국가 공무원이고 국립대학으로서 국민의 세비로 학교를 유지하고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만큼 국가가 생각하는 고등교육 정책 방향이 있다면 발 맞춰가야 하지 않겠나. 일방적인 명령하달식이라면 문제가 있지만 어느 정도는 국가와 긴밀한 협조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총장 직선제에 대한 의견이 있나?
"총장에 임용되기 전 학교 구석구석을 다니며 구성원들로부터 다양한 발전 방향을 파악하게 됐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직선제가 맞지만 직선제가 가져다주는 갈등, 파벌싸움은 문제가 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

- 국립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 지역사회, 국가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학문과 남들이 기피하는 자연과학, 기초학문 등의 분야를 충실하게 지켜나가야 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와의 협력·소통 역시 지역거점국립대가 해야 할 역할 중 하나다. 우리 학교 교수들은 경남을 비롯한 진주시 등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에 정책위원이나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고 교직원들은 봉사단체를 조직해 정기적으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로 지역의 대학들은 신입생 수급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경상대도 고민이 있을 것 같은데?
"수시를 예로 들면 지원율이 5대1을 넘지 않을 경우 미달이라고 판단한다. 학생들이 수시에서 6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데 다른 곳에 합격하고도 우리 학교에 꼭 오겠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억울한 것 중 하나는 우리 학교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만 제외하고 갖출 것은 다 갖춘 훌륭한 종합대학인데도 불구하고 웬만한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생소할 정도로 저평가돼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학교를 이해하고 잘 알고 있는 한국대학신문에 감사하다. 우수한 입학자원 확보를 위해 전국의 지역 교육청 및 고교와 소통하고 지속적인 대학진학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고교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신입생 모집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 살아오면서 귀감이 될만한 모토가 있나?
"개인적으로 약속을 잘 지킨다고 자부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대부분의 약속을 지켜왔다.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학교 구성원들에게 했던 대학 발전의 약속도 반드시 지킬 것이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4년 후 임기를 마칠 때 대학발전을 크게 이뤄낸 총장, 모든 구성원이 다 함께 행복한 대학을 만든 총장으로 평가받고 싶다. 이를 위해 구성원 모두가 대학발전에 참여하도록 할 것이며 소통과 복지를 통해 행복한 대학을 만들 것이다. 우리 구성원 모두가 맡은 바 최선을 다한다면 경상대는 국내 최고 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 빛나는 역사의 순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이상경 경상대 총장은…
경상대 사범대학 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었다. 1991년 경상대 자연과학대학 교수로 부임해 2007년~2009년 학생처장, 2009년~2011년 교무처장을 역임했다. 기초과학연구소장을 거쳐 2016년 6월부터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2009년 창원지검 진주지청 시민검찰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014년~2015년 전국 기초과학연구소장협의회 부회장, 2015년 대한화학회 이사로 활동했다.

<대담: 이인원 회장 사진: 한명섭 사진부장 정리: 구무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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