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대, 집단 절도사건도 일어나 경찰 수사 중

피해자 “다시는 한국 땅 밟고 싶지 않다” 상처 커
대학 측 “어학연수생은 우리 재학생 아니다” 외면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제주]  최근 기숙사 내 집단 절도사건으로 수사 받고 있는 대학에서 뒤늦게 유학생 성폭행사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강의실을 불법 개조한 기숙사로 알려저 더 충격을 주고 있다. 성폭행 사건이 일어날 당시 잠금장치 등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31일 제주국제대와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이 대학 기숙사 ‘5호관’에서 집단 절도 사건이 일어났다. 5호관은 이 대학 운동부학생 100여명과 중국인 유학생 50여명이 기숙하고 있다.

▲ 제주국제대 기숙사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던 '5호관'.(사진 =손현경 기자)
앞서 지난 4월 10일경 이 대학 어학연수생 중국인 왕모(21)씨가 5호관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31일 기자가 왕모씨를 직접 찾아가 들은 그의 진술에 따르면 성폭행범은 왕모 씨를 힘으로 억압해 상의 뒤와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 등 왕모 씨를 성폭행하고 유유히 사라졌다는 것.

왕씨는 "피의자가 기숙사 방 문을 너무 쉽게 열고 들어왔다"며 "사건 이후에 두려움으로 술만먹고 지내거나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고 말했다.

왕모 씨는 다음 달 중국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는 “다시는 한국 땅을 밟고 싶지 않다”며 “학교 측에 숙박비 반환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 대학 기숙사에 있다. 이 대학 기숙사는 교육연구시설이다. 즉 강의동을 기숙사로 개조한 것이다.

제주시청 건축행정과 이동림 주무관은 “대학교 건물 중 교육연구시설이 직원복지시설로 이용해 숙박하는 것은 괜찮지만 용도변경을 하지 않고 학생들이 숙박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기숙사는 잠금장치 등이 없어 누구나 드나들 수 있었다. 해당 건물은 총 4층 이다. 건물 입구 안내판에는 '1층 구내식당, 2층 보건복지학부 실습실·지역아동센터제주지원단, 3층 경영세무학과·작업치료학과, 4층 사회복지학과'라고 씌어있다.

제주국제대 관계자는 “5호관이 원래 강의실이었는데 강의실에 칸막이를 치고 바닥을 높이고 침대를 들여놓았다. 한방에 네 명씩 들어가도록 했다”면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뒤 시건장치 등을 급하게 설치했다. 절도사건이 일어난 뒤에는 방범 방충망 등을 설치할 계획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봉운 학생처장은 “중국인 유학생이 올해 급격하게 우리학교 찾으면서 기숙사를 재정 투입해서 만들었다. 절대 연수생 수입을 받으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유학생 성폭행 사건은 유감이지만 그 해당 유학생은 우리학생이 아니다. 어학연수생은 우리학교 학생으로 치지 않고 있다. 성폭행 사건은 즉각 경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익명의 제주국제대 관계자는 “어린 유학생이 성폭행 피해를 당하고, 집단절도사건이 발생했는데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2주전에는 대학경영진이 중국유학생을 더 많이 유치하겠다며 중국을 다녀오기도 했다”면서  "국제적으로 망신을 자초하는 것 아니냐”며 고개를 저었다.

▲ 제주국제대 기숙사 5호관은 주용도가 교육연구시설로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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