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재정난 타개·평가 유불리 해소 방안 건의키로

▲ 22일 부산대에서 열린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 제3차 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길중 경상대 교학부총장, 강용 충남대 교학부총장, 지병문 전남대 총장, 윤여표 충북대 총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 손동철 경북대 총장직무대리, 김헌영 강원대 총장, 양문식 전북대 대외협력부총장.(사진제공=부산대)

[부산=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부산, 충남, 전북 등 지역거점국립대가 각 지역별로 중소규모 국립대를 설득할 수 있는 국립대 연합체 모델을 구성 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22일 오후 2시 부산대에서 개최된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회장 윤여표, 거국총협) 제3차 회의에서 부산지역 국립 연합대학 체제(안)을 제시하며 각 거점국립대에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연합체 모델을 고민해볼 것을 제안했다. 거국총협은 안건으로 이를 다루며 현황과 과제 등에 대해 집중 토론을 벌였다.

국립대 연합체는 교육부 국립대학 발전방안 일환으로, 교육부는 앞서 느슨한 형태부터 강력한 형태까지 국립대 자발적으로 연합대학 모델을 구성할 경우 그 강도에 따라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역 중소규모 국공립대들은 과거 통폐합을 통해 공동화된 사례에 비추어, 이번 연합체가 통폐합 초기형태로서 거점국립대에 통합되는 형식을 지향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취임 당시부터 연합체 구성을 내세웠던 전호환 총장이 이날 제안한 연합대학 모델은 부산대는 연구중심대학, 부경대는 교육중심대학, 한국해양대는 특수인력(해양) 양성대학, 부산교대는 교원양성대학으로 기능을 분화하는 형태다. 사범대는 교원양성대학으로, 중복학과 학생정원은 통합해 줄이는 내용도 담고 있다. 

전 총장은 “학령인구 급감으로 2023년 고교 졸업생 수는 39만6000명으로 감소하고, 대학 진학률의 동반감소로 대학 진학자 수가 현재의 절반 이하인 24만 명 이하로 예상된다”며 “대학자원의 효율성 및 대학교육의 질적 고도화, 지역 국립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새로운 발전모델인 연합대학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연합체 구축을 위해 논의를 시작한 지역도 있는 반면,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연합 후 과거 통폐합 부작용, 추진시 지역중심국공립대나 교원양성대학, 특수목적국립대 등 중소 국립대 설득 등 난관이 만만치 않다는 우려도 상당했다. 이에 따라 거점국립대 총장들은 향후 국공립대 프레지던트 서밋 등을 통해 각 지역별 상황에 적합한 연합체제 모델을 고안해보는 등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총장들은 대학 재정난과 관련, 9월부터 국립대병원 겸직교수 지원금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거국총협에 따르면 거점국립대는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대학회계(2014년까지 기성회회계)에서 연평균 25억2677만원, 산학협력단회계에서 1억95060만원 등 약 27억원을 국립대병원 겸직교수들에게 지원해왔다.

이미 수년간 등록금 동결 인하로 재정난을 호소해온 만큼 이 비용을 국립대병원회계에서 일괄 지급하기로 했다. 해당 재정을 대학운영에 활용하는 것이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방안이라는 이유다.

거점국립대 총장들은 이날 전호환 총장이 안건으로 제시한 ‘대학발전기금 운용관리법’ 제정과 대학발전기금 운용에 이차(利差)보전 제도 도입 및 세액공제 세율을 늘리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차보전제도란 시중금리가 1~2%로 낮아 기금형성 자체가 어려운 만큼 대학발전기금 이자율을 4~5%로 정하고 실제 금리상 차액은 정부가 은행에 보전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또한 현재 국립대 자산 처분 시 매각 대금을 국고로 귀속하도록 돼 있는데, 앞으로 국립대 대학회계에 귀속시켜 시설 사업비 등 핵심 경비로 활용하도록 방안도 정부·국회 등에 건의하기로 했다. 대학구조개혁평가 또는 정부재정지원사업 평가시 국립대에 맞는 평가지표 도입, 평가지표 연구 및 평가위원 선정시 국립대 관계자를 동수로 구성하자는 의견도 정부에 개진키로 했다. 

거점국립대 (부)총장들은 오는 9월 29일 10개 거점국립대의 체육대회 겸 문화제 '2016 거점국립대 제전' 개최 계획안을 추인했다. 전북대에서 이틀간 열리는 이 행사에는 약 500명에 달하는 교수, 직원, 학생 선수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회장인 윤여표 충북대 총장과 주관대학인 부산대 전호환 총장, 지병문 전남대 총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 손동철 경북대 총장직무대리, 강길중 경상대 교학부총장, 강용 충남대 교학부총장, 양문식 전북대 대외협력부총장이 참석했다. 제4차 회의는 오는 9월 22일 전남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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